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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어둠의 이중성과 하모니

두 호르몬의 합창

기사승인 : 2017-03-03 15:47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빛의 창조성
지나친 햇빛이 피부암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과장하고 햇빛은 피부노화의 주범이고 피부암의 원인이며 아름다운 얼굴에 주름과 기미를 만드는 원흉이라면서 햇빛을 피해 에어컨으로 무장된 건물 안에만 웅크리고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지나친 일광노출이 지나쳐서 병이 되는 것은 햇빛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유독 햇빛이 주는 많은 유익함은 덮어진 채 유해한 자외선만 있는 양 지나치게 호도되어 있는 것은 아주 잘못된 편향적 정보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햇빛은 생명의 근원으로 지구 만물의 생명유지와 건강에 절대적 에너지원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빛이 없으면 생존할 수가 없다.
신이 천지를 창조할 때 가장 먼저 빛을 창조한 것을 기억해보라.

밝은 햇빛이 시각 자극을 하게 되면, 맨 먼저 뇌의 시상하부에 반응을 일으키면서 성 호로몬이 활성화되는데 그 대표적 호르몬이 바로 행복호르몬 세로토닌이다.

이 호르몬은 긍정적이고 발랄한 기분을 일으키게 된다.
봄철의 눈부신 햇빛은 우울증을 걷어내는 명약이 될 만큼 강력한 작용을 하는데, 빛의 자극을 받으면 우리 내부에서는 사랑과 관련된 성 호르몬의 분비에 변화가 일어난다.

성(性) 호르몬의 작용이 활발해지면 ‘성 정체성’이 강화되어, 이성에 대한 욕구가 일고 생식활동이 활발해진다. 신체 내부의 특정한 성의 작용이 강화되면 음양 사이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본능적으로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하여 이성을 찾아 헤매게 된다.
‘생식의 임무’를 마치고 나서야 비로소 평온을 찾게 된다.
 
처음 사랑을 느낄 때 일어나는 도파민은 마약과 같은 호르몬으로 첫눈에 반하게 하는 호르몬, 일명 ‘큐피드의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도파민이 생성되면 사랑의 대상에 대해서는 이성적 판단이 어려울 정도로 모든 것이 아름답게만 보이기 때문에 짝사랑이나 플라토닉 러브를 가능하게 하는 호르몬이기도 하다.
 
또 다른 ‘공격적’인 호르몬도 발생하는데, 이 호르몬은 열정과 용기를 불러일으키고 결단성 있는 모험을 가능케 하는 도파민의 다음 단계에 분비되는 페닐에틸아민이 그것이다. 페닐에틸아민의 작용으로 사랑하는 상대에게 구애하여 포옹에 이르렀을 때 자연스럽게 임신 출산에 관여하는 옥시토신이 분비된다.

이들 사랑의 호르몬 분비에는 빛의 호르몬 세로토닌의 역할이 관계돼 있다.
 
반면 밤이 되면 낮에 활성화됐던 세로토닌이 수그러지면서 기분은 울적해지고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일어나게 된다.
햇빛을 쬐면 뇌신경세포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되고, 해가 지면 멜라토닌이 분비되어 졸리게 하여 잠에 관여하는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이 분비되려면 호르몬 생산유전자가 켜졌다 꺼졌다 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해가 지면 세로토닌 생산유전자는 꺼지고 멜라토닌 생산유전자가가 켜지고 해가 뜨면 세로토닌 생산유전자가 켜지게 되는 반복적 과정이 생긴다는 것이다.
시차가 다른 나라로 여행할 때 시차적응이 안되어 신체 리듬이 깨지는 것도 바로 이 호르몬 분비체계가 일시적으로 혼란을 겪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옛날 사람들과 달리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면서 정신적인 노동을 위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햇빛을 쐬는 활동이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햇빛과 관련된 호르몬에 이상이 생기게 되었다.

