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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협축산 朴俊榮 회장

3代 58년에 걸쳐 토종닭 육종사업에 전념

기사승인 : 2011-06-01 17:00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글로벌 시대에 맞는 글로벌 품종이 통용되는 것이 일반적인 가운데, 최근에는 토종 유전자원의 보호가 농축산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토종’이란 국내에 도입되어 장기간에 걸쳐 기후와 풍토에 적응하고 질병에 강한 항병성을 간직하고, 국민들과 동고동락을 같이 해오면서 정서적으로도 동질감을 갖는 품종을 말한다. 이처럼 ‘토종’에 대해서 보존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은 바로 국민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기관도 아닌 민간기업인 (주)한협축산(이하 ‘한협’)은 1953년 창업이래 3대에 걸쳐 토종닭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한협은 국내 유일의 국산계 민간육종회사로서 58년 동안 뚝심 있게 한국 토종닭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국내 닭고기 시장의 27%가 토종닭이 점유하고 있는 데는 한협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한협 박준영(71세) 회장을 만나 토종닭 업계의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들어보았다. 현재 한협은 1대 박도현(부친, 작고), 2대 박준영(본인)에 이어 현재 3대 박범진(차남) 사장의 3세 경영이 이루어 지고 있다. 

“집안 가득한 닭 관련된 장식품, 닭 사랑이 듬뿍한 3대”
   
 
취재를 위해 박준영 회장의 자택을 찾았다. 박 회장과 더불어 제일 먼저 마주친 것은 닭과 관련된 미니어쳐가 가득한 장식장. 박 회장이 지난 30여년간 국내외 출장 갈 때마다 닭과 관련된 기념품을 수집했는데, 지금은 500여점 이상의 아기자기한 닭들이 자리잡고 있다. 닭과 한 평생을 보낸 그의 꼼꼼함을 볼 수 있다. 

자리에 앉자마자 토종닭 사업을 하게 된 동기에 대해 물어보았다. 
6.25전쟁으로 부산으로 피난갔던 박 회장 가족은 1953년 서울 수복후 고향인 서울로 올라왔다.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박 회장은 부친(박도현옹, 작고)과 함께 사업(당시 박 회장 부친은 정미소를 크게 하고 있었다)을 재편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부친의 지인이 정미소 창고를 빌려 병아리 부화장을 운영하기 위해 시설물을 설치하였다. 그러나 그 분은 부화장에서 병아리를 단 한 마리도 부화하지 못하고 사업을 접었고, 부친께서는 남겨진 시설에 관심을 가지고 ‘우리가 한 번 해보자’라고 시작한 것이 사업 시작의 동기였다. 

당시까지 부친이나 박 회장은 닭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으나, 당시 닭 육종 전문가인 서울대 오봉국 교수(현재 대한양계협회 상임고문)를 소개 받게 되었고, 이후 40여년 동안 오 교수를 매주 만나 배우면서 육종사업의 전문성을 키워갔다. 

그러나 남들이 하지도 않는 사업을 갖은 고생을 하면서 해봤지만 매년 적자는 어쩔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외래종 육계도 취급하면서 적자규모를 축소하였고, 그래도 발생하는 적자는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면서 명맥을 유지해 나갔다. 한번 시작하면 중단할 수 없는 사업이라는 사명감을 가지면서 사업에 대한 마인드는 더욱 투철해졌다. 이와 같은 투자와 노력으로 토종닭에 대한 국내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업계에서는 한협의 노력을 인정해 주었다. 
이렇듯 1953년 창업이후 현재까지 국내시장에 토종닭을 보급하겠다는 사명감으로 58년의 세월을 이어왔다.

“돈을 벌고자 했다면 일찌감치 포기했을 겁니다. 그러나 세계 어느 품종과 비교해봐도 뒤지지 않는 한국 고유의 품종을 만들어 내고 싶었고, 그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겁니다.”
이러한 장인정신으로 마침내 1997년 새롭게 내놓은 ‘한협3호’는 업계가 인정하는 고품질 토종닭으로 국내 토종닭 시장의 80%를 장악했다. 

