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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건 '정치' 아닌 '록앤롤'

기사승인 : 2018-11-23 16:40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연극 작품 곳곳에 기존 질서에 저항하는 자유의 움직임이 포착된다. 미국으로 망명하거나 이주한 흑인들에게서 비롯된 록음악은 소외된 이들을 어루만지고, 핑크 플로이드와 롤링 스톤즈 등 시대를 풍미한 밴드의 음악이 극장을 가득 채운다. 국립극단(예술감독 이성열)은 2018년 명동예술극장 마지막 공연무대로 연극 <록앤롤 ROCK ‘N’ ROLL>을 선택했다.

 

 

▲ 국립극단이 이번 시즌 명동예술극장에서 올리는 마지막 공연을 극작가 톰 스토파드의 연극 <록앤롤>로 정했다.[국립극단 제공]

 

오는 29일부터 내달 25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공연은 체코 출신의 케임브리지 유학생 ‘얀’을 중심으로, 민주화·자유화의 바람이 불던 196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를 다루고 있다.

이번 작품은 한 세기의 끝자락에 선 지식인의 갈등과 불안, 그리고 이데올로기로 인한 억압을 록음악으로 펼쳐낸다. <록앤롤>은 네 번의 토니상과 일곱 번의 이브닝 스탠다드상 수상 등 기록적인 성과를 이룩한 극작가 톰 스토파드의 작품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천재 작가로 불리는 톰 스토파드는 작품 속 배경이자 체코의 반독재 무혈혁명인 ‘벨벳혁명’을 통해 체코 정치사와 록음악을 절묘하게 배치해, 숨가쁘게 변화를 거듭해온 정치사상과 진정한 의미의 자유에 대해 묻는다.

유럽 정치에 대한 관심을 작품에 녹여왔던 그는 <록앤롤>에 고국인 체코슬로바키아의 격정적인 정치사를 그려냈다. 체코슬로바키아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톰 스토파드는 나치의 점령을 피해 영국에서 생활하게 되고, 이방인인 자신의 모습을 극 중 등장인물인 케임브리지 유학생 ‘얀’에 투영시켰다.  

 

▲ “하지만 우린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우리의 모든 걸 걸어.”  영국 유학에서 돌아오는 유학생 얀 역은 시즌 단원인 이종무가 맡았다. [국립극단 제공]


밴드 ‘핑크 플로이드 Pink Floyd’의 창립 멤버 ‘시드 배럿’의 스토리 역시 이번 작품을 쓰는 계기가 됐다. 한때 기이할 정도로 자유롭고 신비로운 예술세계를 펼쳐온 아티스트였지만 평범한 중년이 된 시드 배럿의 모습을 본 작가는 록음악이 예술성을 넘어 사회에 끼쳤던 막대한 영향력을 희곡으로 써냈다. 극작가이자 체코의 초대 대통령으로 사랑받은 바츨라프 하벨을 본 딴 캐릭터는 예술이야말로 정치적 저항의 가장 뛰어난 형식이라며 작가의 메시지를 대변한다. 요동치던 역사의 전환기를 록음악으로 표현한 이 연극은 망명자로서의 이념적 정체성과 삶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오롯이 담아낸다.

이를 두고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예술성으로 주류사회에 따끔한 벌침을 주는 것, 그것이 예술의 힘”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공연은 우리 근현대사의 민낯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그려온 연출가 김재엽이 맡아 시의성을 더했다. 공산주의를 이상향으로 믿고 있는 영국의 교수 ‘막스’ 역에는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가리지 않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강신일이, 록음악에 심취한 체코 출신의 유학생 ‘얀’ 역에는 국립극단 시즌단원으로 다채로운 매력을 뽐낸 배우 이종무가 캐스팅되어 호흡을 맞춘다.
 

3인 이상 예매 시 30%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올해 수능생이라면 전석 1만2천원에 공연 관람이 가능하다. 티켓 가격은  2만~5만원, 예매는 국립극단(www.ntck.or.kr 1644-2003)과 인터파크에서 할 수 있다.

 

UPI뉴스 / 이성봉 기자 sblee@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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