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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농법이 아닌 ‘자연농법’이 최선의 농사법”

‘실미원’의 신순규ㆍ장명숙 부부

기사승인 : 2018-06-18 17:13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인천공항을 지나 장진도 선착장에서 뱃길로 5분 거리에 있는 무의도.
이곳에서 7대째 살고 있는 신순규ㆍ장명숙氏 부부는 조상이 물려준 소중한 땅에서 자연농법을 통한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다. 30년의 농사경력에도 불구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하여 관행농법이 아닌, 자연농법을 추구하고 있다.

인천을 대표하는 농업인 실미원 신순규 대표
망종을 앞둔 실미원 농장은 고구마 정식으로 바빴다.
신순규ㆍ장명숙氏 부부는 잦은 비로 인해 파종과 정식이 늦어지면서 작업 일정을 맞추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실미원의 농장규모는 7,000평. 주 작목을 정하지 않고 다양한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사과, 포도, 연, 아스파라거스 등 다년생 작목을 제외한 작목 선택기준은 소비자가 원하는 작목을 대응할 수 있게 1년전에 준비하여 공급할 수 있도록 재배한다. 올해는 땅콩을 3,000평 규모로 심었다.

신순규 대표는 인천을 대표하는 농업인이었다. 1988년 농민후계자로 선정되었고, 2000년 포도수경재배로 대통령상 수상과 더불어 신지식인으로 선정되었다.
수경재배된 포도는 모양과 맛이 좋다고 소비자들의 호평이 이어졌지만, 정작 신 대표의 평가는 냉정했다. 예전 같은 맛이 나지 않고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기분이었다. 원인은 바로 땅 때문이었다.
이후 자연농법을 이용한 ‘땅심 높이기’가 이어졌다.

작물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자연농법’
신순규 대표가 추구하는 자연농법은 작물 스스로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만이 농부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산 속 나무가 잎이 떨어져 썩으면서 거름이 되어 영양분으로 삼으면서 스스로 자생력을 키워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무경운, 무비료, 무제초제, 무거름라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생태계에 인위적으로 해를 끼치지 않고, 토양 특성에 맞는 방식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작물들이 스스로 알아서 자라도록 하는 자연순환농업을 철저히 고수하는 것이다.

실미원의 사과농원. 일반 농원과 달리 잡초가 사람허리까지 올라와 있는 무성한 잡초는 자연방사된 닭들의 좋은 먹잇감이다. 자연의 법칙에 따라 농사짓다 보니 제초제도 필요 없고, 식물은 스스로 강인한 생명력으로 성장하고, 그 풀을 먹고 자란 토종닭은 어떤 닭보다 건강하고 닭장에는 악취가 없다.

신 대표는 이 원리를 밭농사에 적용했다. 밭에서 나오는 산물(産物)을 밭에 되돌려 주기 위해 잔사(殘渣)를 집어넣고 산에 있는 낙엽 속 미생물을 배양해 밭에 넣어주어 복원력을 키웠고, 매년 포크레인으로 땅 뒤집기를 반복했다. 단시간 내 환경복원은 어렵기에 오래 기다려야 했다. 2~3년 전 들어간 흙 속 미생물과 잔사로 인해 좋은 흙이 되면 비로소 농사를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관행농법에서 모든 것을 걷어내고 미관상 깨끗한 환경을 조성하고 빠른 효과를 위해 비료를 주는 것과는 반대되는 개념이었다. 보기에는 잡초로 우거진 것 같은 무질서 속에 자연의 질서가 숨어있고 그 것이 바로 자연농법이 가능하게 만드는 기초가 된다.

무의도는 섬이라서 농업용수가 부족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습지를 조성하고 물 정화를 위해 수생식물을 심어 농업용수를 확보했다. 여기에 관상용 연을 심어 연근 생산도 가능하다.