특히 밤낮이 변한 생활습관자나 야간 근무자의 경우 심각한 빛의 부족현상이 생긴다.

햇빛 아래에서도 옷으로 꽁꽁 덮여있는 피부는 충분한 햇빛을 받지 못하니 더욱 문제가 된다.
 
우울증은 환경적, 유전적 요인과 호르몬 불균형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나는데, 그 중 호르몬 불균형은 햇빛과 관련이 깊다. 현대인들에게 우울증이 많은 이유를 이해할 수가 있을 것이다.
뇌와 관련된 신경 전달 물질 중 하나인 세로토닌이 분비되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는데, 햇빛 속 자외선을 쬐면 체내에 비타민D가 합성되는데 몸 속에 합성되는 비타민D는 칼슘이 몸에 잘 흡수되게 돕는다. 모자라면 구루병(rickets), 골다공증, 골감소증이 생기게 된다.
 
2011년 KBS 프로그램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10년 이상 지하 상가에서 근무한 상인 12명의 비타민D와 골밀도를 검사하니 12명 전원 비타민D 부족으로 나타났고, 절반은 골다공증과 골감소증 진단을 받았다. 이들에게 하루 30분씩 산책을 3주간 하게 했더니 비타민D 부족이 없어지고 골밀도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고 한다.
 
이렇게 중요한 비타민D는 체내 콜레스테롤이 변화되어 만들어 지는데, 낮에 햇빛을 많이 쬐면 우리 몸에 ‘갈색 지방’이 활성화돼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 체내 지방을 저장하는 역할을 주로 하는 백색 지방과는 달리 갈색 지방은 열 생성 과정을 통해 지방을 태워 열량 소모를 돕는다. 비타민D는 비타민으로 분류되고 있으나 생체에서는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적절한 햇빛에 노출되면 신체에 필요한 충분한 양이 전구체로부터 자외선에 의해 피부에서 합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sunshine vitamin'이라고 불린다.
 
또한 현대에 근시 환자가 많아진 원인을 ‘실내 생활 증가’로 보고 있는데, 눈의 수정체가 망막 사이의 거리가 정상적으로 유지되면서 발달하기 위해서는 햇빛을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실내 활동이 점점 늘어나면서 수정체와 망막 사이 거리가 비정상적으로 길게 유지된 시간이 길어져서 근시가 더욱 심해진다는 것이다. 야외활동시간에 적을수록 근시가 늘어난 사례는 많다,
 
자외선A는 유리창을 뚫고 들어올 정도의 투과력을 가지고 있지만, 자외선B는 투과력이 뛰어나지 않아 유리창을 완벽히 통과하지 못한다. 따라서 유리창을 통해 햇빛을 받는다면 비타민D 합성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햇빛을 받지 못하면 몸 속 비타민D 수치가 떨어져 심장병이나 다른 병에 걸려 사망할 위험이 30~50% 높다고 밝혔다. 겨울철 심장병을 예방하려면 실내에서 웅크리지 말고 햇빛을 충분히 쬐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비타민D 농도가 권장량보다 적은 남성은 10년 후, 권장량보다 많은 남성에 비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했다. 햇빛을 쬐면 피부 온도가 올라가 손과 발에 있는 말초 혈관이 이완되면서 혈액순환이 잘 된다. 신진 대사도 원활해지면서 백혈구 기능이 활발해져 면역력이 높아진다. 상처 통증 진정과 살균소독 기능도 있다.
 
햇살이 눈의 망막을 자극하면 그 신호가 시신경을 통해 대뇌를 다시 자극해 뇌 활성을 높이게 된다. 요즘 성인은 성인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햇빛을 잘 보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영국 뉴캐슬 의대 샘 슈스터 명예교수는 “햇빛은 뼈를 튼튼히 하고, 어린이 성장의 가장 좋은 보약이므로 자연의 선물인 햇빛을 마음껏 즐겨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특히 한국의 성장기 아이들이 학원 다니느라 햇빛 속에서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호르몬의 분비는 매우 정밀하게 조절되어 건강인에서는 표적세포에 적절한 반응을 이끌어낼 정도의 혈중 농도를 유지한다. 따라서 조금만 과다하거나 부족한 경우는 다양한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성장호르몬의 경우 정교하게 혈중 농도가 조절되어 시기에 따라 성장을 촉발하고 지속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필요한 양보다 조금만 초과되어도 거인증이 발생되고 반면 부족하면 성장지체를 일으킨다.
 
