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승인 : 2018-09-13 10:18 기자 : 김지윤
코끼리 트래킹, 원숭이 구경, 돌고래 서커스... 여행과정에서 만나는 동물들은 대개 사람을 등에 태우거나, 갇힌 채 구경거리가 되거나, 또는 위험한 묘기를 부리곤 한다. 여행자들의 즐거움과 여행사의 수익은, 동물들의 고통으로 인해 얻어지는 것이다. 이는 동물권단체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지적되고 비판받아온 문제다.
▲ 여행자들은 태국에서 코끼리를 타는 대신, 씻겨주고 먹을 것을 주며 코끼리와 친구가 되는 경험을 한다. |
한편 동물 학대 및 착취를 지양하고, 특정 동물을 보호하는 여행도 있다. 코끼리, 오랑우탄, 돌고래 등 여행지에서 만난 동물들과 교감하고,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보호하는 ‘동물 보존활동 볼런투어’가 그것이다. 여기에는 ‘공정여행’과 ‘볼런투어’, 두 가지 개념이 함께 들어있다.
공정여행은 여행비용이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하고 탄소배출 등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며, 지역주민들의 인권과 지역의 환경, 전통, 문화를 존중하는 여행이다.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발전하면서, 여기에 ‘동물권’도 추가됐다. ‘볼런투어(Voluntour)’란, 볼런티어(Volunteer; 자원봉사)와 투어(Tour; 여행)의 합성어로, 봉사활동을 통해 가치를 추구하는 여행이다.
▲ 여행자들은 태국에서 코끼리를 타는 대신, 씻겨주고 먹을 것을 주며 코끼리와 친구가 되는 경험을 한다. |
‘동물 보존활동 볼런투어’를 떠난 여행자들은 태국 치앙마이에서 코끼리를 타지 않는다. 그 대신 구걸이나 쇼를 위해 이용당하던 코끼리를 구조해 보호하고,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엘리펀트 네이처파크’를 방문한다.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코끼리에게 먹을 것을 주고 목욕을 시켜주며 코끼리와 교감하는 시간을 가진다.
▲ 인도네시아의 보르네오 섬을 방문한 여행자들은, 밀림벌목으로 살 곳을 잃어버린 오랑우탄을 위해 나무를 심는다. |
인도네시아에서는 보르네오 섬에 있는 오랑우탄 보호단체를 방문해, 무분별한 밀림벌목으로 살 곳을 잃어버린 오랑우탄을 위해 나무를 심는다. 필리핀에서는 돌고래 서커스를 보는 대신, 돌고래와 함께 새벽바다를 감상한다. 라오스의 루앙프라방을 방문한 여행자들에게는, 환경오염과 불법포획으로 고통받는 말레이곰을 보호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 여행자들은 필리핀에서 돌고래 서커스를 보는 대신, 돌고래와 함께 새벽바다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진다. |
태국 ‘엘리펀트 네이처파크’에서 코끼리를 만난 여행자 김솔 씨는, “트래킹이나 서커스 없이도 충분히 즐거운 여행이었다. 코끼리를 괴롭히지 않고, 그들과 친해질 수 있어서 기뻤다”며 웃었고, 동행했던 이은혜 씨는 “앞으로 동물을 존중하는 여행이 보편화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UPI뉴스 / 김진주 기자 perle@upinews.kr
사진=트래블러스맵 및 여행자 김솔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