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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 박대원 이사장

- 무상원조는 적은 예산으로 내실 있게 국격을 높이는 사업입니다.

기사승인 : 2010-09-01 18:37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한국은 작년 11월 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의 회원국이 되었다. 이로써 한국은 한국전쟁으로 공적개발원조를 받던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의 원조클럽에 가입한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된 것이다.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박대원 이사장을 만나 한국형 공적개발원조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뙤약볕이 뜨거운 8월초, 인터뷰를 위해 KOICA 본사(경기도 성남시 수정동)를 방문했다. 건물 입구부터 젊은 직원들의 인사를 받았다. 낯선 사람에게 반갑게 인사하는 생기 넘치는 모습을 보면서 KOICA가 살아 숨쉬는 조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밝은 미소로 취재진을 맞이하는 박대원 이사장의 느릿한 말씨와 단정한 옷 매무새는 빈틈없는 선비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쌀가공 식품을 인도적 구호품으로

기자가 질문하기도 전에 박 이사장은 농업계 잡지에 아주 중요한 소스를 제공하겠다면서 먼저 말을 꺼냈다. 다름아닌 재고비축중인 쌀 소비에 대한 얘기다.  
“최근 세계적으로 식량문제가 심화되는 반면 국내에서는 쌀재고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저희 KOICA는 국내쌀을 가공한 구호식품을 개발하여 긴급재난시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번 KOICA의 쌀가공 구호식품(쇠고기볶음밥, 닭고기볶음밥) 구매는 쌀 재고량 증가가 우리 농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가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 노력의 일환으로써, 해외 재난에 대한 한국의 마음을 담은 넉넉한 시골 인심과 같은 인도적 지원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KOICA는 지난 7월 14일에는 키르키즈스탄에서 발생한 민족분쟁에 피해를 입은 현지 주민들에게 30만달러 규모의 긴급구호품이 제공하였으며, 이때 처음으로 국내쌀 가공 구호식품을 포함하여 지원하였다. 이번에 지원된 쌀가공식품은 4,000명이 하루에 먹을 수 있는 12,500개 분량의 소고기볶음밥으로 3년간 보관할 수 있고 끓는 물에 10분간 데우면 섭취가 가능하며 1개당 700kcal의 높은 열량을 갖고 있어 재난지역 인도지원품으로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 이사장은 “금번 쌀가공 구호식품은 30만불 규모로 인천에 위치한 해외긴급구호 물류센터에 비축할 계획”이며, “해외 인도적 지원시 국내쌀 가공 구호식품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우리 경험 세계에 나눠야

계속해서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의 의미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지구상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중 하나였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외국은 한국을 많이 도왔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한국은 세계 경제 규모 10위 안팎으로 성장했습니다.”면서, “대한민국이 지구상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큽니다. 과거에는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우리와 거의 같은 수준이었는데, 한국만 가난에서 탈피해서 부국으로 올라갔습니다.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우린 할 수 없다, 계속 가난하게 살 수 밖에 없다'는 패배의식을 가지고 살고 있는데, 그 중에 같이 못 살던 나라가 크게 성공한 셈입니다. 그것을 확인해 준 것이 작년 11월25일 DAC인데, 그동안 한국이 정말 잘 사는지 의심하고 있었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신뢰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결과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우리도 한국처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국이 지난 50년 동안 겼었던 실패와 성공 사례들을 자기들도 빨리 배워서 한국처럼 되고 싶다는 희망을 전해준 것입니다.

   
▲ 박대원이사장-페루꼬라오마을방문
   
▲ 박대원이사장-라오스 비엔티안주 문군 및 폰홍군 관개수리 사업 착공식

 

 

 

 

 

 

개발도상국에 돕는 원조활동중 성공사례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개발도상국 국민들은 거의 대부분 농업에 종사합니다. 우리나라도 과거에 대부분의 국민들이 농업에 종사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우리가 선진국이 된 패턴을 잠깐 살펴보면 답이 나올 것입니다. 
과거 대부분의 국민들이 농업에 종사할 때 새마을 운동을 통해서 소득을 올리게 되었고, 그 소득을 통해서 자녀들에게 고등교육을 시켰으며, 그 자녀들이 나라의 산업화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원조활동도 한국의 성공패턴을 참고로 하여 적용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캄보디아의 밧데이 마을은 과거에 1모작을 했는데 이 마을에 간단한 제방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물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되어서 3모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농민의 소득이 3배로 올라갔음을 의미합니다. 그 마을에 가면 한국 덕분에 부자 마을이 됐다고 한국에 대해 매우 고마워합니다. 다른 사례로, 페루의 농가에 농한기에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도자기 학교를 하나 설립했습니다. 그 농가에서 과거에는 형편없는 품질의 도자기를 만들다가, 최신식 도자기 공장을 세워줌으로써 고려청자의 기법이 가미된 도자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1달러 받던 도자기를 10달러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농가 소득이 10배로 올라갔음을 의미합니다.

   
 
   
 

 

 

 

 

 

 

한국이 좋은 물건을 생산ㆍ판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점잖고 교양있는 국민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국이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대외 원조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를 묻자 박 이사장은 "무상원조를 통해 지구촌 빈곤과 질병을 퇴치하는 일은 가난했던 시절 우리가 받았던 도움을 국제사회에 돌려 주는 것"이라며, "개발도상국들이 한국에 바라는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함으로써 한국을 적은 예산으로 지구촌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남의 나라를 돕는 원조 공여국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대원 이사장은 무상원조의 네 가지 원칙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첫째, 한국이 은혜를 갚을 줄 아는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우리가 어려웠을 때 우리를 도와준 나라, 특히 6.25에 참전했던 나라들 가운데 경제발전이 뒤쳐진 나라를 돕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와 남미 콜롬비아, 아시아 필리핀 등 3국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런 나라들을 좀 더 신경 써 도와줌으로써 한국이 은혜를 갚는 국가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국가브랜드를 올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두 번째 원칙은 아시아를 돕자는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오래 전부터 얘기해 오신 것이 '아시아는 한국의 앞마당'이라는 것입니다. 아시아 국가들이 다 잘 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죠." 
“무상원조의 세 번째 원칙은 국민 혈세로 외국을 도움으로써 우리 세원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자원 있는 나라를 도와주자는 것이고, 네 번째는 전쟁으로 관계를 맺은 베트남 등 '외교전략 차원'에서 원조 대상국을 정하자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력은 세계 13위인데 국가브랜드 순위는 33위에 머물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너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국가브랜드가 미처 못 따라왔을 뿐입니다. 양질의 물건을 생산해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 국민들이 신사의 나라, 점잖고 교양있는 국민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의 자원봉사자들이 브라질 아마존 밀림까지 가서 활동하고 있다"면서 KOICA의 무상원조 사업이야말로 국격(國格)을 높이는 중요한 사업임을 강조했다.

김신근 기자  pli00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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