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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애플 가죽, '피냐텍스'

기사승인 : 2018-08-28 17:47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대안을 찾는 사람들] 동물과 환경, 농가를 살리는 신소재

휴대폰 케이스, 키홀더, 지갑, 가방... 가죽은 우리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는 소재다. 그러나 가죽을 얻으려면 동물의 희생이 따르는 만큼, 윤리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식물성 가죽 '피냐텍스(Piñatex)'는 이런 고민 끝에 탄생한 소재다. 버려지는 파인애플의 잎과 줄기로 만드는 피냐텍스에 대해 알아본다.

 

파인애플 잎사귀로 만든 식물성 가죽 피냐텍스(Piñatex)가 동물성 가죽의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다. 피냐텍스는 영국 기업 어내너스 애넘(Ananas Anam)의 기술로, 어내너스 애넘의 창립자 카르멘 히요사가 여러 해에 걸친 연구 끝에 개발한 순식물성 소재다.  

 

 

▲ 파인애플 수확 후 농장에는 잎과 줄기가 그대로 남는다. 이 잎과 줄기로 만든 식물성 가죽이 '피냐텍스(Piñatex)'다. 이 피냐텍스를 소재로 가방 등 생활용품을 제작한다. [크래프트링크 제공]

 

스페인 출신의 영국 디자이너 카르멘 히요사는 가죽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동물들의 고통에 환멸을 느꼈다. 이에 동물가죽을 대체할 소재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그는 세계적인 파인애플 생산지 필리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후 5년 이상의 연구 끝에 '파인애플 가죽' 피냐텍스를 탄생시키기에 이른다. 

 

▲  파인애플 수확 후 농장에는 잎과 줄기가 그대로 남는다. 이 잎과 줄기로 만든 식물성 가죽이 ‘피냐텍스(Piñatex)’다. 이 피냐텍스를 소재로 가방 등 생활용품을 제작한다. [크래프트링크 제공]

 

필리핀에서는 파인애플 수확 후 연간 4만 톤 이상의 잎사귀와 줄기가 나온다. 버려지면 폐기물이 되는 잎사귀와 줄기를 활용해 만드는 피냐텍스는, 파인애플 농가에도 경제적 도움을 준다. 파인애플 16개에 해당하는 약 480개의 잎사귀가 1㎡의 피냐텍스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왁스 가공을 통해 방화·방수 기능 및 내구성을 높인 피냐텍스로 다양한 제품을 만든다. 

 

 

▲ 파인애플 잎과 줄기에서 섬유질을 추출해 햇볕에 말리는 모습. 피냐텍스 제조과정에는 농약이나 화학제품 등이 사용되지 않으며, 추가적인 물 소비도 없다. [크래프트링크 제공]

 

피냐텍스는 동물의 희생 없이 만들어지는 식물성 소재이면서, 동물가죽의 대체재로서 손색이 없어 동물권단체 PETA에서 비건패션 라벨 인증을 받았다. 피냐텍스는 동물가죽에 비해 가볍고 유연하다. 무게는 동물가죽의 약 25%, 단가도 약 70%로 가격부담 또한 적다. 동물가죽 1kg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물은 무려 1만 7000리터. 그러나 피냐텍스 제작 과정에는 추가적인 물 소비가 전혀 없다. 인체 및 환경에 유해한 농약, 화학제품 등도 쓰지 않는다. 

 

▲ 피냐텍스로 만든 카드지갑. 글로벌 브랜드 퓨마에서는 피냐텍스를 소재로 제작한 신발을 선보이기도 했다. [크래프트링크 제공]
▲ 피냐텍스로 만든 백팩. 피냐텍스는 중량이 동물가죽의 1/4에 불과해, 가볍고 유연한 것이 특징이다. [크래프트링크 제공]

 

글로벌 브랜드 '퓨마'는 피냐텍스를 소재로 제작한 신발을 선보였으며, 피냐텍스를 활용한 국내 브랜드로는 '마리스 파인애플(Mary's Pineapple)'이 있다. 마리스 파인애플을 출시한 크래프트링크의 고귀현 대표는 동물권단체 '유.행.사.(유기동물 행복찾는 사람들)'와 함께 유기견 돕기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다. 제품에 유기견들의 이야기를 담고, 판매수익금 일부는 유기견들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UPI뉴스 / 김진주 기자 perle@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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