실미원 농장은 2005년 인천지역 유기재배 1호로 선정되었다.
유기재배지의 인증을 매년 갱신하기 위해 농장을 찾은 농산물품질관리원 담당자는 실미원의 토양을 검사한 후 유기농에 부족한 요소가 있어 넣기를 권고했다. 신 대표는 실미원의 작물이 아무런 어려움 없이 잘 자라고 부족함을 못 느낀다면서 단지 유기농 기준을 맞추기 위해 필요없는 성분을 추가하는 ‘유기농의 틀’에 갇히지 않겠다며 유기재배 인증을 거부하기에 이르렀다. 유기농 인증을 요구하는 소비자에게 이런 전후 사정을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매일 작업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소통한다
소비자와의 소통은 부인 장명숙氏의 몫으로 실미원의 중요한 부분이다. 매일의 작업 과정, 작물 상태를 영농일지 대신으로 페이스북에 올린다. 이 자료를 가족의 페이스북과 공유하면 매일 15,000명의 페이스북 친구과 농사 진행과정을 공유할 수 있다. 이렇게 페이스북을 통해 수확시기를 알게 된 소비자들이 주문하여 판매된다. 실미원의 농산물은 농산물 온라인 유통기업 ‘둘러앉은밥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실미원의 대표 가공식품 ‘ 5년 이상 숙성된 천연발효 포도식초’
신순규 대표는 2000년 포도 수경재배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당시에는 포도를 3,000평에서 재배할 만큼 주력 작목이었다. 또 이를 이용한 와인도 10여년간 만들었다. 제조된 와인에 대한 소비자 평가는 좋았다. 민박을 운영하면서 투숙객에게 서비스로 제공했더니 판매로 이어지면서 수입 짭짤했다.

실미원의 포도식초의 특징은 자연농법으로 생산된 포도로 만든 와인으로 2년간 발효되고, 초산발효로 3년 발효되어, 5년 숙성된 자연발효 포도식초이다. 이 포도식초는 암환우들에게 제공된다.

그러나 주세법에 맞춘 와인제조시설을 위한 자금력은 부족하여 와인을 이용한 식초를 만들었다. 먼저 와인으로 2년간 숙성 뒤 초산발효로 3년간 숙성하여 5년 이상 숙성된 포도 와인식초가 탄생한 것이다.

아무런 첨가제를 없이 천연발효된 포도식초는 일반 과일식초보다 산도가 높다. 처음에 선보였을 때는 큰 반응이 없었지만 점차 다른 식초와 맛이 다르다는 평가가 늘면서 재구매가 늘고 있다.

‘토종종자’를 이용한 농사는 ‘농부의 사명감’
신 대표는 토종종자로 농사를 짓는 것을 농업인으로서 사명감으로 여기고 있다. 5년전부터 종자를 모으기 시작했고 4년전부터 본격적으로 토종 종자로 농사를 하고 있다. 현재 옥수수, 가지, 오이, 콩, 배추 등을 토종종자로 농사를 하고 종자를 받고 있다.

신 대표는 종자회사에서 보급하는 F1종자는 무늬만 농산물이라고 극단적으로 생각한다. 고추의 경우 모양만 비슷하지 맛은 예전만 못하기에 소비자들은 ‘가짜만 먹고 있다’고 혹독하게 평가한다. 토종 종자를 이용하면서 외국에 로열티 줄 필요도 없고,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걱정되면 F1종자보다 더 많이 심으면 될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옳은 말이다. 소량이지만 토종 고추가루를 소비자에게 선보였는데, 매우면서 달고 감칠맛이 났다.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땅콩새싹으로 새로운 수익모델 기대

올해 주작목인 땅콩. 3,000평에 심어진 땅콩은 새싹을 내어 건조 후 건강식품회사 좋은 값으로 납품될 예정이다.

실미원에서는 올해 땅콩새싹을 만들기 위해서 땅콩을 주 작목으로 3,000평에 심었다.
땅콩에는 강력한 항암ㆍ항산화 성분인 레스베라트롤을 함유하고 있는데, 특히 새싹에는 땅콩 1,000배
넘게 들어있다고 한다.
건강식품 제조회사가 땅콩새싹 계약재배를 하기 위해 국내 친환경 땅콩 재배 농가를 물색 중 여기서 시험 재배된 땅콩새싹에 레스베라트롤 성분이 많이 나오면서 실미원을 선정하여 올해 계약재배를 시작하게 되었다. 재배한 땅콩새싹을 건조하여 건강식품회사에 납품할 예정이다. 양보다는 질로 승부하는 것이 농사에서 성공하는 것이며, 질 좋은 차별화된 농산물은 결국 땅심에서 비롯된다.

대를 이어 농사지으려면 좋은 땅을 물려줘야 한다
실미원 대표 부부가 조상에게 물려받은 땅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좋은 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이 아들에게 영향을 주어, 부모의 강요 없이 자발적으로 국립농수산대학을 졸업하고 농업에 입문하여 대를 이어 농사를 짓게 되었다. 대견한 아들 내외의 농사를 위한 가장 큰 자산은 바로 자연농법에 기초가 되는 좋은 땅이라고 부부는 믿는다. 시작된 땅콩새싹 농사도 젊은 아들 내외가 더 발전시킬 것을 믿는다.
땅심을 높이고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부부의 몫이었다면, 그 바탕 위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아들 내외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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