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승인 : 2021-11-20 23:01
(사진 신영희님)
침묵수행
용선 이유미
유독 가녀린 연꽃가지는
물텀벙 도화지에 투영된
또다른 세상을 하나 더 담고
미세한 바람에 떨고있습니다.
꺽어진 연밥과
시든 채 고개숙인 연잎은
누구에게 미안해서 그러는지
푹 고개숙이고
침묵수행하듯
물속의 제 모습만
언제까지 바라보고 있는걸까요?
게절은 가을로
또 겨울로 흘러가
세월은 속절없이
물처럼 바람처럼 흘러가고
봄이 오고
다시 여름이 와
다시 연꽃 만발한 계절오면
고개숙였던 침묵수행 깨고
다시 태양향해 솟아오른 연대는
비 뿌리는 날에도 아랑곳않고
꽃다운 얼굴
연대위로 쑥쑥 내밀고
언제나처럼 희망을 노래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