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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 벼 포트재배로 조사료 자급체계 구축, 강원도 정선군 윤종국氏

“벼 포트재배로 쌀 수확과 조사료 자급량 확대의 두 마리 토끼 잡는다!”

기사승인 : 2013-08-01 10:47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강원도 정선군에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벼 육묘를 일반 모판이 아닌 포트에서 육묘후 이앙하는 방법으로 시범재배하고 있다. 이 방법은 벼의 전작(前作)으로 재배하는 조사료 작물인 호맥의 수확 확대를 위해 이앙시기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 채택된 방법이다. 벼 포트재배는 기존의 밀식 재배된 육묘방식보다 산파 재배되면서 병해가 없고 이앙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늦게 이앙한 포트육묘, 먼저 심은 관행벼와 별 차이없어

장마비가 오고 있던 7월초의 정선군 북평면 남평리 논에는 녹색 융단 같은 벼가 주위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이곳은 정선군에서 보기 드물게 답작이 전작보다 많이 재배되는 곳이고, 친환경 수도작 재배단지이기도 하다. 이곳 논 한가운데 “벼 포트육묘 이앙을 통한 조사료 증산 작부체계 개선시범’이라는 푯말이 있다. 
그 옆에는 대비구(호맥수확 6/1, 이앙 6/7)과 관행구(호맥수확 5/25, 이앙 5/31)이라는 푯말이 같이 있었다. 푯말대로라면 1주일의 시차를 두고 포트재배 벼와 관행재배 벼를 이앙했는데 생육상태는 육안으로 구분될 정도의 차이는 없었다. 
“대비구와 관행구가 일주일 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이앙직전에 수확한 호맥의 생육기간 1주일 연장은 차이가 엄청납니다.”
시범재배를 하고 있는 윤종국(41)氏는 자신의 논을 흐뭇하게 보면서 말한다.
“대비구가 비록 1주일 늦게 이앙되었지만 수확시기가 되면 관행구보다 수확량의 차이가 확연하게 차이가 날 것이고, 볏짚 수확량도 월등할 것입니다”라고 윤氏는 자신있게 말한다. 윤氏는 작년에도 벼 포트재배를 했었고, 당시 수확한 쌀은 관행구보다 많았고 품질 또한 우수했다.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한 윤氏는 현재 쌀 농사 이외에 육묘 위탁생산과 하우스(900평)에서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이외에도 풍곡영농조합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풍곡영농조합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7명의 젊은 영농인들로 조직된 조사료 생산작업 대행 영농조합이다. 이들은 정선군농업기술센터가 구입해서 농협과 축협에 위탁운영하고 있는 자주식결속기, 베일러 등을 이용하여 조사료(호맥, 볏짚, 옥수수대 등) 생산작업을 대행하고 있다. 고령의 영농인들을 대신해서 농기계 운영을 도와주는 이들은 특히 호맥 생산과 벼 이앙시기에는 쉬는 날 없이 가장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벼 포트재배로 이앙시기 늦춰 조사료작물인 호맥의 생육기간 늘려

   
▲ 모판작업

현재 정선군에는 1만여 두의 한우를 축산하고 있는데, 이에 따른 농후사료 구입비용이 과다하게 지출되면서 한우농가의 경영압박의 요인이 되고 있다. 농후사료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조사료인데, 조사료 또한 군내에서 자급할 수 없어 외지에서 들여오는 것이 현재 실정이다. 따라서 조사료의 자급체계 확보가 시급한 농정현안이었다. 
이에 현재 일부 농가의 논에서 벼 수확후 조사료인 호맥을 재배하고 있지만, 호맥의 수확시기와 벼 이앙시기가 겹치면서 벼 이앙시기를 맞추기 위해 미쳐 다 자라지 않은 호맥을 수확함으로 조사료 자급이 생각보다 어려워진다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를 타결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벼 포트재배’이다. 
일반적인 벼 재배방법은 볍씨를 모판에서 육묘후 논에 이앙하는데 반해, 벼 포트재배는 포트방식으로 되어 있는 모판에 벼를 산파하는 방법이다. 
기존 육묘 방법은 밀식으로 재배되면서 줄기사이로 공기순환이 잘 되지 못하면서 병해 발생 우려가 있고 벼의 생육상태가 일정하지 못한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벼 포트재배는 포트당 볍씨 4~5개만 들어가면서 볍씨가 적게 소요된다. 또한 산파재배로 인해 모판에 여유공간이 많아 줄기가 부채꼴 형태로 올라오고 줄기 사이로 공기순환이 잘되면서 병해 발생이 되지 않아 건묘 생산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한 벼 포트재배는 기존 모판보다 벼의 생육상태가 좋으면서도 이앙시기를 늦출 수 있다. 