“토종닭은 일반육계보다 살이 차지고 감칠맛이 더래 소비자가 알고 찾아와”
   
(주)한협축산의 박준영 회장과 그의 차남 박범진 사장.
토종닭의 개념에 대해 박 회장은 “옛날 조상들과 함께 생활했던 토종닭은 이미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고 한다. 과거 토종닭은 봄에만 알을 30~40개 낳고 이를 품고만 있다. 알만 품는 닭은 경제성이 없기 때문에 일제 강점기부터 자연적으로 도태되었다. 이후 미국으로부터 ‘뉴햄프셔’, ‘로드아일랜드’ 등의 품종을 원조해주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현재 국립축산과학원과 (사)토종닭협회에서 내린 정의에 의하면 토종닭이란 개념이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7세대(7년)이상 보존ㆍ유지된 닭(원종계)”에 한해서 토종닭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유전적으로 닭의 종자가 우수하다는 것은 “고기가 맛있고, 건강하고, 빨리 자라고, 알을 많이 낳아야 한다”고 정의할 수 있다. 이렇게 해야 상품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수 종자중 토종닭이란 우리나라 기후에 50여년간 길들여져 정착시킨 닭이다. 

현재 한협에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원종계(GPS) 종자를 10만수를 보유하고 있다. 감정평가 결과 1수당 60만원으로 평가받고 있어 감정평가 총액이 60억원에 이른다. 

종계 1마리당 150마리의 병아리를 생산하고, 이것을 성장시켜 육계로 팔면 10,000원의 수입이 발생하는데, 원가 7,000원을 제외하면 마리당 3,000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따라서 종계 40만수 기준으로 볼 때 6천만수의 병아리를 생산하여 6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고 1,800억원의 이익이 창출된다. 이를 1,000여 사육농가로 나눠보면 사육농가당 1억8천만원의 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새로 개발된 토종삼계탕의 매출액까지 포함하면 토종닭의 년간 매출액은 1조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1조원의 토종닭 시장 형성되는 중심에는 실용계 공급자인 한협이 있다.

토종닭의 맛은 살이 차지고 감칠맛이 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씹는 맛’을 중시하는 특성을 충분히 만족시켜주고 있다. 즉, 토종닭은 소비자들에게 맛으로 승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토종닭은 일반 육계보다 육질이나 맛에서 차별화하여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즉 소비자의 신뢰를 받음으로 인해 가격이 비싸더라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품종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는 토종닭 사육농가에도 영향을 주는데, 사료효율 등을 비교했을 때 일반 육계의 생산원가보다 비싸더라도 출하가격이 일반 육계에 비해 50~80% 높게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사)한국토종닭협회에서는 병아리 가격을 육계가격과 연계하는 강력한 수급조절 제도 시행으로 홍수출하로 인한 가격폭락이 없이 년중 안정적인 수입이 가능하다는 것도 또 하나의 장점이다.

이제는 토종삼계탕이다! - “외국닭으로 전통음식인 삼계탕을 끓일 순 없다”
   
 
평소에 외국닭으로 전통음식인 삼계탕을 끓여오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던 박준영 회장은 지난 5월부터는 토종닭으로 삼계탕을 레토르트 포장으로 만들어 시장에 출시했다. 

“1970년대 월남전 당시 파병군인을 위한 삼계탕 통조림을 납품한 적이 있는데, 큰 실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지금까지 기회를 엿보면서 삼계탕 재료인 닭과 각종 식자재, 포장재 등을 준비하는 등 출하시기를 기다렸고,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해서 출하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업계에서 한협의 존재는 절대적이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인지도가 낮아 이를 널리 홍보할 의도가 있다고 한다. 

 
   
 
‘한협토종삼계탕’은 35일 키운 900g의 토종닭에 인삼 등 각종 국산 식재료를 넣어 만든 웰빙 삼계탕이다. 이제 시제품이 나와 지인들을 통해 시식을 했고, 그 평가는 호평일색이다. 박 회장은 삼계탕용 토종닭 수급에 한계가 있는 만큼 5월부터 한협에서 실용계를 직접 입식하고 있다. 또한 동북아 3국의 닭 소비가 계절마다 서로 다른 점(한국-여름, 중국-봄, 일본-가을)을 감안하여 한국에서 비수기일 때 성수기인 중국과 일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한협은 내년에 조류독감(AI) 등 질병으로부터 토종닭 순계 보호를 위해 제주도에 제2농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박준영 회장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양계박물관을 세워 토종닭이 일반 대중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지금 초등학생인 손자(박근경)가 경영을 할 수 있는 4세 경영체제가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계획이다.

 

사진 : 이경아,    글 : 김신근

(주)한협축산 : 충남 금산군 진산면 만악리 307-4번지

김신근 기자  pli00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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