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에서 경제를 배우자’의 저자 모기 마코토에게 경제가 작동하는 원리와 증세, TPP, 엔고, 디플레이션, 버블, 국채 위기 등의 흐름을 배워보자

금이 화폐로 유통되던 시대
고대부터 "화폐"는 금속이었습니다. 금(Gold)의 생산이 많은 아프리카 대륙을 영토로 삼았던 로마 제국은 금화를 대량으로 발행했는데 이것을 솔리더스(solidus) 금화라고 합니다. 그 후에 북방 유목민에게 쫓긴 게르만족이 지금으로 치면 대량난민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고 더 많은 군인이 필요해져서 솔리더스 금화를 남발하여 용병부대가 조직되었지요. 게르만인 군인으로 게르만족의 침입을 방지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솔리더스로 고용된 군인이라 해서 솔저(Soldier)가 된 것입니다. 원래의 의미는 용병이지요.

재정난으로 인해 로마제국이 쇠퇴하자 아프리카에서의 금 유입도 끊기고 솔리더스 금화의 질은 점점 떨어져 혼합물을 섞게 됩니다. 현명한 상인들은 즉시 알아채게 되었고 화폐 가치는 점점 낮아지고 물가는 상승합니다. 재정난과 인플레로 결국 로마제국은 붕괴하게 됩니다.

한편 중동지역은 금 채취가 많지 않아 고대 페르시아 제국은 실버(Silver)를 화폐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중세에 이르러 이슬람 제국이 중동에서 아프리카 북쪽해안까지 통일하자, 로마제국 이후의 디나르 금화와 페르시아 제국 이후의 디램 은화가 동시에 사용됩니다. 로마 금화와 페르시아 은화에는 황제나 왕의 초상이 새겨져 있었지만 우상을 금하던 이슬람은 화폐에 코란의 구절을 새겨 넣게 됩니다.
"알라 외에 신은 없으며, 무함마드는 알라의 사도이다"

이슬람에게 패배해 지중해 북쪽에 봉쇄되어버린 유럽에서는 알프스 이북에서 채취한 은이 화폐로서 유통됩니다. 16세기 체코의 세인트 요아킴 스탈(성 요아킴 계곡)에서 대규모 은광이 발견되면서 대량으로 만들어진 탈러은화(계곡의 은화)가 유럽제국에서 유통되어 은화의 대명사가 되었지다. 이 탈러[thaler]가 변하여 영어의 달러[dollar] 가 된 것입니다.

어떻게 지폐가 생겨났는가?
실버는 무거워 소지하기가 불편해서 실버를 맡기고 보관증을 발행하는 환전상이 이탈리아에서 출현하여 ‘환전하는 곳’을 이탈리아어로 방코(banko)라고 명명하며, 은행(bank)이란 이름이 탄생했습니다. 한자의 "은행(銀行)"은 은(silver)을 취급하는 상인조합"이란 뜻입니다. 중국 송나라에서 같은 업종의 상인들이 거리에 점포를 나란히 만들었기 때문에 상인조합을 "행(行)"이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환전상인 은행이 발행하는 ‘실버 교환권’이 곧 화폐 가치를 가지게 되고 정부가 이것을 발행하게 된 것이 지폐의 시작입니다.
중국 12세기 송나라에서 지폐가 유통되었고 원나라를 방문한 마르코 폴로가 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그러나 왕조 말기에 재정난으로 인해 남발해 인플레를 일으키는 반복 현상이 생겼습니다.

미국대륙을 정복한 스페인이 멕시코와 남미에서 잇달아 은광을 발견하고 대량의 은화를 발행해서 유럽으로 반입했습니다. 이 은화가 스페인을 "태양이지지 않는 나라"의 영광을 가져다 주었지만 불과 1세기만에 그 영화도 끝이 났습니다. 은광이 고갈된 것입니다. 한때 스페인은 거대한 군사력으로 영토를 넓혀가면서 새로운 은광을 개척하면서 세계의 부를 다 빨아들였으나 그 시스템이 붕괴해 버렸지요. 산유국에 석유가 나오지 않으면 끝장이듯 말입니다.

이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무찌른 것이 신흥국 영국입니다. 영국인은 현명하게도 은 광산을 직접 경영하지 않고 무역대금으로 은을 받으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고, 모직물, 그 다음에는 면직물 산업을 일으켜 제품을 전 세계로 수출했는데 이것을 뒷받침한 것이 바로 산업혁명입니다. 세계의 은행들이 혈관처럼 런던으로 흘러 들어갔던 것입니다.

글 : 茂木誠(모기 마코토) / 번역 : 오마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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