이렇듯 생체리듬이 존재하고 이 리듬은 잘 알려지지 않은 내부적 요인에 의하여 생성되고 외부 환경적 요인에 의하여 강하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외부 환경적 요인 중에 가장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가 빛이다. 햇빛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호르몬으로 잘 알려진 것은 송과체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이다. 물고기나 양서류의 송과체에서는 빛에 매우 예민하고 직접 반응하는 세포들이 존재하지만 포유류의 경우는 신경계를 통한 간접 영향을 받는 것으로 연구된다.
멜라토닌은 여행으로 인한 시차를 빨리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고, 노인들의 수면장애 치료에 사용된다.
 
어둠은 어둠다와야 한다.
멜라토닌이 인체 생식 호르몬을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멜라토닌 분비가 원활하지 않는 경우 생식기 암이 많이 발생한다고 밝혀졌다.
잠을 충분히 못 자면 살 찌는 유전자가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평소보다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하게 된다. 비타민D도 부족해지면서 인슐린 작용이 둔해져 복부 비만 원인이 되고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체중 조절점이 올라가 지방량이 증가한다.
 
여러 연구에서 50세 이상 성인의 20~60%가 비타민D 부족을 보이고, 겨울에는 20대의 젊은 성인에서도 36%정도가 비타민D 부족 상태에 있음을 보고하였다.
알려진 비타민D 부족의 위험인자를 보면 독거노인, 입원환자, 유아, 소아, 유색인종의 성인, 모유 수유만을 받는 유아, 피부 전체를 감싸는 옷을 입는 사람, 실내에서 대부분의 작업을 하는 직업인, 겨울 시기의 젊은 성인 여성 등이다.

두뇌 깊숙이 위치한 내분비기관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 계열 호르몬으로 생체리듬을 주관한다. 1953년에 처음 발견된 멜라토닌이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초 미국 매사추세추 공과대학 연구진이 불면증 환자에게 멜라토닌의 탁월한 수면 작용을 보고하면서부터이다.  최근 분자생물학의 발달로 그 동안 감춰져 왔던 노화방지, 면역력 증가 기능이 입증되었는데, 이 멜라토닌의 분비는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에 반비례하여 어두워지면 분비량이 증가된다. 멜라토닌은 세포의 산소 대사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기는 유해 산소의 작용을 억제하여 노화방지와 면역력을 증가시킨다. 10대 초기에 가장 많이 분비되며 그 후 점차 감소하여 60세 이상 고령에서는 거의 분비되지 않는다.

세로토닌에 효소가 작용하면 멜라토닌으로 변하기에 둘의 관계는 쌍둥이와 같은 관계라고 밝혀졌다. 이런 변화는 체내 시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아침 일찍 일어나 햇빛을 쬐고 나서 약 15시간 후쯤인 밤 9시경이 되면 멜라토닌의 분비가 시작되며 차차 수치가 높아지다가 잠이 오게 된다.
잠이 들고나서 새벽 2시경까지가 성장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져서 멜라토닌과 성장호르몬이 합동작용으로 노화조절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반면에 밤에는 충분히 어두워야 하는데, 현대는 소음공해와 더불어 빛공해가 심각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숙면을 취해야 충분한 멜라토닌 분비가 되기 때문에 생체리듬을 깨뜨리는 직업이나 생활습관을 버리고 취침하는 방은 어둡게 하여야 건강을 유지할 수가 있으며, 충분한 잠이 보약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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