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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들농수산 李相求 대표

“남한에서 생산하고 북한에서 가공한 깐마늘 드세요”

기사승인 : 2010-03-01 13:54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국내유일의 남북한 농산물 임가공업체 산과들농수산 李相求 대표
 

   
 

개성공단에서 개성시로 4km쯤 더 들어가면 남과 북이 합작해 가동 중인 농산물가공공장이 있다.남한의 (주)산과들농수산과 북한 정성제약이 합작한 ‘산과들 정성제약 개성마늘공장’이다.
이 공장에서 하는 일은 마늘 탈피 및 분류와 포장이다. 마늘은 모두 남한에서 생산된 것이다.

남한에서 생산된 마늘, 개성에서 가공후 국내시장에 유통
 
   
 

“매일 20여톤의 마늘을 개성공장으로 보냅니다. 껍질을 벗기고 크기에 따라 분류해서 포장하는 데는 만 하루가 걸리지요”
대구시 달성군에서 만난 이상구 (주)산과들농수산 대표의 말이다. 마늘은 개성까지 모두 육로로 운송된다.
탈피가공을 해야 하는 마늘을 실은 남쪽 콘테이너 트럭이 개성공장으로 가서 마늘을 부리고, 탈피가공을 마친 깐마늘을 싣고 남쪽으로 내려온다.
“처음에는 북측에서 마늘 탈피와 같은 단순한 일을 맡아줄까 우려했어요. 그러나 북측의 정성제약이 이 일을 맡아주더군요. 정성제약은 마늘 탈피한 임가공 수입으로 의약품을 만들거나 원료를 구입하는 데 쓰고 있어요”
李대표가 마늘 탈피공장을 개성에 세우게 된 것은 중국산 깐마늘이 한국시장에 쏟아지면서다.
“손으로 깐 마늘은 기계로 깐 마늘에 비해서 오래 보관되고, 따라서 알리신 성분의 파괴도 적어요”
이 때문에 손으로 깐마늘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가 늘어나면서 중국산 깐마늘과 경쟁하기 위해 북한에서 마늘 탈피공정을 하는 것을 생각하기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지금 개성공단에는 북한 근로자 2,500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개성시 성남동에 있는 마늘공장의 설비와 시설을 우리가 제공했습니다. 진입로 공사비용도 지불했지요”
합작사업은 이후 중단 없이 이어지고 있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이 일어나고, 서해안 함대 충돌로 남북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때에도 마늘을 실은 컨테이너들은 어김없이 휴전선을 넘었다. 남북 민간교류사업으로 진행된 것이어서 정치적인 영향을 안받았다는 게 李대표의 해석이다.
“임금도 개성공단 수준으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복지도 개성공단 근로자들에 못지 않지요”
이처럼 잘 진행되다 보니 남북 양측으로부터 가공품목을 다른 품목으로도 늘리자든지, 다른 아이템으로 합작을 하자는 제안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큰 구(球) 마늘은 개성에서 손으로, 작은 구(球) 마늘은 달성에서 기계로 탈피
 
   
 

李대표는 마늘 큰손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마늘은 연간 37만 톤 가량인데, 이중 8천 톤이 李대표의 손을 거치고 있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연간 생산량의 2%가 넘는다. 제주, 무안, 남해, 창녕, 의성이 주산지인 마늘은 대부분 농협과 같은 기관이 거래주체다.
李대표가 탈피가공해 시장에 내놓는 마늘 중 60%는 개성공장에서 가공한 것이다. 나머지는 달성에 있는 공장에서 기계로 탈피한다.
“큰 구(球) 마늘은 손으로 껍질을 까기 쉽기 때문에 개성으로 보냅니다. 작은 구 마늘은 기계로 탈피하지요”
현풍 공장에서 만난 李대표는 이렇게 설명하면서 공장 안으로 안내한다. 공장에는 탈피기계를 위주로 한 다양한 설비들로 가득 차 있다.
“기계로 껍질을 탈피해도 마지막에는 손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식품업체에 납품되는 마늘은 밑뿌리 부분을 칼로 제거해야 하거든요”
이 같은 번거로움 때문에 시작한 개성마늘공장 사업은 이제 마 늘을 넘어서 남북한 경제협력의 새로운 장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인건비를 능력급제로 지불하고 있어서 생산성이 높아요. 서로 의사소통이 되니 작업에서 불량이 생기는 것도 적지요’

“남북한간의 신뢰는 믿어줄 때 생기는 것이고, 반복되면서 쌓이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李대표는 남북합작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이렇게 답한다.
“개성 공장에 포장을 어떻게 하라고 급히 주문하거나 작업지시를 할 때가 있어요. 이때 직접 전화가 되지 않아요. 반드시 중국 심양에 있는 지사를 통해 개성 공장으로 전화하거나 팩스를 보내지요”
남북한 사이에 전화가 되지 않다 보니 생기는 불편이다.
“중국과 대만처럼, 우리도 3통이 빨리 되었으면 합니다. 서로 직접 연락을 할 수 있는 통신, 서로 직접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통상, 서로 직접 오갈 수 있는 통항이 실현되면 남북한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입니다”
李대표는 남북경협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양보하는 정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얘기한다.
“가령 10톤의 마늘을 보내 껍질을 벗겨진다고 생각해보세요. 깐마늘로 치면 8톤이 나올 수도 있고, 9톤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보낸 마늘의 질과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거지요”
보내고 받을 때마다 깐마늘의 양을 두고 일희일비해서는 일이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뢰는 믿어줄 때 생기는 것이고, 반복되면서 쌓이는 것입니다”
남북한 경협으로 마늘 임가공 사업을 성공시키고 있는 李대표의 ‘마늘철학’이다.
 
   
 











사진제공 : 산과들농수산, 사진 : 박정현, 글 : 김신근
산과들농수산(www.mafaf.com)
서울특별시 중구 신당동 102-7 301호 (☎ 02-2233-1258)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가천리 13-3 (☎ 053-614-7667)

김신근 기자 pli00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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