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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구강액션'...영화 ‘공작’ 공개

기사승인 : 2018-07-04 23:15 기자 : 홍종선 (dunastar@upinews.kr)

실화 사건을 관객과 공유하고 싶다는 배우 황정민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3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 제작 사나이픽쳐스·영화사월광)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지적이면서도 조용한 스릴러 액션으로 영화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을 비롯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호연을 보여준 배우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이 참석했다.

영화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심리극이다. 안기부의 북풍 공작 사건으로 유명한 ‘흑금성 사건’(1997년 12월 15대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국가안전기획부가 주도했던 북풍 공작)을 모티브로 삼았다. 영화의 영어 제목도 ‘The Spy Gone North’, ‘북으로 간 스파이’이다.

전작 ‘군도: 민란의 시대’ 이후 4년 만에 스크린 복귀한 윤종빈 감독은 “안기부에 관한 영화를 준비하던 도중에 흑금성이라는 스파이의 존재를 알게 됐다. 그 사실에 스스로 놀랐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첩보 활동을 하는구나’라는 호기심이 시작점이 됐다”고 ‘공작’이 세상에 나오게 된 계기를 알렸다.

  세밀한 시나리오가 안기부 보고서 같았다는 배우 조진웅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실화’라는 소재에 매료된 것은 윤종빈 감독뿐만이 아니었다. 극중 북으로 간 스파이 흑금성을 맡은 황정민은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설마’라고 생각할 정도로 놀랐다. 그 시대를 관통하면서도 (스파이의 존재와 공작의 사실을) 모르고 살았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겠나 싶었다. 그 이야기를 관객들에 소개하고 공유하고 싶었다”고 영화에 참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감독 윤종빈과 배우 황정민은 영화의 사실적 표현을 위해 실존인물 흑금성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최근 영화 ‘독전’에서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끈질김으로 비밀에 싸인 마약왕 ‘이 선생’을 좇는 형사로 분해 500만 관객의 사랑을 받은 조진웅은 ‘독전’에서 다시 한 번 국가의 녹을 먹는다. 남측 국가안전기획부 해외실장 최학성 역을 맡아 흑금성 황정민과 적인지 동지인지 모를 긴장감을 형성한다. 조진웅은 시나리오에 대한 강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야기가 아니라 안기부 기획실장으로서 보고서를 받는 느낌이었다. 실화 소재 작품인 만큼 시나리오 역시 디테일했다”고 설명했다.

  '공작' '신과 함께-인과 연'의 주연을 맡은 배우 주지훈(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과장 정무택 역의 주지훈도 시나리오에 대해 신뢰감을 드러냈다. “시나리오가 탄탄하고 디테일해 이 사건을 모르는 젊은 세대 역시 영화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 또한 잘 모르는 부분도 대본을 봤을 때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자신했다. 시나리오를 믿었기에 크지 않은 배역인 정무택 역을 선뜻 선택했고, 윤종빈 감독은 주지훈의 연기에 대한 믿음 속에 끝까지 흑금성의 스파이 가능성을 의심하며 이야기 흐름에 브레이크를 거는 역할로 배역을 키웠다. 주지훈은 ‘공작’에 1주일 앞서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의 주연으로도 관객을 만난다. 그야말로 제 2의 전성기다.

북한 대외경제위원회 리명운 처장 역을 맡은 이성민은 이번 작품을 하며 배우로서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는 “연기를 할 때 나와 닮은 부분이 있는 캐릭터를 선호한다. 내가 가진 것을 활용해서 연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리명운은 나와 많이 다른 캐릭터여서 연기할 때 극심하게 힘들었다. 촬영이 끝나고 숙소에 가서 끙끙 앓았다. 다른 배우들도 다 그랬다고 해서 그나마 위안이 됐다”고 쉽지 않았던 촬영의 고충을 밝혔다.

촬영 끝나면끙끙 혼신의 연기를 다한 배우 이성민(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실제로 ‘내가 연기로 밥을 먹고 살아도 되나’라는 생각 속에 배우로서의 바닥을 경험했다는 얘기는 이성민과 황정민의 입에서 공통적으로 나왔다. 또 “촬영이 끝나면 온 몸의 기운이 빠져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 하고 밤마다 숙소에서 끙끙 알았다”는 얘기는 이성민과 주지훈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지난 5월 열린 제 71회 칸국제영화제 현장에서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배우들의 바닥 경험과 몸살 고충은 영화를 살리고 배우 자신을 빛냈다.

기자만의 생각이 아니다. ‘공작’은 해외 유력 매체들로부터 극찬 받았다. 먼저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이 화려한 한국 영화는 아시아영화 특유의 스타일리시하고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로 가득 차 있다”고 호평했다. 영국 매체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말은 총보다 더 강력하게 타격을 가한다”는 말로 극찬했는데, 바로 이 지점은 영화 ‘공작’의 핵심이며 여타 액션 영화와의 차이점이기도 하다. 화려한 볼거리보다 치열한 심리전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다. 이를 두고 황정민은 “우리 영화는 구강 액션”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남과 북, 사람과 사람의 우정과 화해를 그린 윤종빈 감독(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구강 액션’에 대해선 좀 더 얘기해 보자. 윤종빈 감독은 “실화가 베이스여서 액션을 넣을 수가 없었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더 부담이 컸다, 액션이 있으면 연출자로서 기댈 때가 있지 않나. 싸우는 사람은 몰입해서 보기 때문에 단순해지는데, 기댈 때가 없어서 고민하다 정공법으로 가기로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게 이 영화의 큰 연출 콘셉트였다. 배우들과 리딩(reading)할 때 이 영화에 액션신이 없지만 대화 장면을 액션처럼 느끼게 찍고 싶다고 했다. 배우들이 ‘어떻게?’라고 하더라. 사실적 연기 톤을 좋아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좀 더 긴장감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배우들이 훌륭했던 게 말도 안 되는 디렉션을 소화해 줬다는 거다. 어렵고도 보람 있는 작업이었다”고 ‘구강액션’ 시도에 대해 자평했다.

끝으로 윤 감독은 “‘공작’은 남북의 공존과 화해에 대한 영화다. 최근 남북 관계에 해빙 무드가 조성되며 (영화가) 현실과 밀접한 리얼리티를 얻게 됐다. 남북 관계 20년사를 반추할 수 있는 작품이며 남북정상회담으로 물꼬를 트는 시기부터 현재의 한반도에 이르기까지 첩보 형식을 빌렸지만 결국 사람과 사람의 우정과 화해를 말하고 있다.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영화 ‘공작’은 오는 8일 개봉한다. 칸을 찾은 세계 각지의 영화인들이 '공작'을 높이 평가했듯이 오리지널 무대인 우리나라에서 더 큰 호응이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홍종선 기자/ dunastar@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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