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일송뉴스Biome

HOME > Biome

굳지 않는 ‘아셀떡’, 떡산업의 벽을 허물다

기사승인 : 2011-09-01 22:01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대표적 명절 음식이자 생활 속 별미인 ‘떡’은 원래 잘 굳는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이틀이 지나면 딱딱하게 굳어 고유의 맛을 잃어버린다. 그런데 장기간 냉장 보관해도, 심지어 상온에서 떡이 상한 후에도 굳지 않고 말랑말랑한 ‘신비의 떡’이 출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주)아셀유통에서 올 4월 출시한 ‘아셀떡’이 그 주인공이다. 굳지 않는 떡의 가치를 가장 먼저 알아본 아셀유통 안재영(36) 대표를 떡카페 ‘Cafe the 아셀’에서 만났다.

농진청 원천기술 보완해 쫄깃쫄깃한 ‘아셀떡’ 완성
   
 

 

“농진청에서 개발한 원천기술로 굳지 않는 떡을 만들면 찹쌀을 넣은 것도 아닌데 찰지고 퍼지더라고요. ‘아셀떡’만의 쫄깃한 식감을 만들기 위해 5개월 동안 10톤의 쌀로 실험을 했습니다.”  ‘굳지 않는 떡’은 지난해 9월 농촌진흥청 발효이용과 한귀정 박사가 개발한 기술이다. 방부제 등의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고, 화학적 처리 또한 거치지 않은 무공해 기술로 더욱 각광받은 바 있다. 떡을 굳지 않게 하는 ‘비법’은 전통 떡 제조공정 중 떡메를 치는 과정을 과학화한 ‘펀칭기법’에 있다. 수십가지 실험을 통해 굳지 않는 떡의 원천기술을 확립한 농진청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통해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많은 관심 속에서 현재까지 약 70여 곳의 업체가 기술 이전을 받았지만, 실용화에 성공해 상품으로 출시된 것은 안재영 대표의 ‘아셀떡’이 유일하다. 획기적인 기술임은 분명하지만, 원천기술만으로는 쫄깃한 떡을 완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굳지 않으면서도 일반적인 떡만큼 쫄깃한 식감이 있어야 정말 경쟁력이 있고, 부가가치도 더 높아진다고 믿었죠. 원천기술을 보완하면서 떡의 종류마다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위치한 ‘Cafe the 아셀’은 1층에는 카페, 지하에는 모임공간이 마련돼 있다. ‘아셀떡’과 함께 식혜, 수정과 등의 전통차를 비롯해 커피, 퓨전차 등의 다양한 음료를 판매한다.

 

굳지 않는 ‘아셀떡’은 아셀유통의 영업팀과 서울 구의동에 위치한 떡카페 직영점 ‘Cafe the 아셀’을 통해서 소비자들에게 공급되고 있다. ‘방금 만든 떡처럼 신선하다’, ‘일반 떡보다 좀더 달아 커피와 잘 어울린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떡의 생산ㆍ유통 구조 바꾸고 다양한 판로 열어

굳지 않는 떡은 냉장 상태에서 6일 동안 보관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냉동 보관할 경우에는 상온에서 해동시키기만 하면 갓 만들어진 말랑말랑한 상태로 복귀된다. 이처럼 ‘굳지 않는’ 작지만 큰 변화는 떡의 제조 시간과 유통 구조를 뒤집고 다양한 판로를 개척하는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굳기 쉬운 대부분의 떡은 그동안 대규모든 소규모든 밤에 쌀을 불리고 새벽에 떡을 만들어 아침에 공급하는 밤샘작업으로 공급돼 왔다. 또한 보관이 어려워 유통기간이 짧은 관계로 다양한 판로를 고민할 수조차 없는 실정이었다.

   
카페에서도 판매되는 ‘아셀떡’은 한 팩에 3천원이다. 단맛이 살짝 감도는 ‘아셀떡’은 아메리카노와 궁합이 잘 맞는다.

 

“‘아셀떡’은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공장에서 포천쌀을 원료로 해서 만들어집니다. 직원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반 회사에서처럼 일하기 때문에 일의 능률도 좋고요. 공급은 밤낮 구분없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현재 한양대 장례식장을 비롯한 여러 병원의 장례식장과 뷔페식당 등에 ‘아셀떡’이 대량으로 납품되고 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일반 떡과 같은 가격에 맛도 좋고 보관도 쉬운 ‘아셀떡’을 찾는 곳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출시된 지 5개월 만에 굳지 않는 떡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이에 멈추지 않고 안 대표는 떡의 판로를 더욱 다양화하고 있다. 먼저 떡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석에 대비해 특별한 건강상품을 출시한 상태다. 산삼, 홍삼, 복분자, 흑미, 현미로 각각 절편, 꿀떡, 가래떡, 바람떡, 두텁떡 등 5종류의 굳지 않는 떡을 만들어 판매 중이다. 블루베리 떡도 곧 출시될 예정이다.  

그는 기능과 아이디어가 결합된 ‘아셀떡’을 이례적으로, 홈쇼핑과 백화점, 더 나아가 편의점(낱개 포장 제품)을 통해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셀떡’ 해외 지사 설립 계획도 세우고 있죠”

   
올 추석 상품으로 출시된 산삼, 홍삼, 복분자, 녹차, 흑미, 현미 ‘아셀떡’. 건강까지 생각한 선물용 세트상품으로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국내 건설회사 임원에서 포천의 색다른 허브체험마을 ‘아셀’을 설립하고, 굳지 않는 ‘아셀떡’을 만들기까지 안 대표는 남들이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걸어왔다. 그의 다음 계획은 경기도 지역에 3개 ‘아셀떡’ 지점을 설립하는 것이다. 그리고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에 각 지역의 쌀을 이용한 떡 가공공장을 설립해 더 넓은 생산망을 확보하는 것. 그의 행보는 국내에 머무르지 않는다. 가까운 시일 내 해외 9개국 출장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교민들의 요청이기도 하고, 해외에 진출해 ‘아셀떡’ 지사를 설립해보자는 큰 포부가 있기 때문이다.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이 성공하죠. 저는 처음부터 굳지 않는 떡의 사업적 가치를 믿고 있었습니다. 떡산업의 미래를 가로막고 있던 거대한 벽은 이미 허물어졌습니다.” 

 

사진ㆍ김신근  글ㆍ이경아

이경아 기자  kyunga22@naver.com

<저작권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국제농업개발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