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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이 아프다!!!

기사승인 : 2018-02-13 16:16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 김진현 객원논설위원·세계평화포럼 이사장

2011년 이후 계속되는 AI와 구제역으로 산채로 땅에 묻힌 7600만여 가축들과 재선충으로 사라진 4600만 그루의 소나무, 세계 최대 음식쓰레기 배출국 한국은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 먹거리 자립의 역발상이 필요하다. 우리의 소중한 흙, 공기, 물을 살리는 대혁신이 절실한 시점이다

‘8월 장마철’에 들른 월정사의 길은 온통 파헤쳐지고 있었다. 상원사로 가는 길은 긴 장마에 상처 나고 다리들은 군데군데 부서졌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한 우리 국토의 몸부림이다. 1986년 2월 5일자 동아일보에 ‘올림픽 국운(國運)’이란 칼럼을 쓰고 당시 중앙정보부에서 협박을 받고 시달렸던 추억이 새롭다.

땅 속에 묻혀있는 7천6백만 마리의 가축들
이 땅에는 인공적으로 살상된 생명들이 너무 많이 묻혀 있다.. 8월 무더위에 폐사한 닭 117만 마리, 올봄까지 이어진 조류인플루엔자(AI)으로 도살 처분된 닭과 오리 3300만 마리, 2014년 AI로 처분된 가금류 1400만 마리와 2014년 이전까지의 누적 도살처분 2500만 마리, 2011년 구제역으로 도살된 소와 돼지 354만 마리, 전부 합치면 7600만 마리가 대한민국 땅속에 묻혀 있다. 거기다 ‘친환경 살충제 달걀’ 포함 4200만 개의 달걀까지 땅에 폐기되었다. 1977년 닭 사육 총수가 3032만 마리이고 1978년 소와 돼지 총수가 347만 마리인 것을 기억하면 2011년 이후 이 땅에서 벌어진 도살처분량이 얼마나 살벌한 지를 깨닫게 된다.

재선충으로 급속히 사라지고 있는 4600만 그루의 소나무들
이 나라 국목(國木)이라 할 소나무가 1989년부터 재선충에 시달려 1200만 그루가 방제됐다. 89년부터라지만 2014년부터 방제 처분된 것이 620만 그루이다. 지난 4년간 30년간 사라진 절반의 소나무가 사라진 셈이다. 지난 1년간 발생한 재선충 고사목 99만 그루와 감염 우려되는 소나무와 매개충 서식처가 될 수 있는 일반 고사목 등 287만 그루도 제거했다. 재선충으로 처분된 소나무 고사목의 3배가량의 주변 나무가 제거되는 것을 보면 지난 29년간 방제되어 사라진 소나무는 4600만여 본이나 된다.

가축 집단사육과 살충제 등으로 막다른 골목에 온 대한민국
1973년부터 폐기된 독성살충제 DDT가 이번 달걀 검사 과정에서 나왔다.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묻힌 저 많은 도살처분, 방충 처분된 생명들이 한두 세대 뒤 이 땅에 어떤 침출수와 병원균을 살포할 것인지. 이제 이 땅의 생명들, 특히 에너지와 먹거리의 생명 자원을 소비하는 우리 모두는 극단의 한계, 생존의 궁극에 이르렀음을 고백하자. 이 땅의 모든 것이 막다른 골목에 왔음을 자각하고 대개벽의 길을 찾아나서야 한다!
방사형 양계를 하면 지금보다 50배의 땅이 필요하고 달걀 생산은 10분의 1로 줄어든다. 밀집도와 경제성으로 볼 때 한국에는 공장제 밀집이나 자연방사거나 가축 사육이 원천적으로 맞지 않는다. 땅이 넓고 가장 위생적이라는 세계 2위 농축산물 수출국 네덜란드도 살충제 계란 파동이 있으며, 규칙이 엄격한 독일의 햄과 베이컨도 간염 유발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음식쓰레기 배출 국가이며 세계적으로도 음식의 3분의 1이 쓰레기가 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제는 역발상으로 이 땅에 충실한 먹거리 자립을 이뤄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사회 구석구석의 혁명이다! 그 동안 가벼운 풍요와 복지의 이름을 내세워 망가뜨린 우리의 땅을 복원해야 한다. 이 땅의 흙과 공기와 물을 살리는 자연농법과 과학기술을 통합하는 새 틀을 만들어야 우리에게 미래가 있다.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webmaster@iad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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