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오산시에서 750평의 오이하우스를 경영하고 있는 백승준씨는 20년간 자동화 설비에서 일한 노하우를 농사에 접목시켜 5년째 오이농사를 하고 있는 농민이다. 또한 오이농사를 하는 중간에도 농업도 배워야 성공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한국농수산대학 최고경영자 과정과 경기농림재단에서 주관하는 귀농, 귀촌 대학을 수료했다. 이 과정을 다니면서 실습과 체험위주의 교육으로 농사짓는데 밑바탕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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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둑안에 엑셀 배관에 따뜻한 물이 지나다닐 수 있는 열선을 깔아 지중온도를 17~20℃로 유지시킨다. |
겨울오이의 성공여부는 온도 관리에 있다고 말하는 백씨의 온도관리 하우스를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된다. 다른 하우스와는 달리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하우스 입구부터 3~4겹의 얇은 비닐이 쳐져 있다. 어떻게 보면 0.1mm도 안되는 얇은 비닐이 무슨 효과가 있겠냐고 생각하겠지만 3중, 4중의 얇은 비닐이 약 4~5℃의 온도 손실을 막아준다고 한다.
백씨는 오이 두둑안에 엑셀 배관에 따뜻한 물이 지나다닐 수 있는 열선을 깔았다. 그 위에 멀칭을 하여 오이 근권 생장에 가장 적당한 온도인 17~20℃를 항상 유지해주고 있다. 또한 오이 정식을 하고 두둑위에 터널비닐을 씌웠다. 터널비닐은 두둑 3개를 한꺼번에 덮을 정도로 하였고 그 고랑에는 온풍기 난방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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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도자동기록계로 하우스 내, 외부 온도관리 및 내년 농사에 참고용으로 쓰인다. |
지중난방과 더불어 온풍기 난방까지 한 결과 하우스 내부의 전체온도를 올려주지 않아도 터널 안 온도만 맞춰주면 됨으로 작년대비 1/3의 연료비의 절감을 가져왔다. 지온을 맞추어주니 자연스레 뿌리세력이 잘 성장하여 현재까지는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이 혹한에도 활착이 잘 된 이유가 바로 묘종때 지중난방과 터널비닐로 충분한 온도를 제공해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 외에도 겨울에는 물을 데워서 지하수와 섞어 넣는다. 지하수 온도가 보통 15℃라고 알고 있지만 겨울철 실제 지하수의 온도는 그보다 낮다. 따라서 데운 물과 지하수를 섞어 항상 온도를 17도로 맞춰서 관주한다.
마지막으로 온도관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온도자동기록계를 설치, 비닐하우스 실내 8곳과 지중 3곳, 실외 1곳을 자동 체크하여 온도 조절을 하고 있다. 이 데이터는 내년 농사에도 참고용으로 쓰이니 1석 2조의 효과를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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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개의 레일위에 수확시설인 레일이송기와 자동방제시스템인 포그시설을 같이 사용한다. |
이처럼 온도관리 시스템과 시설 자동화에 공을 들인 이유는 농사는 1차 산업이라는 일반적인 생각을 깨고 1.5차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작은 꿈에서부터 시작된다. 고생만하는 농사가 아닌 일할때는 일하고 쉴때는 쉴 수 있는 농사를 꿈꾸다 보니 자동화가 필수였고, 20년동안 자동화 설비에서 일한 노하우를 농업에 접목시키면서 농사를 편리하고 조금 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결과이다. 실례로 수확시에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는 레일이송기를 설치하였고, 그 반대편에는 자동방제시스템인 포그시설을 설치하여 레일 한 라인으로 2가지 작업을 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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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종 주위에 뿌린 숯은 살균과 제습효과를 가져온다. |
백씨는 자동화 시설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인 농업에도 중점을 두고 농사를 짓는다. 겨울철에 살균과 제습의 용도로 묘종 주위에 숯을 뿌린다. 작년에도 줄기에 닿게 뿌리근처에 뿌려보았는데, 그 결과 봄철에 줄기가 짓물러져 썩게 만드는 짓무름병에 큰 효과를 보았다. 영양제로는 바이오켓-에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고온기 접어들때인 4월달부터 날씨가 따뜻해지고 습기가 많아져 줄기가 썩고 짓물러져서 한때 200~300주 정도는 버려야 했던 것을 바이오켓-에스를 사용한 뒤로는 그 양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또한 식물에 유리한 미생물이 많이 발생하여 줄기가 썩지 않고 생육상태가 좋아졌으며, 자연적으로 오이 모양도 좋아지고 수확량도 많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바이오켓-에스 이외에 라조민, 바이오켓 15, 플로렌, 마이크로켓 등을 사용하고 있다. 라조민과 바이오켓 15는 뿌리와 개화를 동시에 보완함으로써 다수확을 가능하게 하고, 마이크로켓 칼슘붕소는 심부과를 감소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오이면적을 좀 더 늘려서 재배해보고 싶다는 백승준씨는 앞으로 오이재배와 더불어 고부가가치 농산물인 기능성 버섯을 재배해보는 것이 작은 소망이라고 밝혔다. 예전부터 버섯에 관심이 많았으며, 현재 백씨의 아들이 한국농수산대학 버섯학과에 재학중이고, 졸업 후 부자가 같이 버섯농사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박정현 기자 205t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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