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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範潤 한국원예기술정보센터 원장

“시설원예 발전을 위해서는 연2회 토양 물리성 검사가 필수입니다”

기사승인 : 2011-07-01 17:25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100ml 쇠컵을 이용한 토양성 분석 방법을 설명하는 정범윤 원장.
정범윤(72세) 한국원예기술정보센터 원장은 원예작물 병충해 보호분야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그가 농업현장에서 수집한 원예작물 병충해 관련 사진 8만여장은 대한민국 농업계의 소중한 자산으로 일본 원예학계에서도 탐내는 자료이다. 그가 저술한 병충해 치료관련 저서는 대학교재로 활용되는가 하면 농촌진흥청에서도 인용하여 자료로 발간하고 있다. 

또한 정 원장은 농업인을 대상으로 하는 현장 영농교육을 대한민국 어느 누구보다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지난 30여년간 한창 많이 할 때에는 년180회 이상, 70대가 훌쩍 지난 요즘에도 년80회 이상의 현장 영농교육을 하고 있다. 

이처럼 농업인들의 요청이라면 불원천리(不遠千里)로 전국 어디든지 방문해 친절하게 상담과 강연을 해주어 일선 농업인과 농업기술센터 기술사로부터는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농업계에 불합리한 부문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쓴소리를 하는데 주저하지 않아 농정당국이 매우 꺼려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이처럼 농업계 원로이면서 재야에서만 인정해주는 영원한 현역 농업인 정범윤 원장을 만나 근황을 들어보았다. 

농업인을 대상으로 현장 영농강의를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정평
여름 햇살이 따가운 6월 초순, 강원도 철원군의 갈말농협 강의장에서는 강사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정범윤 원장이 철원 지역 토마토와 고추를 재배하는 농업인 200여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철원 갈말농협에서 있었던 영농강의에서 정범윤 원장은 사례위주의 알가 쉬운 강의와 현장지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물 관리를 잘하면 채소농사는 실패가 없습니다. 작물은 비료로 크는 게 아니라 물로 큽니다. 비료를 많이 주다 보니 토양이 비만상태가 된 겁니다.”

“토마토 정식할 때 이랑과 이랑 사이는 넓게, 포기와 포기 사이는 좁게 심어야 합니다. 1평에 12주가 적당합니다. 그리고 꽃대가 자신의 가슴방향으로 나오게 심어야 합니다. 그래야 작물이 햇빛을 잘 보게 되고, 통풍과 환기가 잘되고 관리도 쉽습니다. 햇빛을 잘 보고 통풍이 잘되는 작물은 당도가 높아지고 색깔도 좋게 나옵니다.”

“꽃대가 길게 나오면 질소비료가 과다한 것이고, 짧게 나오면 질소비료가 부족하고 야간온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정식전에 토양의 pH가 6.0~6.5 상태를 만들기 위해 석회고토비료를 사용해야 합니다. 우분(소똥)퇴비는 염도가 높으니 절대 사용하지 마세요.”

전국 농가를 돌아다니며 수집한 자료를 기반으로 한 풍부한 사례와 처방을 제시하는데, 72세라는 나이가 무색하리만치 열정적으로 강연을 하고 있었다. 수강하고 있는 농업인들도 여타 다른 기술지도보다 시원시원하고 사례위주의 흥미있는 강연에 푹 빠져있다. 

오전 강의후 점심시간에도 정 원장의 강의는 이어졌다. 식사하면서도 농업인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이에 대해 정 원장의 막힘 없는 답변으로 1:1 상담이 이어졌다. 반주가 한 순배 돌면서 분위기는 더욱 화기애애해 졌다. 

점심식사후 이어지는 현장지도를 위해 토마토 재배농가를 방문했다. 오전 강의에 참석한 농업인 대부분은 정 원장의 현장지도에 참석했다. 엽색챠트를 보이며, 현재의 수세와 성장상태를 점검하였고, 토마토 줄기를 꺾어 직접 씹어보면서 당도체크를 하는 등 오전에 강의한 내용을 직접 시연해 보였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참석한 농업인들은 이론만 강의하는 농대교수나 농촌진흥청의 박사들보다 훨씬 도움이 되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동래 원예시험장 근무하면서 농업계 입문, 우장춘 박사에게 사사받아
   
 
정범윤 원장의 강의 이력은 만만치 않다. 1958년 창녕농고를 졸업하고 동래원예시험장에 실습생이 되면서 당시 원예시험장장이었던 우장춘박사에게 원예작물과 재배기술을 직접 사사받게 되었다. 

이후 동아대학 원예학과에 진학하여 체계적인 이론교육을 받았고, (사)경화회 정회원이 되어 영농기술지보부장, 계간지 ‘경화’의 편집장으로 양파, 포도, 사과 등 다양한 원예작물의 재배 및 저장기술을 개발농가에 보급하였다. 1960년대말에 일본에 양파 수출을, 1975-76년에 냉동딸기를 수출하였고, 1973년에 양파 4종을 원예시험장에 등록한 바도 있다. 

이후 1977~88년에 중앙종묘, 서울종묘에서 채소육종가로 본격 활동하면서 영농강의를 하기 시작했다. 1989년 한국원예기술정보센터를 설립이후에는 원예전문 컨설턴트로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옛날 교육생들은 강의하면 메모하고 경청하는 분위기에서 뭔가 배우려고 하는 매우 열의가 보였는데, 지금의 교육생들은 대부분 건성으로 듣는다. 전부 날라리들이 머리로 농사짓는 것 같습니다.” 

정 원장이 50여년간 축적해온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는 데, 이를 사람들이 소홀히 듣는 것에 대한 실망스럽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 농민들은 아주 기초적인 것은 다 안다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지식과 장비도 없으면서 고차원적인 기술만 터득하려고 합니다.”