농진청 지역농업특성화사업에 선정되면서 작업 농기계와 우수한 조사료 품종 도입

   
▲ 육묘이동

호맥의 경우 그동안 수도작의 전작으로 재배되었지만, 벼 이앙시기와 겹침으로 해서 제대로 생육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확함으로써 영양가치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벼 포트재배로 인해 벼 이앙시기를 늦춰지면서 호맥은 기존 재배방식보다 생육기간을 일주일이상 늦춰지면서 작물이 30cm이상 자랄 정도로 수확되는 양과 질에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선군 농업기술센터는 벼 포트재배가 벼의 이앙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해서 이모작 작물인 호맥의 생육기간을 늘려 수확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냈다. 
또한 이 방안을 “조사료 자급체계 구축을 통한 한우농가 경쟁력 제고”라는 사업으로 신청해 농촌진흥청에서 2013~14년 지역농업특성화 사업으로 선정되었다. 사업에 선정되면서 2013년 342,857천원(국비 240,000천원, 군비 102,857천원)을 확보한 정선군 농업기술센터는 조사료 생산기반 확충을 위한 조사료용 사일리지 제조장비 구입과 조사료 증산 작부체계 개선사업과 우량 사료작물 종자지원사업 등에 사업예산을 배정했다. 

   
▲ 포트육묘 이앙

현재 벼 포트재배는 12농가 10.9ha에서 시범재배하고 있지만, 결과가 좋으면 향후 정선군내 수도작 농가에 재배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여건에 적합하고 우수한 사료작목 도입을 위해 농촌진흥청에서 육성품종으로 우수성이 검증된 트리티케일 품종인 ‘조성’에 대한 지역적합성을 검증하고 있다. ‘조성’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적응성이 높고, 내병성이 우수하고, TDN(사료가 가축 대사작용에 이용되는 에너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호맥과는 달리 자가채종이 가능해 재배면적 확대와 조사료 자급체계 구축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도작에 미생물균 투입으로 품종 고급화 유도
이외에도 정선군 농업기술센터는 2012년 4월에 친환경미생물배양센터를 개원했다. 여기에서 배양된 미생물균을 수도작 농가에 시범적으로 공급되고 있는데 그 반응이 좋다. 유기물 분해촉진과 토양개량, 작물의 영양공급, 작물 생육촉진, 토양 병해충 방재 등에 효과가 있는 광합성균, 고초균, 유산균, 효모균, 방선균 등 5개 미생물을 벼의 유수형성기, 출수기, 결실기 등 3회 걸쳐 주었더니 벼의 무게가 무거워지면서 수확량도 많았다고 재배농민들은 평가를 하고 있다. 기술센터는 객관적인 데이터 추출을 위해 벼 포트재배에도 일부 시범재배에 적용하고 있다. 

   
▲ 조사료 작물인 호맥 수확후 베일링 작업(벼 이앙 1주일전)

정선군농업기술센터에서 벼 포트재배를 주도하고 있는 김영수 지도사는 “원래 벼 포트재배는 충청지역에서 먼저 시행했는데, 정선지역에 맞는 방법이었다”면서, “벼 포트재배에 따른 벼 수확량과 조사료 수확량, 볏짚 생산량 등을 조사해 정선군 전역에 있는 수도작 농가와 축산농가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지역 농업환경에 적합한 농법과 작물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하는 젊은 농업인과 공무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김신근 기자  pli00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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