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일송뉴스Biome

HOME > Biome

강원도 태백시 고랭지배추 건호농장 박경화씨

기사승인 : 2012-10-01 21:01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태백에서 생산되는 배추는 해발 600m 이상의 고랭지 지대에서 재배하고 있으며, 수분이 적고 저장성이 뛰어날뿐만 아니라 타지역에 비하여 고소한 맛이 일품인 고품질의 배추가 생산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배추가 출하되며, 소비자들에게도 유명한 태백 고랭지 배추가 올해 이상기후로 인하여 작황이 좋지 않은 상태이다. 태백에서 고랭지배추를 재배하고 있는 건호농장의 박경화씨를 만나 예년에 비해 수확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태백 고랭지 배추의 속사정을 들어보았다.

● 올해 이상기후로 인해 예년보다 수확량 감소

4만평에서 11년째 배추농사를 짓고 있는 박경화씨. 7월 초 정식을 한 배추를 취재당일(9월 10일) 첫 출하를 시작해서 10월 중순까지 수확을 한다. 박씨를 비롯하여 태백지역에서 배추농사를 하고 있는 농민은 올해 추석을 겨냥하여 7월 초에 정식을 하였다. 하지만 생각만큼 수확량이 나오지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 이유는 배추가 한창 자랄 시기인 여름철에 가뭄이 심해 정상적으로 크질 못했기 때문이다. 배추는 날씨가 가물면 똑바로 성장하지 못하고, 배춧잎이 꽈배기 모양처럼 자란다. 그러다 비가 오면 잎이 풀리면서 뿌리부터 썩어간다. 또한 비가 내린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내리고 다시 해가 뜨면 지열이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에 배추가 익어버려서 뿌리가 금방 썩는다. 올해 여름 날씨가 바로 이러했다. 게다가 수확을 앞둔 9월에는 갑작스럽게 밤기온이 너무 낮고, 낮기온이 높아 배추가 제대로 크질 못했다. 이러한 이유들로 올해 배추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40~50%정도 감소했다.


● 배추가 자라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뿌리

   
 

 

박씨가 배추를 재배하는 데 있어 가장 조심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뿌리 병해충인 뿌리혹병과 뿌리 바이러스이다. 뿌리는 배추 성장의 가장 기초이면서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작물이 그렇듯이 배추 또한 뿌리가 튼튼하면 가뭄도 덜 타게 되고, 각종 병리적 생리적 장애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지며, 비가 어느 정도와도 쓸려 내려가지 않도록 뿌리가 배추를 붙잡는 역할을 해주고, 배추 속인 결구와도 관련이 있어 결국은 품질차이로 바뀌며 가격에도 영향을 주게되기 때문이다. 박씨는 뿌리를 관리하는데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첫 번째가 호맥심기이다. 배추수확이 끝나면 밭에 호맥을 심어 키운다. 자란 호맥을 다음해 배추 정식전에 뿌리 부분만 남겨두고 베어내어 그 위에 배추를 정식한다. 그렇게 되면 호맥의 줄기는 토양의 거름이 되고, 호맥뿌리가 두둑의 흙을 고정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강우 시 에도 두둑이 좀 더 잘 보존되어 배추뿌리가 잘 자랄수 있게 해준다. 두 번째는 바로 토양 살충 이다. 한 해도 쉬지 않고 배추를 심어 재배하기 때문에 연작장해가 온다. 1년에 6개월 가량밖에 농사를 짓지 못하는 태백의 특성상 나머지 기간은 거의 토양 살충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다음해 농사를 위해 토양의 지력을 올리는 데 집중을 한다. 또한 예전보다 화학비료를 많이 줄인만큼 거름이나 뿌리에 좋은 토양 영양제 등을 많이 사용한다. 세 번째가 영양제이다. 정식전후로 라이카 뿌리활력제를 살포해 뿌리를 깊게 내려 가뭄 및 강우에 대비하는 일이다. 가뭄이 심하게 들 경우에는 물을 줄 방법이 없기 때문에 배추가 성장을 하지 않아 속수무책인데, 그럴 때 바이오켓-15와 아미노켓을 번갈아 주면 잎이 두꺼워지면서 힘있게 자라 오르는 게 보인다고 한다. 이렇게 관리를 하더라도 병충해를 입는다면 1년 농사가 망치게 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방제에 신경을 써야 한다. 뿌리혹병은 토양에 해당 약제를 충분히 살포하고, 정식 후에도 각종약제들을 골고루 살포하며, 특히 강우 전후로 꼼꼼히 관리하여 노균병과 무름병등에 유의하여야 한다. 노균병의 병원균인 페로노스포라 브라시카(Peronospora brassicae)는 아인산이 효과를 발휘하며, 특히 살리실산과 아인산 합제인 아틀란테가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리고 연작으로 인해 미량원소는 부족해지는 토양 내 비분불균형이 발생했다. 그래서 마이크로켓이라는 고순도의 종합미량요소를 살포하여 배추의 생리적 결핍으로 인해 야기되는 병리적 손해를 예방하고, 고소함을 높이며, 결구를 더 원활히 만들어준다고 한다. 


● 소비자가격이 상승해도 농민 수취가격은 높아지지 않아

   
 

 

해가 갈수록 배추농사를 하는 농민은 힘들어지고 있다. 일반 과수 품목은 시장경제의 논리에 의해 수확량이 많아지면 가격이 하락하고 그만큼 농민 수취가격이 하락하고, 수확량이 감소하면 가격이 상승하여 농민 수취가격이 상승한다. 올해 태풍으로 인해 수확시기를 앞둔 과수가 많이 떨어져 과일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배추는 이러한 시장논리의 적용을 받지 않는 작물 중에 하나이다. 배추의 수확량이 많아지면 가격은 하락하는데, 수확량이 감소하면 소비자가격은 상승하지만 농민 수취가격은 상승하지 않는다. 이유는 배추가 일반 소비자 물가에 매우 민감한 품목이라 다른 농산물과는 달리 가격이 조금이라도 오른다 싶으면 가격의 안정화라는 명목으로 정부나 농협이 비축하고 있는 물량을 풀기 때문이다. 올해 이상기후로 인해 배추의 수확량이 감소해도 농민이 받는 수취가격이 예년과 다르지 않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싼가격에 배추를 사먹고 있으니 아이러니 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박정현 기자  205tk@hanmail.net

<저작권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국제농업개발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