 

흙의 상태를 제대로 알기 위해 년2회 이상 토양의 물리성 검사를 해야 한다

   
정범윤 회장이 현장 영농강의할 때 가져가는 가방과 장비들. 당도계, 온도/습도계, EC측정기, 리트머스시험지 등 다양하게 준비하였다.
그러면서 둘러메고 있던 가방을 기자에게 열어 보였다. 

“이것이 현장지도용 왕진가방입니다. 대한민국 어느 누구도 이런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가방안에는 당도계, 온도/습도계, EC(염도)측정계, 리트머스시험지 등 농업현장에서 필요한 모든 장비가 들어 있었다. 정 원장은 장비 하나하나를 보여주며 자세한 설명을 해준다.

“당도계는 원예작물 줄기의 당도체크에 사용됩니다. 오이나 고추의 생장점에서 네번째 잎자루의 당도를 측정해 5도가 나와야 적당합니다. 낮으면 작물성장이 안되고 노균병 발생의 원인이 됩니다. 이를 맞추기 위해 인산과 가리 비료를 관주해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착과가 잘되고 낙과도 안되고 건강해서 병에도 강하게 됩니다. 당도가 높으면 생식성장이 과잉이 되어 잎줄기가 안 커지고 열매만 달리게 됩니다.”

“온도계/습도계는 시설하우스에 필수 아이템입니다. 온도가 높으면 습도가 낮아집니다. 밤이 되면 습도가 100%가 되고 아침에 환기시키면 습도가 점차 낮아집니다. 낮에 온도가 30도까지 올라가 창문을 열면 습도가 30%이하로 낮아집니다. 이때 작물은 시들지 않기 위해 잎의 기공을 최대한 닫아버려 탄소동화작용을 하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습도유지를 최저 60% 유지해야 합니다. 
단, 습도가 높아지면 잿빛곰팡이병이나 노균병이 발생하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으나, 이러한 병균이 발생하는 조건은 병균의 포자가 떨어졌을 때 습도가 100%인 물방울에 들어갔을 때 포자가 발아할 때입니다. 공중습도만으로는 포자가 발아하지 않습니다. 잎이나 과일의 결로현상일 때는 포자가 발아하고 병을 유발시킵니다. 공중습도를 조절할 줄 모르기 때문에 아침에는 과습, 낮에는 건조가 일어나게 됩니다. 아침에 환기를 10-20분간 시켜 습도를 85%로 낮추고, 온도가 올라가면 습도는 점차 내려가게 해야 합니다.”

“산도(pH관리) 조정이 작물에 맞도록 pH를 조정해주어 시비를 해주어야 합니다. pH는 7일때 비료효과가 제일 좋습니다. 6이면 질소비료 11%, 인산비료 48%가 흡수되지 않습니다. 산도조정이 작물에 맞도록 pH를 조정해주어 시비를 해주어야 합니다. 7.2이상이면 작물성장이 멈추게 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작물재배전이라면 황을 넣으면 되고 작물재배중일때는 구연산 0.5%액을 3-4회 관주해주면 됩니다.”

이중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이 무어냐는 질문에, 정 원장은 아무 거리낌 없이 앞뒤가 뚫려있는 조그만 쇠컵을 들여 보였다. 

“작물재배 전에 가장 먼저 확인해봐야 하는 것이 재배지 토양의 화학적 특성과 물리적 특성인데, 현재 토양의 화학성에 대해서는 pH, EC, NPT 등의 검사로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러한 토양의 화학성 검사보다 선행 조사해야 할 것이 토양의 물리성 검사입니다. 토양의 고상ㆍ액상ㆍ기상의 상태를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이 쇠컵을 이용하여 가장 쉽게 테스트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고 소개한다. 
“표면 10cm의 흙을 걷어내고 이 쇠컵에 흙을 담으면 정확히 100ml가 됩니다. 은박지를 깐 후라이팬을 달군후 이 흙을 3-5분간 올려놓으면 수분이 증발됩니다. 이후 흙의 무게가 100g이 되어야 가비중이 1.0이 되는 겁니다. 가비중 1.0상태는 흙이 부드럽고, 뿌리가 잘 들어가고, 수분을 많이 흡수하는 이상적인 상태입니다. 제주도의 화산토가 70-80g이고, 대부분의 일반 흙은 130g전후입니다. 100g이 최적의 상태인데 이보다 무겁다는 것은 토양에 너무 과하게 비료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토양의 물리성을 확인하고 화학성 검토를 한 후 작물을 재배해야 건강하게 키울 수 있습니다.”

 
   
물 엽색으로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엽색챠트. 6번 색깔이 건강한 잎 색깔이다.
정 원장은 “한국의 시설원예가 발전하려면 토양재배에서 제일 중요한 흙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농업기술센터나 농협에서는 최소한 1년에 2번(봄/가을)정도 토양의 물리성 검증을 해야 합니다.”고 강조한다. 현재 농지에서는 다모작을 하고 있는데, 과다한 비료 투여로 인해 토양이 비만상태이기 때문이다. 토양의 물리성을 개선해야 화학성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현재 정범윤 원장은 「채소재배 클리닉 매뉴얼」을 집필중이다. 국내 재배되는 거의 모든 채소를 대상으로 채소가 전래된 사례 등 다양한 이야기 거리와 더불어 생리장해, 병ㆍ충해소개 및 예방대책을 망라했다. 6월중에 원고를 마무리하고, 12월까지 편집을 완료할 예정이다. 제작비 문제로 출판일정은 미정이다. 뜻있는 기업이나 단체가 나타나기를 바라고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영원한 현역 정범윤 원장. 농업과 농업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은 그의 열정만큼이나 뜨겁게 와 닿고 있다.

 

김신근 기자  pli00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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