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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에서 온 자장면' 집

기사승인 : 2017-02-03 19:46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제주 올레 10길은 올레길 중 단연 으뜸으로 손꼽히는 몇 개중 하나이다. 올레 10길은 제주 서귀포 화순금모래 해변이 있는 화순항에서 시작해 대정읍 하모리에 위치한 모슬포 항까지의 길을 말한다.
그 길에는 제주도 종상 화산인 ‘산방산’이 있고 산방굴사인 보문사를 비롯하여 하멜 표류 기념탑과 용머리해안 그리고 마라도와 가파도가 한 눈에 보이는 송악산이 있다. 더군다나 해안가에서 바라다 보이는 형제 섬은 한적한 바다를 좀 더 운치 있게 만든다. 파란하늘과 흰 뭉게구름이 어우러지는 때나 부슬 부슬 비를 뿌리는 먹구름에 둘러 싸여도 이곳 올레10길을 두 눈에 담아 넣는 일은 벅찬 감동으로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런 아름다운 올레길이 시작되는 화순 금모래 해변 끝자락에 자연의 맛을 담은 고집스런 자장면 집 ‘마라도에서 온 자장면’집이 있다. 2008년, 여류시인 류외향氏와 남편 원종훈氏가 마라도에서 시작한 이 자장면은 지금은 서귀포 안덕면 화순에 자릴 잡았다.
 
새해가 시작되는 1월 늦은 점심시간, 관광객으로 보이는 서너 명 외에는 손님이 없었다. 워낙 많은 매스컴 덕분에 이 자장면 집은 찾기 쉬웠고 그 유명한 ‘마라도 자장면’을 드디어 먹어보는구나 하는 설렘으로 가득했다.
톳으로 만든 면과 non-GMO 유기농 식자재, 화학조미료와 색소를 넣지 않은 자장소스 이 모든 것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자장면 한 그릇과 무절임 김치를 나란히 놓으니 여느 중국집에 모습과는 정말 달랐다.
검은색에 윤기 좌르르 흐르는 자장면이 아니었다. 언뜻 카레와 비슷했다. 한 젓가락을 들어 입에 넣었다. 짜지 않고 순수한 맛이 느껴졌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맛있다’ 그런 느낌과는 달랐다. 담백했고 들어간 야채들이 신선했다.
오랜 옛날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자장면을 만들었다면 바로 이 맛 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진정 ‘원조 자장면’, 맛있었다. 직접 만든 무절임과 김치도 훌륭했다. 바깥주인 원종훈씨가 시중에 파는 단무지가 싫어 직접 만드셨다고 한다.

제주도의 참 맛이라는 게 바로 이런 게 아닌가 싶었다. 본래 제주도의 음식은 자극적이지 않다. 오메기떡이 그렇고 몸국이 그렇고 고기국수가 그렇다. 재료 본연의 맛이 느껴지는 맛이다. 풋내가 나도 좋고 누린내가 나도 좋다. 억지로 감추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는 맛, 그것이 바로 제주도의 참 맛이다.
그런데 최근 중국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우후죽순처럼 식당들이 들어서면서 제주도 본래의 맛이 변질되고 사라지고 있어 정말 안타깝다. 이런 때,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자연주의 자장면을 선보이고 있는 류외향氏와 원종훈氏는 선구자와도 같다.

자장면을 먹고 있는 건너 자리에 앉아 채소를 다듬고 있는 원중훈씨의 모습에서 사람들에게 올바르게 먹는 법을 알리고 건강을 지키는 법을 알리고 자연의 맛을 지키는 고집스러움이 보였다.
“이렇게 흐들흐들해 보이는 게 진짜 입니다. 흙도 묻고 손이 많이 가죠. 값도 싸고 편한 시중 식자재를 쓰는 건 도무지 양심이 허락하질 않아요.”
“맛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죠”
안 주인 류외향氏가 미소를 보였다. 

그런데 정말 안타까운 일은 이런 자장면이 계속 이어가는 게 현실 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 자극적인 맛만 찾는 사람들에게 이 자장면은 외면에 대상인 것이다. 물론 주위에 많은 분들이 이 자장면을 응원하고 도와주고 있지만 아직은 역 부족이다. 가족을 얻은 이후 아이들을 걱정 했던 마음에서 시작한 착한 음식 ‘마라도에서 온 자장면’은 그렇게 자연의 손맛을 지키고 유일하게 제주도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제주도의 참 맛이다.

이번 주 주말 아이들 손을 잡고 “일요일엔 마라도 자장~”을 먹으러 산방산이 보이는 화순 금모래 해변을 갈 것이다.
맛있는 자장도 먹고, 산방 도서관에서 좋은 책도 읽고, 남쪽나라의 겨울을 그렇게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도록 보낼 것이다.

이유진 기자
아이틴뉴스 제주기자, (전)바른아이사랑 대표, 제주청소년급식모니터링 임원으로 아이들의 건강지킴이 활동에 앞장서고 있으며, 제주의 음식과 문화, 교육을 알리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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