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姜錫根 서울청과 이사

“도매시장 경매사들은 산지 출하농민과 함께합니다”

기사승인 : 2012-08-01 17:18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서울 가락시장은 1985년 개장이래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중앙도매시장이다. 요즘도 하루 평균 거래물량 7,300톤, 거래금액 104억원의 농수산물이 거래되고 있다. 
가락시장내 가장 큰 건물인 청과동에서는 지난 저녁부터 새벽까지 몰려오는 전국의 과일과 채소에 대한 경매가 진행되느라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그 중에서 서울청과 경매장에서는 제철과일인 수박 경매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마이크로 전해지는 경매사의 알 듯 모를듯한 메시지에 경매에 참여한 중도매인들은 경매가격을 입력한 단말기와 거래 확정된 가격을 번갈아 확인하느라 바빴다. 
서울청과 과실부 강석근(56) 이사는 용산시장 시절부터 경매사 업무를 시작해 온 경매사 경력 30년의 베테랑 경매사이다. 현재 가락시장에 있는 경매사중 최고참이며, 전국경매사연합회 회장도 겸임하고 있는 강석근 이사를 만나 고품질 농산물 선별과 바람직한 도매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침 시간이 가장 바쁜 시간인 것 같은데, 경매사의 하루 일과를 소개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가락시장 경매업무는 크게 채소부와 과일부로 나뉘는데, 제가 과일부 소속이므로 과일경매 위주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경매업무는 서울시농수산물공사에서 정해주는 품목 순서에 따라 동시에 실시하게 되는데, 신선을 요하는 과일은 새벽 2시부터, 저장성이 좋은 사과ㆍ 배ㆍ수박 등은 아침 8시 반부터 경매가 시작됩니다. 해당 품목마다 전담 경매사가 있고, 이들은 경매일정에 따라 근무시간이 다릅니다.
신선 과일을 전담하는 경매사의 경우 보통 23시 전후로 출근합니다. 출근하면 그날 산지에서 입하된 물량을 확인하고 주경매사와 보조경매사가 팀을 이뤄 판매 전에 품목별 판매원표를 작성합니다. 
새벽 경매는 2시에 시작해서 6시경에 마치게 됩니다. 경매를 마치면 산지 출하주나 농협 담당자에게 경매가격을 통보해줍니다. 입하량 과잉출하로 시세가 낮게 나온 품목의 경우 산지 출하주에게 판매 여부를 문의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에 산지출하자는 보류나 시세보전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산지에 시세연락을 마치고 오전 11~12시경에 퇴근합니다. 
저 같은 경우 과일부 경매를 총괄하는 위치에 있다 보니까 새벽 1시에 출근해서 전반적인 경매업무를 모두 보고, 오후에는 회사에서 업무처리를 한 후 저녁 7시 이후에나 퇴근하게 됩니다. 일요일에도 출근해서 수박 하역 등 월요일 경매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입니다.
하루평균 수면시간이 3시간 내외인데, 부족한 잠은 중간중간 쪽잠으로 해결하면서 30년이 지났습니다. 매일 전쟁터에서 살고 있는 느낌입니다. 


경매사의 입장에서 산지 출하자가 좋은 농산물을 높은 가격에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는지요. 
   
 
산지와 긴밀한 연락을 위해 출하자와의 잦은 통화는 기본이며, 틈나는 대로 산지 출장을 자주 갑니다. 또한 제가 경매사를 대표하는 전국경매사연합회 회장으로서 한국농수산대학,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자주 가서 과일 선별에 대한 강의을 자주하고 있고, 주요 산지에서도 여러 출하주들을 모시고 본인이 생산한 농산물이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합니다. 
강의 내용은 첫째 산지에서 생산하는 물량의 70%만 출하한다는 생각으로 박스당 균일한 선별을 해야하고, 둘째 지금 시세가 좋다고 미숙과를 무리하게 출하하지 말고, 과일마다 고유한 당도와 적정 중량이 될 수 있도록 출하시기를 맞춰야 하고, 셋째 시장에서 신뢰받는 상품이 될 수 있도록 선별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매를 진행하다 보면 눌려 왔던가 크고 작은 것이 섞여 있는 등 선별이 불량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저희들은 과일의 상태를 사진에 담아 출하주에게 보내어 시정을 요구합니다. 
또한 간혹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시세에 불만을 얘기하는 출하주의 경우에는, 그 다음날 그 분을 경매장에 오게 해서 경매 전과정을 참관시킵니다. 그러면 그 분은 자신의 부족한 점을 바로 시정하게 되고 이후의 출하품은 상품으로 평가를 받게 됩니다. 


소비 트렌드가 변하면서 산지 농민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대도시 소비자가 소가족, 핵가족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보니 이들이 선호하는 포장단위가 5~10kg의 대포장에서 1~3kg의 소포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저희 시장에서도 대포장으로 온 농산물을 소포장으로 소분하는 작업을 별도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추가비용도 발생합니다. 현재 산지유통센터나 APC 등에서 이미 소포장 출하를 하고 있는데, 이를 산지 출하농가에서 하게 되면 그만큼 수입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딸기의 경우 생산 농가에서 수확후 선별해서 소포장 출하라는데, 어느 과일보다 높은 수익성을 자랑합니다. 


현재 가락시장은 시설현대화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이와 더불어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추진 중에 있는데, 이에 대한 이사님을 포함한 경매사들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가락시장 시설현대화 사업과 맞물려 거래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한창입니다. 공청회를 통해 대학교수님을 포함한 전문가들의 의견과 외국의 대형도매시장의 운영사례를 소개받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대체적인 의견은 도매시장법인은 출하주 보호장치와 거래 투명성 부족으로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고, 중도매인들은 농가 출하선택권 확대와 유통비용 절감, 물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도입에 찬성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대립구도 속에 정작 산지 출하인의 목소리는 거의 없습니다. 
1985년 국내 최초 공영도매시장인 가락시장이 설립한 가장 큰 이유는 위탁상의 극심한 횡포로부터 산지 농민을 보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시장경매제 도입후 공정하고 투명하게 가격 결정이 되고, 대금결제가 신속하게 이뤄지면서 산지 농민의 불신은 해소되었습니다. 
시장도매인제 도입여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산지 출하자의 입장을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에게는 출하한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과 소비자가 선호하는 농산물에 대한 가격과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경매사들은 그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산지 출하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농산물의 포장개선과 상품성 업그레이드에 가장 큰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또한 중앙도매시장에서만큼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그날그날 농산물 시세가 결정되고, 이를 산지 농민들에게도 적절한 정보로 통보되는 상장경매제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 언제나 산지농민을 위해서 일한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지금까지 경매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김신근 기자  pli00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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