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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곡양조종합연구소 배상면 회장

"양조기술자 10만명을 양성하겠습니다"

기사승인 : 2010-05-01 14:42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백세주, 산사춘, 생막걸리, 대포, 부자, 새색시 등 한국의 전통주들이 갖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60여년을 한국 전통주 대중화를 위해 헌신한 우곡 배상면 회장(87세)의 2세들이 경영하는 기업 -국순당(1남 배중호), 배상면주가(2남 배영호), 배혜정누룩도가(1녀 배혜정) - 에서 생산되는 히트상품이다.
배상면 회장은 6.25전란기였던 1952년, 양조장 경영에 첫 발을 들여놓은 이래 58년간 전통주를 파고들었다. 요즘도 아침 9시면 연구소에 출근하여 연구진들과 새로운 전통주 개발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양조기술자 10만명 양성을 위한 전통주 학교 설립을 위해 교육생을 모집하고 있다. 배상면 회장을 만나 전통주학교의 설립 배경과 운영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최근 막걸리 소비확대로 재미 보는 사람은 쌀 수입업자뿐

그동안 우리가 대중적으로 마시는 술은 원료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수입하는 소주, 맥주, 양주가 주종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裵회장님이 제조하는 전통주는 자체적으로 누룩을 만들고 국내산 원료만으로 제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전통주와 관련된 자료수집과 책을 내시어 사람들은 裵회장님을 ‘한국의 酒神’ 이라고도 부르고 있습니다.
최근 “양조기술자 10만명 양성”이라는 구호아래 양조교육과정을 개설한다는 신문광고를 게재하셨습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최근 농림수산식품부에서 한식세계화를 주장하면서 전통주인 막걸리도 수출하자고 하고 있습니다. 마침 한국에서도 막걸리 소비가 늘어나고 있고 일본에서도 웰빙열풍으로 막걸리 소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것을 전혀 기초가 되어 있지 않은 일시적이라고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일본의 막걸리 열풍은 언제 사그라질지 모르는 일시적인 현상이고, 한국 막거리의 90%는 수입쌀로 제조되는 상황에서 막걸리 소비확대로 재미보는 사람들은 쌀 수입업자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국민도 안먹는 술을 외국에 수출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일본과 중국도 자기가 만든 술을 외국에 수출하고 자기 국민들이 많이 마시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술을 먹는 사람이 극히 적습니다. 더구나 국내 쌀 재고가 넘쳐나고 있고, 그래서 남는 쌀로 술을 만들어 소비하면 될 일이지만, 술을 만들어도 마시는 사람이 없어 못판다고만 하고 있습니다.

양조기술자 10만명 양성(?) - 일제시대에는 12만여 곳의 술도가가 있어!

이는 주류산업의 1차적인 단면만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막걸리를 만들고 남는 주박(酒粕 : 술지게미)에 효소를 첨가하면 훌륭한 천연비료가 됩니다. 이것을 농지에 살포하면 지력(地力)을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지력이 좋은 땅에서 생산된 곡식과 과실은 병충해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져 농약사용을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를 가축에게 먹이면 사료대체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술을 만든다고 전부 마시는 술을 생각하지만 이것은 바이오에탄올로서 연료대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농가에서 술을 자가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일제시대 술도가는 12만여 곳이 있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것이 양조기술자 10만명 양성을 주장한 계기이고, 이를 위해 전통주 학교를 건립하려고 합니다.

소주 마시듯 막걸리 마시면 쌀 재고문제 걱정 없어

   
 
작년(2009년) 한해 동안 우리 국민 1인당 4.8병(1ℓ기준)의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반면에 소주는 72병(360㎖기준)을 마셨습니다. 국민1인당 4.8병의 막걸리 소비를 쌀로 환산하면 6만톤을 소비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만약 ‘소주를 덜 마시고 막걸리를 더 마시자’라는 캠페인을 전개하여 소주마신 만큼 막걸리를 마신다면 막걸리 소비는 지금의 10배인 국민 1인당 48병 이상의 막걸리를 마셨을 것이고 이는 60만톤의 쌀을 소비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농 림정책담당자가 고민하는 100만톤에 가까운 쌀 재고 문제는 단숨에 해결되었을 것입니다.

양조교육에는 어떤 사람이 지원가능하고 어떤 교육을 받을 예정입니까?
 
   
▲ 배상면회장은 팔순이 넘는 나이에도 매일 오전9시면 연구소에 출근하여 연구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우곡연구소에는 매일 다양한 재료와 제조방법을 통해 한국의 전통주를 개발하고 있다.
처음부터 많은 인원을 뽑아 거창하게 실시할 것이 아니라 적은 인원이라도 알차게 교육시켜갈 예정입니다.
교육대상자는 쌀농사를 주종(막걸리)으로 하거나 과수농사를 주종(과실주)으로 하거나 양조에 관심있는 농업인이라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특히 도시생활자중 귀농하여 농업으로 성공하고자 하시는 분도 환영합니다. 또한 중국 조선족 마을의 재생을 위해 조선족 동포도 교육에 포함시킬 예정이며, 조선족 동포선발을 위해 국제농업개발원에 협조를 구했습니다.
교육내용은 막걸리와 과실주 등의 양조교육, 자가용 바이오에탄올 제조교육, 재래식 장류(된장, 간장, 고추장 등) 제조교육, 술지게미를 활용한 가축사료 제조와 비료 제조기술 등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교육기간은 한 달이고, 숙식과 교육과정에 소요되는 일체 경비를 제가 지원할 예정입니다.
교육장소는 포천시 양조기술학교에서 할 예정이지만 1차로 실시되는 교육(5월)은 서울 양재동 우곡양조종합연구소에서 실시할 예정입니다.

 

양조기술자로서 좋은 교육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후 활용 또한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한 방안은 무엇입니까?
우선 교육을 수료하면 배상면이 인증하는 양조기술자 인증서를 수여하고, 수료와 동시에 가양주를 담글 수 있는 소형 양조장비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집에서 막걸리를 만들어 동네 잔치는 물론 새참으로 내놓으면 본인은 실력을 쌓게 하고 마을 주민들에게는 입소문이 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수료를 했더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수시로 보충교육을 할 예정입니다. 양조교육 이외 에도 교육과정에는 미생물과 장류, 비료 등의 교육을 통해 농업인으로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생각입니다.

농업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百試千改(백번 시도하고 천번 고쳐라)”라는 좌우명을 항상 마음속에 새기고 있습니다. 수백 번 시험을 하고, 수천 번을 고쳐도 제대로 된 술 만들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두 번 시험해보고 뜻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중도에 포기해 버리지 말기를 지금 어려움에 처한 농업인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면 길은 반드시 열립니다. 절대로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배상면 우곡양조학교 문의 : www.bsm.re.kr

<배상면 회장 약력>
1924년 대구 출생
1950년 경북대학교 농예화학과 졸업
1952-1963 기린양조장 경영(대구시)
1963-1965 대송양조장 경영(포항시)
1965-1969 전통누룩을 개량한 조효소제 생산연구
1969-현재 전통개량누룩 연구, 생산
1983년 배한산업(국순당 전신) 설립
1991년 백세주 발매
1996. 12. 배상면 주가 설립
1988-현재 국순당, 배상면주가 회장
1998. 11. MBC 다큐멘타리 ‘성공시대’ 출연
2002. 3. 경북대학교 명예농학박사
2002. 4. 우곡양조종합연구소 설립
2009 .11. 제14회 농업인의 날, 석탑산업훈장 수상

 

김신근 기자 pli00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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