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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3년차, 오미자작목반장, 귀농코디네이터, 지역신문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귀농 성공사례를 작성중인 경남 함양군 서상면 김찬호氏

기사승인 : 2015-10-01 22:40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농촌으로 귀농한 인구가 18,864명(11,144가구)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 귀농인구가 모두 정착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철저한 준비없이 시도된 귀농은 힘든 농사일, 이웃간의 불화, 낮은 소득 등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를 맞게 된다. 결국 대부분의 귀농인은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이전에 살던 곳으로 U턴하면서 귀농의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3년전 경남 함양군 서상면에 정착한 김찬호(54)氏는 2013년 아무 연고도 없는 이곳에 귀농해서 특유의 친화력과 추진력으로 마을의 일원이 되었으며, 3년이 지난 현재는 서상면 오미자작목반장, 함양군 귀농코디네이터, 지역신문인 함양신문 논설위원 등 왕성한 활동으로 지역발전에 꼭 필요한 인재로서 귀농의 성공사례를 써내려 가고 있다. 

귀농한 선배의 하우스를 세워주는 귀농교육과정 교육생들
남덕유산(1,507m), 월봉산(1,279m), 거망산(1,184m), 황석산(1,190m), 백운산(1,279m) 등에 둘러있는 경남 함양군 서상면의 어느 밭. 
예닐곱명의 일꾼들이 하우스를 세우는 작업을 위해 모여있었다. 작업 전에 예초기로 풀을 제거하고 있었고, 하우스가 들어설 자리를 잡기 위해 줄자로 측정해서 네귀퉁이에 기둥을 세우기도 했다. 
또 한 켠에서는 하우스파이프밴딩기를 이용해 아치형 파이프를 만드는 작업과 파이프를 50cm간격으로 꽂는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 지고 있었다. 
언뜻 보기에 작업하는 이들의 품세가 서툴고 능숙하지 않은 것이 초짜 농사꾼이란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 중에서 댕기머리를 한 사람이 나머지 사람들에게 작업지시를 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3년전 이곳으로 귀농한 김찬호氏였다. 그리고 작업하는 사람들은 김氏가 3년전 귀농교육을 받았던 「귀농창업 약용작물 생산기술 교육」 과정 가운데 현장실습을 중인 후배 교육생들이었다. 이들이 작업하는 하우스는 김찬호氏와 함께 이곳에 귀농한 동료의 하우스였다. 모두가 서툴지만 귀농선배의 하우스를 함께 만들어 준다는 소중한 경험과 애틋한 동료애를 쌓는 시간이었다. 

백두대간 산자락에서 약초농사를 하겠다는 생각에 귀농

   
▲ 2013년 귀농한 김찬호氏는 마을의 굳은 일에 적극 참여하면서 사람들과의 위화감을 없앴다.

서울이 고향인 김찬호氏는 지난 20여년간 농업과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군제대후 증권社와 투자社에 근무했다. IMF때 잠깐 개인사업을 한 것을 빼고는 줄곧 투자업무를 해왔다. 매시간 피를 말리는 현장 분위기는 언제나 스트레스만 쌓여갔다. 그런 가운데 20여년을 버틸 수 있는 것은 주말마다 산행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다. 자연의 풍광을 즐기기 보다는 정상을 향해 힘들게 등반하는 육체의 혹사를 통해 한 주일간의 정신적 피로를 풀 수 있었다. 백두대간을 종주할 정도로 산을 좋아한 김氏는 ‘나중에 백두대간 어느 산자락에 보금자리를 마련하여 약초농사를 하겠다’는 기분좋은 상상을 하곤 했다. 
2013년 3월,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정신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맞이했지만, 이 시기가 귀농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 김氏는 배낭하나 메고 지난 시절 눈여겨 보았던 지리산 피아골을 찾았다. 그러나 그곳은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자신이 농사를 지을 토지조차 얻을 수 없었다.
그러던중 (재)한국지도자아카데미에서 「귀농창업 약용작물 생산기술 교육」을 실시한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신청하여 참여하게 되었다. 이 과정은 귀농 희망자에게 약용작물에 대한 생산기술과 상품개발능력을 8주간 합숙교육을 통해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과정이다. 교육기간 동안 김찬호氏가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동료를 얻게 된 것이었다. 이들 동료 중 2인은 현재 김氏와 함께 함양에 귀농하여 동고동락하고 있다.

 

생초보 농사꾼이 오미자작목반장을 맡아 지역특산물로 키운다

   
▲ 작목반 내에서도 농가별 오미자 생산 편차는 평당 2~6kg로 큰 편이다. 김찬호氏는 얼마나 관심을 가지느냐에 따라 생산성이 좌우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정착에 성공하고 얼마 후 서상면사무소에서는 2014년 신년을 맞아 농업설명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 임창호 함양군수는 “서상면의 기후와 토양이 오미자 생육에 적합하니 주민들이 오미자작목반을 구성하면 郡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주일후 서상면 모임에서 작목반 구성논의를 하던 중 김찬호氏는 오미자작목반장을 자원했고 서상면 오미자작목반은 그렇게 출범했다. 김찬호氏는 오미자 재배경험도 없는 초짜 농업인이었지만 열정 하나로 농사에 임했다. 

당시 서상면에서 오미자는 시골 노인분들이 텃밭에 조금씩 심은 것이 전부였지만, 작목반 구성후 시설지원비 등을 지원받아 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었다. 
김찬호氏는 고품질 오미자 생산을 위해 작목반 회원 중 고품질 오미자를 생산하는 농업인에게 교육위원이라는 감투를 주고, 이들과 함께 오미자재배 표준매뉴얼을 만들었다. 매뉴얼은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일자별 작업방법을 적어놓아 해당 일자가 도래하면 작업할 수 있도록 쉽게 제작했다. 그렇게 서상면 농업인들이 오미자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현재는 77개 농가, 23ha에서 오미자를 재배하고 있다. 

   
▲ 주문받은 오미자를 포장하는 김찬호氏

김찬호氏도 처음 300평으로 시작한 오미자 농사를 올해 1,000평으로 늘렸다. 생산된 오미자는 자신이 대학시절 활동을 했던 ‘고대82산악부’를 통해 주문을 받았는데, 주문이 폭주하면서 자신의 오미자는 물론 작목반 회원의 오미자까지 판매하고 있다. 

오늘보다 내일을 기대하고 있는 김찬호氏는 9월중순부터 그동안 꿈꿨던 자신의 집을 짓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10월말에는 자신의 보금자리가 완성될 것이고 자신의 전원생활이 더욱 풍요로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감농장 김찬호 블로그 : blog.naver.com/exo21

 

 

김신근 기자  pli00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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