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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센터는 누구 겁니까?’

기사승인 : 2018-11-07 14:53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개인사유화 과정 철저히 규명하고 공공재산으로 환원해야

 

▲  현 남산예술센터 [남산예술센터 제공]

 

연극계에 떠도는 낯설지 않은 질문이다. 한때 세상을 들썩이게 했던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질문처럼 연극인들이 드라마센터의 소유권을 두고 벌여온 오랜 논쟁에 대해 공개 성토의 뜻을 밝히는 메시지다.

지난 1월 서울예술대학교(학교법인 동랑예술원)는 ‘드라마센터(현 남산예술센터)’의 문화사업계약을 올해 말, 최장 2019년 6월로 종료할 것을 서울시에 요청해왔다. 지난 10년간 서울문화재단에서 운영해왔던 공연장의 임대계약을 종결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극계는 공공극장의 소유권 논쟁에 휩싸였고 연극인들은 서울예술대학교를 상대로 격렬한 성토를 벌이게 됐다.

그 과정에서 연극인들은 국가재산의 사유화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탈법과 편법, 특혜로 가득 찬 드라마센터의 건립과 학교재단으로 재산권을 이전한 것 등 잘못된 사례를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다.

단국대 유민영 명예교수는 이와 관련해 “드라마센터를 건립하게 된 과정은 당시 록펠러재단 초청으로 유치진씨가 구미연극계를 살펴보던 중에 록펠러재단에서 4만5000달러를 지원받아 그것을 기금으로 착공하게 된 거야. 지금 드라마센터 대지는 과학관 자리였는데 정부에서 특별히 불하해 준 거고 … 록펠러재단에서는 조명기 등 1만7000달러 상당의 시설을 다시 도와주었고 한미재단에서 1만달러를 대주는 등 한 가지 사업에 이렇게 미국 재단 여럿이 원조를 투입한 것은 처음이었어”(한국일보 1966년 7월 21일)라고 증언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드라마센터는 사적 재산이 아니라 공공 재산임이 분명하므로 연극인들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뜻을 같이하는 연극인들은 ‘공공극장으로서의 드라마센터 정상화를 위한 연극인 비상대책회의(이하 ‘드라마센터 비대회의’)’를 발족하고 3차에 걸친 토론회에서 드라마센터 사태의 본질을 알리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연극인들의 중지를 모았다.

 

▲ (1) 드라마센터 토지대장은 1978년 10월 6일에 비로소 학교법인 한국연극연구원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드라마센터 비대회의’는 지난 7월 세 차례 토론회를 열었다. 이봉범 성균관대 초빙교수는 “드라마센터의 문제는 토지대장에서 나타난 것처럼 이 시기에 복합적으로 작용한 개인의 사유화 역사란 점과 한국 원조의 전환기에 발생한 결탁 과정이란 점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3차 토론회와 함께 열린 드라마센터 사회 환원을 촉구하는 연극인 결의대회에서는 “학교법인 동랑예술원은 본래 건립 취지인 드라마센터의 공공성을 존중해 즉각 사회에 환원하라. 국가는 국유재산이자 귀속재산이었던 땅에 드라마센터가 건립되고 학교법인으로 증여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온갖 불법적, 탈법적 의혹에 대해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서울문화재단(대표 김종휘) 남산예술센터는 지난 15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남산예술센터, 10년의 평가와 그 이후’를 주제로 <2018 남산포럼>을 개최했다.

조시현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이 극장이 만들어진 원초적인 현장으로 가보자. 거기엔 식민지가 들어가 있고, 친일 부역, 과거 독재정권들, 반민주정권, 적폐가 들어가 있는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며 “법적으로 국유재산을 자신이 차지하기 위해 ‘민족연극이라고 하는 것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유치진이 극장의 공공성을 팔아먹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그는 “공공성 주장을 보면서 역사가 도는 것을 느꼈고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부는 성실하게 답변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김옥란 연극평론가는 “유치진의 신화는 해체돼야 한다.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 또한 다시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의 신화적 서사화는 드라마센터 사유화를 기반으로 한 문화 권력을 통해 재생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남산예술센터의 우연 극장장은 현재의 ‘임대형 민간위탁 공공극장’ 형태를 유지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2020년 전에 극장의 새로운 운영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라마센터 비대회의’는 지난 7월 연극인 결의대회에서 전체 뜻을 모아 청와대 국민청원과 정부기관 등에 이번 건에 대해 재조사 청원을 넣고 이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드라마센터는 누구 겁니까?’라는 질문에도 관계 기관이 공적인 답을 내놓음으로써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할 때이다.

UPI뉴스 / 이성봉 기자 sblee@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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