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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수틀

기사승인 : 2019-04-03 14:31 기자 : 김심철

 

 

 

 

용선(龍仙) 이 유미

 

 

 

틀에 끼어 넣은 하이얀 광목

 

날렵한 바늘에 실을 꿰어

 

한 땀 한 땀

 

내리 꽂고 솟아 올리며 수를 놓는다

 

 

 

너를 찌르지 않고는 어떤 작품도 만들 수 없어

 

흔적 없이 지울 수도 없어

 

네 속에 총총히 박혀

 

이미 한 몸 되어 버린 나는

 

 

 

내 수십 년의 인생사 人生事

 

호불호好不好 흔적들

 

한 올 한 올

 

너에게 촘촘히 박혀 있어

 

 

 

하이얗던 무명 천 위로

 

꽃 피고 새 울고

 

벌 나비 날아 다니는

 

너는 그리운 추억의 꽃밭이 되어

 

 

 

오늘도 나는

 

수틀 앞에 앉아

 

바늘에 실에 꿰어 들고

 

한 땀 한 땀 정성껏 수를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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