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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도 약에 쓰려니 없다?

기사승인 : 2019-04-03 17:14 기자 : 김심철

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은 인생의 가장 더럽고 낮은 곳에 똥이 존재함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의 문화 속에는 똥과 관련된 문화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똥과 오줌이 약이 된다
똥과 오줌을 귀한 약재로 심하게 두드려 맞아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기 위하여 대나무 안에 맑게 뜬 똥오줌물을 약으로 썼다. 또한 야인건수(野人乾水)라 하여 똥물을 스트레스로 인한 열을 다스리는 특효약으로 동의보감에 기록되었고, 실제로 중종의 열기를 8차례나 똥물로 다스린 기록이 있다. 최근에는 불치병을 위한 장병두 옹의 처방에도 똥이 사용되었다.

대변을 사고파는 세상
한국 최초로 김석진 좋은균연구소 소장이 세운 대변은행을 필두로 여러 곳에서 대변이식과 대변은행 설립이 준비되고 있으며, 미생물전문가들은 건강한 대변 100그램의 가치를 굳이 값으로 따진다면 천만 원 이상이라고 할 만큼 대변 속 미생물은 질병치료에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바른 먹거리를 먹고 적당한 운동을 하며 건강을 유지하는 사람이 배설하는 똥은 이미 돈으로 거래되고 있는데, 백혈구와 적혈구 등 13종의 혈액검사와 면역, 바이러스 검사, 미생물배양검사를 통해 합격하면 대변은행에 보관되거나, 변이식에 사용된다.   

똥 속 미생물의 놀라운 질병치유력
대변은행(장내미생물은행)은 대변 속 미생물을 영하 196도로 동결해서 질소탱크에 보관하는데, 건강한 사람 똥의 미생물은 비만을 비롯하여 대장의 질병과 당뇨, 대사증후군과 심각한 아토피에 매우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그야말로 반전의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김석진 좋은균연구소가 아시아 최초 대변은행 '골드 바이옴'을 설립했다.(사진출처:시사오늘 2017.6.12)

바이오산업보다 미래가 촉망되는 마이크로바이옴산업시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이미 건강한 대변을 환자의 장에 이식하거나 캡슐에 넣어 복용하는 등 다양한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한국에서는 캡슐형은 아직 허가가 나지 않은 상태로 일부 병원에서 변이식이 진행 중이다.

두엄문화를 회복시켜 환경과 건강의 두 마리 토끼를 잡다
과거에는 인분과 가축의 배설물에 재와 풀을 섞어 오래 묵혀 발효시켜 두엄을 만들어 거름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이나 가축의 먹거리가 독성 먹거리가 되어 발효되지 못하고 썩어버리거나 아예 썩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현대인들의 변속에 많은 항생제와 방부제가 미생물을 죽이고, 섬유질이 풍부한 야채의 섭취가 절대적으로 줄어들고, 생명체에 독이 되는 화학합성물질들이 가득한 먹거리가 많다보니 유기물의 자연순환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늘어나는 육류소비와는 반대로 넘쳐나는 분뇨는 강과 토양으로 흘러들어가 강산을 오염시키고 있다. 미생물을 활용하여 자연생태계의 미생물순환시스템을 되살린다면 분뇨가 다시 거름이 되어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꿔주는 반전은 마이크로바이옴으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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