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승인 : 2021-08-11 10:38

똥
이유미 시인
더럽다
날 욕하지마
원래부터 그런 건 아니였어
첫 눈에 너의 마음 빼앗고
진한 향기에 널 취하게 한
바로 나야 나
너의 혀에 살살 녹고
너의 입에 달콤하기만 했던
바로 나란 말이야
너의 혼을 쏙 빼았아
너의 품에 안겨
어디든 함께 누비고 다녔건만
너 때문에 더럽혀진 나를
이제와 더럽다 손가락질하니
서러워 눈물난다
동거동락하던
널 떠나려니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아
왈칵왈칵 눈물 쏟고
억억 다 토해내며
내 몸과 맘 다 무너져 내리는데
티끌 하나 남김없이
흔적까지 다 지우겠다며
나를 쓸어 버리려는 매정한 너
그래 갈거야
너와의 추억 남김없이
널 떠나갈 거야
야!
이 더러운 놈아
똥만도 못한 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