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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석의 동물병원] 고양이의 자존심은 '화장실'이다

기사승인 : 2018-09-30 10:29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고양이는 똥오줌을 흙으로 파묻거나 모래로 덥는 습성이 있다. 이러한 행동은 고양이과 야생동물의 생활을 관찰하면 잘 이해할 수 있다

고양이과 야생동물의 소변은 높은 암모니아 함량으로 특유의 악취를 풍긴다. 자신의 영역 경계선에 위치한 나무에 소변을 스프레이 하여 경쟁자의 침범을 경고하고, 짝짓기 시기에는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는 페로몬의 역할을 한다.

 

 

▲ 고양이의 청결한 화장실은 ‘고양이 자존심’을 높여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반려묘 역시 이러한 습성이 남아있어 배변 후의 흔적을 모래 등으로 깔끔하게 덮어질 때 고양이의 자존감은 높아진다. [픽사베이]


이에 반해 일상의 배변과 배뇨는 모래나 마른 흙이 있는 곳을 정해두고 용변을 본 후 그 흔적을 감추려 한다. 서식지를 청결히 관리하고 사냥감인 초식동물에게 포식자인 자신의 존재를 숨기려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 

반려묘 역시 이러한 습성이 남아있으며 배변 흔적이 깔끔하게 덮어질 때 고양이는 자존감을 세우게 된다. 그래서 여러 고양이가 화장실을 공유하는 것은 친밀함을 주기보다는 경쟁과 갈등을 촉발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고양이 행동학 전문가들은 대가족 냥이네의 화장실 개수는 고양이 수보다 하나 더 많이 비치하도록 권장하며, 각각의 화장실은 충분한 간격을 띄어서 배치할 것을 권장한다.

고양이 모래 선택은 집사의 편리와 경제적인 면이 고려되겠지만, 고양이의 건강과 습성을 우선 배려하여 선택할 필요가 있다.


동물병원을 내원하는 고양이 환자 중 배뇨장애증상, 방광염, 배뇨 행동문제, 결막염 환자들이 부적절한 화장실 환경과 관련성이 높으며, 고양이들 간의 갈등이 심할수록 이러한 증상이 빈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고양이 모래와 청결 상태는 고양이 건강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화장실의 위치는 잠자리와 식사 공간, 놀이 공간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배변 시 방해받지 않도록 하며, 환기가 잘되고 습하지 않는 공간에 마련해야 한다. 

 

 

▲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반려묘는 화장실 환경이 불량하면 스트레스를 받아 배뇨를 참거나 원치않는 곳에 실례하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고양이가 선호하는 모래와 화장실의 종류를 잘 관찰하여 배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양이에게 화장실은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고양이의 생활 공간이 좁거나 고양이의 건강이 염려될수록 화장실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매일 배변과 배뇨를 관찰하는 것이 '고양이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소중한 일이다.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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