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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R&D 법인 분할 마무리…노조 "파업 불사"

기사승인 : 2018-12-18 18:32 기자 : 일송재단 국제개발원

한국지엠(GM)이 자동차 연구·개발(R&D)사업 부문을 인적분할 방식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마무리했다. 한국GM은 18일 대주주인 GM과 산업은행이 독립된 R&D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신설 법인 설립 추진을 위한 협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 지난 10월 22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서민금융진흥원의 국정감사에서 한국GM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GM 본사는 신설법인을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 R&D 거점으로 지정하고, 제3국에서 물량을 끌어와 최소 10년간 유지하기로 했다. 산은은 예정대로 오는 26일 한국GM 경영정상화를 위한 4045억원 추가 출자를 집행한다.   

 

그러나 R&D 법인분리를 제2의 공장폐쇄나 매각을 위한 GM의 구조조정 음모라며 반대한 한국GM 노동조합은 파업 등으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혀 노사 갈등이 예상된다.

 

한국GM은 "준중형 SUV와 새로운 CUV 타입의 제품은 동일한 차량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개발된다"며 "이에 따라 한국의 협력업체들은 더욱 많은 부품을 공급할 기회를 갖게 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법인분리 타당성 검토와 협상을 벌인 결과 R&D 법인 분리가 부품 공급률 증가와 부품 공급의 신규 창출, 협력업체 신규 고용효과 및 생산유발효과,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의 성장 가능성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GM이 7월 10일 R&D 법인 분할 계획을 발표한 지 5개월 만에 설립이 마무리됐다. 한국GM은 10월 19일 주총을 열고 분할계획서를 승인했지만, 산업은행은 승인의 효력을 정지하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으며, 지난달 28일 법원이 일부 인용하면서 분할에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산은은 이후 방한한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만나고, 한국GM이 제출한 R&D 법인 사업계획 등을 검토한 결과 승인을 결정했다. 가처분 신청은 취하할 예정이다.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올해 상반기에 발표한 국내 생산 예정의 2개 차종에 더해 2개의 엔지니어링 프로그램을 한국에 배정한 것은 한국 사업에 대한 GM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중차대한 프로그램들의 성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발휘하고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을 위해 재무성과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주요 주주들의 지지를 환영한다며 "지엠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설립으로 미래에 더 많은 글로벌 프로그램들을 유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지난 10월 22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서민금융진흥원의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최종 한국GM 부사장과 참고인으로 출석한 임한택 금속노조한국GM지부 지부장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 노조는 이날 주총이 열리자 보도자료를 내고 "결론적으로 노동조합은 철저하게 배제된 채 정부와 여당, 산업은행 간 밀실협상이 이뤄진 것"이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또 "기습 주주총회는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30만 노동자 고용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제안했던 한국GM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사협약체결'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오던 정부와 여당, GM자본의 행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최후의 수단인 총파업을 포함한 강도 높은 투쟁방안을 마련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노조의 반발에 이날 주총은 한국GM 본사가 아닌 서울 시내 모처에서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진인식 투자관리실장과의 문답.


ㅡ 중점 연구개발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
"부품업체도 개발단계에서 같이 참여할 수 있어 한국GM에 부품 공급할 여력이 훨씬 커진다. 연구개발 법인이 강화되고 생산법인에 플러스된다고 해석된다."

 

ㅡ 국내 부품업체에 긍정적 효과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 자동차 모델을 개발할 때 부품업체가 옆에 있으면 개발단계부터 협의해서 부품업체가 유리한 조건으로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GM 연구개발 법인과 부품업체가 협동해서 개발하면 부품업체도 엔지니어를 추가 고용해 고용증대 효과도 있다. 또 협조해서 만든 부품을 한국GM 생산공장에 훨씬 유리하게 공급할 수 있어 한국 부품산업 공급액수도 적지 않게 늘 것으로 판단한다."

 

ㅡ 생산도 합의됐나.

" 지난 5월 계약에 들어가 있다. 원래 계획은 생산을 10년 보장하고, 신설법인에 연구 10년 보장하고, 그 이후에도 두 법인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의사 표명이 있었다."

 

ㅡ 노력이라고 하면 법적 구속력 없는데.

"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의미다. 10년 후에도 보장받는 것을 문서로 구속력 있게 받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생산법인과 연구법인 경쟁력 강화한다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10년간 국가, 산업, 노조와 협의해 한국GM 경쟁력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ㅡ 연구개발 10년 보장은 무슨 의미인가.

" 합의한 내용의 권리가 그대로 승계된다. 10년 보장 조항이 신설법인과 분리법인 양쪽에 공히 적용되는 것이다. 연구개발 거점으로 지정하면 모든 연구개발 물량이 몰린다. SUV와 CUV 연구개발 추가물량을 제공한다는 문구도 넣었다."

 

ㅡ 연구개발 물량은 어디서 가져오나.

" 잘못하면 분쟁이 생길 수 있어 말하기 곤란하다. 제3국에서 물량을 가져오는 것이어서 반발이 심할 수 있다.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연구·개발 법인과 생산법인을 분리하면 연구·개발을 더 강화하고 경쟁력도 높일 수 있어 한국GM 정상화에 더 도움이 된다."

 

ㅡ 노조 총파업 문제는 어떤가.

" 노조에서도 이 부분을 심도 있게 검토한다면 기존 계약에 대비해 손해 보는 부분, 손실 보는 부분, 피해 보는 부분은 없는 반면 잠재적으로 이익될 부분이 많기 때문에 반대만 하기보다는 진지하게 협의해보고 대화하면 좋겠다."

 

U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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