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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직한 향 고집스런 맛, 수제茶의 매력에 빠지다

기사승인 : 2011-07-01 17:40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제9회 국제차문화대전’이 지난 6월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국내외 150여개 업체가 참여한 국내 최대 규모의 차문화 축제답게, 첫날 개막 시간에 맞춰 온 100여명의 관람객들이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연일 활기를 띤 국제차문화대전에서는 기분 좋은 차향이 그득했고, 깊은 맛을 우려내는 제다인들과 이미 차의 매력에 흠뻑 빠진 소비자들의 사뭇 진지한 만남이 계속됐다.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종류의 차를 볼 수 있는 요즘, 믿고 마실 수 있는 유기농 수제차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절대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는 생산인들의 자부심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눈에 띄는 몇가지 수제차를 여기에 소개해보도록 한다. 

보성 죽림다원 장순재(59) 대표
“무수히 많은 인연이 차를 통해 맺어집니다. 좋은 차는 좋은 인연을 데려오지요. 제가 만든 녹차가 법정스님과의 인연을 만들어 준 것을 봐도 알 수 있어요.” 

죽림다원 장순재 대표는 10여년 전 고향인 보성으로 귀농해 직접 차나무를 재배하고, 제다기술을 배워 가고 있었다. 차 만드는 일에 몰두하고 있던 지난 2008년 가을의 어느 날, 그는 류시화 시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내 몸의 80%가 차로 이뤄져 있을 정도로 차를 많이 마신다”는 시인은 우연히 접한 죽림다원의 발효차에 반했다며, 자신이 편집을 맡고 있는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에 협찬을 부탁했다. 
 
   
 
당시 발효차가 다 동이 나 있던 상태라 장 대표는 발효차 대신 녹차를 협찬하기로 했다. 찻잎의 성분이 가장 잘 간직돼 있는 녹차가 최고의 차라고 믿고 있는 그에게는 오히려 더 기분 좋은 일이었다. 예기치 않은 한 통의 전화 이후 시인과 닿은 인연의 끈으로 법정스님 또한 죽림다원의 녹차를 마시게 됐다. 특히 이른 봄 어린 수순을 채취해 만든 ‘우전’은 법정스님이 즐겨 마시던 차였다고 한다.

찻잎을 가마솥에 넣고 고열로 덖는 전통 수제차를 고집하는 장 대표는 쓰고 떫은 맛을 줄이고 순하고 부드러운 맛이 나도록 차를 덖는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즐겨 마실 수 있는 차를 만들기 위해서이고, 특히 커피 등 서양차에 길들여진 젊은층에게 색다른 차맛을 알려주고 싶은 욕심도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유달리 나무를 좋아했던 장 대표는 차나무를 재배하고 직접 차를 만드는 모든 것이 자신의 적성에 맞아 힘든 줄 모르고 일하고 있다.

인터넷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등 아날로그적인 삶을 추구하는 그가 유일하게 소비자와 소통하는 창은 ‘국제차문화대전’ 등의 차 박람회이다. 4년째 ‘국제차문화대전’에 참가하고 있으며, 참가할 때마다 유독 그의 부스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데,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오래도록 그 차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는다고.  

올해 ‘2011한국명차선정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하는 등 장 대표의 ‘명품 차맛’은 널리 인정을 받고 있다. 
문의: 061-852-8278

연우제다 서정민(42) 대표
   
 
연우제다의 서정민 대표가 부인 이옥희(36) 씨와 함께 차를 재배하는 곳은 경남 하동군 두곡리이다. 지리산 깊숙한 곳에 위치한 이곳은 6ㆍ25 전쟁 당시에도 몸을 숨기기 위해 들어온 사람들을 절대 찾아낼 수 없을 정도로 인적이 거의 없는 두메산골이다. 

무공해 녹차와 야생차를 생산하기에 제격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을에서 부부는 3대째 수제차를 생산고 있다. 녹차를 비롯해 발효차, 보리순차, 뽕잎차, 감잎차, 연잎차, 국화차 등 10여가지의 야생차가 있다. 

젊은 부부는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녹차따기 체험행사를 열고, 황토로 지은 ‘연우다원’에서 다도 및 녹차천연비누 만드는 방법 등을 가르치기도 한다. 2년 연속으로 ‘대한민국차품평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그들만의 특별한 노하우로 만든 차의 맛 역시 평범하지 않다.
문의: 055-882-7606

 
   
 
우멍다가 김종민 대표
국제차문화대전에서 유일하게 보리순말차, 쑥잎말차, 뽕잎말차 등 다양한 가루차를 선보인 우멍다가 김종민 대표. 말차는 차나무의 어린 싹을 말린 후 맷돌 등에 넣고 갈아 가루로 만든 차로, 일반 차보다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녹차라떼에 사용되는 녹차가루를 생각하면 쉽게 연상이 될 것이다. 

김 대표는 “말차는 일반 침출차와는 달리 물에 녹지 않는 지용성 영양소까지 모두 섭취할 수 있으며, 제조법에 따라 맛과 향의 편차가 크다”고 설명했다. 

말차를 물에 녹이고 거품을 내기 위해서는 대나무 줄기를 여러 겹으로 갈라 만든 ‘다솔’이 필요하다.
문의: 055-883-8517




 
   
 
남송다원 남상후(64) 대표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은 차나무가 자라기 좋은 천혜의 조건을 타고 난 우리나라 남부 지역에서 녹차나무를 재배하고 제다까지 해서 일본으로 되가져갔다. 그 중 하나가 전북 정읍시 입암면 천원리에서 만들어진 ‘천원차(川原茶)’인데 당시 차공장에서 직접 제다를 했던 허효순(93) 할머니가 아직 생존해 있다. 

남송다원의 남상후 대표는 “3년 동안 허 할머니에게 당시의 비법을 전수받고 마침내 인정을 받아 천원차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읍시는 자생지에서 종자를 채취해 자생지 환경과 가까운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되는 ‘자생차’를 육성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천원차는 100년의 역사를 품은 ‘이야기가 있는 차’이다. 

오직 수제차의 품질로만 승부한다는 남 대표는 당시 일본에서 인기있던 천원차를 다시 일본으로 수출하겠다는 큰 포부를 갖고 있다.
문의: 063-534-2437

 

이경아 기자  kyunga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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