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일송뉴스Biome

HOME > Biome

해야농장 김기주 대표

“바닷물 농법”으로 키운 고구마 맛부터 다르다

기사승인 : 2013-01-01 10:19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농작물에 바닷물(海水)을 준다는 것은 몇 해전만 하더라도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러나 바닷물에는 농작물이 필요로 하는 각종 양분을 비롯한 70여종 이상의 무기성분들이 함유되어 있고, 실제로 바닷가에 인접한 논과 밭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은 국내외에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전남 무안 해야농장 김기주(57) 대표는 15년전부터 바닷물을 이용해 고구마를 생산하면서 양질의 고구마를 생산하고 있다. 그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10년 이상 아이쿱 생협과 계약재배로 독점 공급, 매년 계약물량 늘어 만족 
   
 

전남 무안군 현경면 용정리 해야농장. 멀리 갯벌이 보이는 바닷가에 위치해 있다. 주위에는 야트막한 구릉지가 모두 누런 황토흙으로 되어 있다. 어머니의 숨결처럼 잔잔하고 따뜻한 청정 바다(海)와 비옥한 황토의 넓은 들판(野)이 한데 어우러진 해야농장이 그곳에 있었다. 
때이른 혹한에도 해야농장 김기주 대표는 창고에 저장된 고구마를 박스에 포장해서 거래처인 아이쿱 생협에 보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해야농장 7만여평의 농지에서는 양파, 당근 등을 재배하지만, 주종목은 고구마이다. 이곳에서 수확한 300톤의 고구마는 저장창고에 빼곡히 쌓여져 있다. 저장창고는 저장에 적당한 영상 13도를 가리키고 있다. 이렇게 매일 포장과 발송작업을 해야할 정도로 해야농장의 고구마는 수요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해야농장의 고구마는 아이쿱 생협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데, 벌써 10년 이상 거래하고 있는 동반자 관계이다. 매년 계약재배를 통해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한 해야농장은 판매처 물색에 대한 부담이 없고, 아이쿱 생협은 소비자에게 시중가격보다 저렴하면서도 양질의 고구마를 제공할 수 있어 회원 소비자에게 두터운 신뢰를 받고, 회원 확대에도 좋은 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이쿱 생협이 매년 성장하면서 해야농장의 고구마 주문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또한 고구마 수확철이면 아이쿱 회원들이 해야농장을 방문해서 수확체험을 하기도 한다.
올해처럼 고구마 가격이 좋을때는 생산자 입장에서 약간 손해(?)본 듯 하지만, 장기간의 거래를 통해 생산자와 유통자 간의 쌓아두었던 신뢰는 한 해 시장가격으로는 절대 허물지 못하는 돈독한 신뢰관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 또한 아이쿱 생협에서는 해야농장의 안정적인 고구마 생산확대를 위해 작년부터 15,000평의 땅을 구입해주는 등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덕분에 해야농장은 고구마의 안정적 생산과 공급이 가능할 수 있었다. 

자연과 상생을 위해서는 유기농만이 모범답안, 갯벌흙을 객토로 하는 모습에서 영감얻어

   
 

이렇게 해야농장의 고구마가 깐깐한 소비자가 있는 아이쿱 생협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른 지역에서 나는 고구마와는 달리 해야농장의 고구마는 바닷물을 이용해서 재배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무안이 고향인 김 대표는 도시에서 생활하다 40세때 귀농했다. 농업으로 성공해 보겠다는 각오로 귀농했지만, 남들과 다른 방법으로 성공한 모델을 만들기 위해 유기농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여기에는 우리 삶은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하고, 이는 사람은 물론 함께하는 동물과 식물, 하다못해 잡초까지도 함께 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생활철학이 자리잡고 있었다. 
처음 시작한 작목은 양파였다. 무안지역의 대표작물인 양파를 농약과 제초재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기에는 ‘풀과의 전쟁’이 너무 버거웠고 실패의 쓴맛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주목한 것이 바닷물이었다. 김 대표는 십여년전부터 일본에서는 바닷물을 이용한 농법이 선보인다는 정보를 들었다. 또한 옛날 어르신들은 갯벌흙을 농토에 객토하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하면서 바닷물이 농사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어렴풋이 인식하고 있었다. 
김 대표는 고구마에 시험삼아 바닷물을 주기 시작했다. 밭에 한 평씩 선을 긋고, 심어진 고구마에 각기 다른 농도의 바닷물을 주면서 상태를 관찰했다. 바닷물 농도가 너무 높으면 성장이 억제되고, 너무 낮으면 효과가 없다는 것도 터득했다.
그렇게 연구와 재배를 병행하던중 3년차에 접어들었을 때 였다. 6천평의 밭에서 재배되는 고구마 속에서 굼벵이를 발견했다. 외견상 잎이 푸르고 잘 자란듯 하지만, 실제로 땅속 고구마는 선충인 굼벵이 피해로 상품성 없어져 엄청난 피해와 더불어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다시 한번 원점에서 생각해 보았다. 그러면서 소금이 일상생활에서 부패를 막아주고 저장성을 높여주는 역할임을 깨달았다. 이외에도 소금이 주위를 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주목하면서 세균과 선충을 깨끗이 없애기 위해 모종단계부터 바닥에 천일염을 뿌리기 시작했다. 천일염에는 소금성분 이외에 바닷물을 깨끗하게 해주는 미네랄이 있어 땅속도 정화시켜주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고구마에 농도가 다른 바닷물을 생육상태에 따라서 농도를 다르게 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최적화된 재배방법을 수년간에 걸쳐 완성했다. 

모종단계에 천일염, 성장기에는 바닷물 농도를 조금씩 높여 엽면시비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듯이, 작물도 모종단계에 맛본 소금맛을 평생 기억하게 됩니다. 작물에 바닷물이 아무리 좋아도 안 먹어본 작물은 먹기를 거부하는데, 모종단계에 천일염을 뿌려서 그 맛을 들이게 하고, 성장기에는 조금씩 농도를 높여서 주다가 수확전 단계에는 바닷물 원액을 뿌려도 충분히 흡수하게 됩니다.”
이렇게 바닷물 농법을 완성했다. 이론서적을 바탕으로 한게 아니라 철저한 실험에 의해 완성된 농사법이다. 모종단계부터 천일염 맛을 보고, 정식후 물과 희석된 바닷물을 생육단계에 맞춰 10일간격으로 농도를 높여가면서 엽면살포하게 된 고구마는 어떻게 되었을까. 바닷물 속 마그네슘과 염분은 굼벵이를 퇴치하고 덩굴쪼김병과 선충피해 등을 예방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미량요소는 연작장해를 막고 황성분은 당도를 높였다. 
이렇게 생산된 해야농장의 고구마 생산량은 관행농법과 비슷하지만 간이 벤 고구마의 당도는 매우 높았다. 작물과학원 구근작물연구실에서 찐 고구마의 당도를 분석한 결과 35브릭스의 당도를 기록해 일반고구마보다 10브릭스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주 대표가 이제 바닷물 농법의 전도사가 되어 주위 농가는 물론 외부 강연에도 참여해 적극 권유하고 있다. 우리 농업이 수입농산물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상품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해야농장은 7만여평은 농한기인 12월에도 쉬지 않는다. 30여년만에 찾아온 혹한은 땅속 깊이 살고 있는 선충들을 박멸하기에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밭을 깊이 갈아 엎어버림으로써 아주 추운 겨울에는 땅속에서 월동하는 모든 해충들이 지표면에 노출되어 동사하기 때문이다.

 

김신근 기자  pli0046@hanmail.net

<저작권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국제농업개발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