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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동물들의 치유법

기사승인 : 2018-05-18 16:58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질병과 목숨의 위험에서 지키려고 하는 본능이 있다. 이 본능이 지식과 지혜로 나타난 것을 의학이라고 부른다. 인류의 의학은 외부의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고 하는 동물들의 본능을 관찰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생물이 자신을 보존하려고 하는 본능이 의학이 발전할 수 있는 바탕이 된 것이다.

동물이나 식물은 의학을 알지 못하지만 질병을 스스로 치료할 줄 아는 능력이 있다. 반대로 요즘에는 거의 모든 사람이 의학박사가 무색할 정도로 의학에 대해 많이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동물이나 식물들보다 질병이 훨씬 많고 질병을 치료하는 능력도 형편없이 낮다.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온 힘을 모아 연구 발전해 온 세계 모든 의학의 수준이 사람이 하찮게 여기는 동물의 본능보다도 못한 것이다.

벌과 개미에게도 ‘간호사’가 있다?
벌과 개미들의 생활사를 연구하는 곤충학자들에 따르면 벌과 개미들의 의료 조직은 매우 세밀하게 조직되어 있다고 한다. 의사나 간호사와 같은 특수한 임무를 맡은 벌이나 개미가 있을 뿐 아니라 전문조산원도 있다. 개미 한 마리가 일을 하는 도중에 상처를 입으면 즉시 간호사 개미들이 환자 개미를 등에 업고 굴속으로 운반하여 안정시켜 놓은 다음 완치될 때까지 옆에서 간호를 하여 다 나을 때까지 보살핀다.

또 물에 빠져 헤매는 벌을 발견하면 즉시 물에서 건져내어 간호사벌이 건강이 회복될 때까지 환자 벌 옆에서 떠나지 않고 먹여 주고 심부름도 하면서 보살핀다.

먹고 탈이 나면 미련한 곰에게도 방법이 있다
곰은 위장에 탈이 나면 물가에 자라는 창포(菖蒲)를 먹어서 치료한다. 창포가 위장을 따뜻하게 하고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있다는 것을 사람보다 먼저 곰이 터득하고 있는 것이다. 곰은 위장병이 생기면 물가로 걸어가서 창포의 뿌리와 줄기를 뜯어먹는다. 곰은 또 먹이를 너무 많이 먹어서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에는 산이나 들에 있는 나무의 열매를 따서 먹어서 소화가 잘 되게 한다. 나무에 달린 과일들이 곰한테는 훌륭한 소화제이다.

고양이는 무언가 먹이를 잘못 먹어서 설사를 하면 스스로 괭이밥이나 수영 같은 신선한 풀잎을 뜯어먹고 먹은 것을 즉시 토해내어 버린다. 토하고 나면 설사가 멎는다. 사람은 이토지사(以吐止瀉) 곧 토하게 하여 설사를 멎게 하는 치료법을 고양이한테서 배웠다.

고양이는 벌한테 쏘였을 때 기와 지붕 위로 올라가서 와송(瓦松)의 잎을 뜯어 먹어서 벌독을 해독한다. 와송은 ‘지붕지기’ 라고도 부르는데 돌나물과(景天科)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기와지붕 위에 주로 난다. 바위솔과 비슷하지만 잎이 가늘고 잎 끝이 바늘처럼 뾰족한 것이 특징이다. 또 고양이가 상한 고기를 먹고 중독되면 괭이밥이나 수영의 잎을 뜯어먹고 해독한다.

원숭이들에게서 배운 ‘말라리아 치료제’
열대지방의 밀림에 살고 있는 원숭이들은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한테 물려 으슬으슬 추운 기운을 느끼면 금계랍 나무를 찾아 껍질을 갉아먹어 말라리아를 치료한다. 급계랍 나무껍질은 맛이 몹시 쓰므로 평소에는 절대로 먹지 않는다. 의학자들은 금계랍 나무에서 말라리아 치료약인 키니네(Quinine)를 얻는 방법을 원숭이한테서 배웠다.
 
동남아시아의 열대지방에 서식하고 있는 긴팔원숭이는 아구창(鵝口瘡)에 걸리면 어떤 한 가지 풀을 뜯어 꼭꼭 씹으면 아구창이 낫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구창은 칸디다균(Candida albicans)의 감염으로 생기는 구강점막의 염증이다. 야생 토끼는 상처를 입었을 때 거미줄을 걷어서 상처에 붙여서 치료한다. 멧돼지가 상처를 입으면 진흙 웅덩이를 찾아가서 한바탕 진흙탕 속에 뒹굴어서 상처에 진흙이 덮이게 하여 상처를 치료한다.

코끼리의 ‘사랑 치료법’과 하마의 ‘사혈요법’
어미 코끼리는 새끼 코끼리가 머리에 상처를 입으면 새끼 코끼리를 하루 종일 품속에 안아서 다독이면서 보살핀다. 그렇게 하면 대개 하루 만에 상처가 낫는다고 한다.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사랑치료법을 코끼리들이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하마(河馬)는 병이 들면 갈대를 꺾어 뾰족한 부분으로 자신의 정맥을 찾아 찔러 피를 내어 질병을 치료한다. 사혈요법(瀉血療法)을 사람보다 하마가 먼저 알고 있는 것이다. 또 사슴이 상처를 입으면 백선(白鮮)의 잎을 뜯어 상처에 붙여서 치료한다.

사슴과 개의 해독풀, 호랑이의 해독제 ‘진흙’
사슴이 병이 들면 북미의 인디언들이 야생 생강이라고 부르는 세신(細辛)을 뜯어 먹는다. 세신은 우리말로 족도리풀이라고 부르는데 맛이 맵고 입 안이 마비되는 듯한 맛이 난다. 개들은 먹이를 잘못 먹어서 체했거나 과식했을 때 신선한 벼의 잎을 찾아 뜯어 먹어서 해독한다.

호랑이는 화살 끝에 독약을 바른 화살에 맞으면 깨끗한 진흙을 먹는다. 황토로 독을 푸는 것이다. 멧돼지는 독화살에 맞으면 더덕의 일종인 제니를 캐서 먹는다. 제니는 백 가지 독초의 독과 벌레의 독, 뱀독 등을 풀어주는 작용이 있다. 독화살에 다친 상처에 제니 잎이나 줄기, 뿌리를 붙이면 상처가 잘 낫는다.

장수하는 거북이의 해독제 ‘박하‘
거북이는 뱀한테 물리면 박하 잎을 뜯어먹어 뱀독을 해독한다. 박하 잎은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말초신경까지 자극이 전달되게 한다. 그렇게 하면 피부의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더욱 많은 혈액이 피부로 모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한선의 분비를 촉진하여 땀을 많이 나게 하여 독소를 제거한다. 또 피부의 점막에 있는 혈관이 수축되는 것과 동시에 피부의 감각신경을 마비시켜 통증을 멎게 한다. 이렇게 하면 뱀독이 풀려서 통증도 없어지고 가려움도 멎는다.

살모사와 쥐, 개구리, 해삼까지도 의료적 지혜가 있다
살모사 수놈 두 마리가 암 살모사 한 마리를 서로 차지하려고 서로 물어뜯으면서 싸우다가 상처를 입으면 급히 물가로 달려가서 냇물을 실컷 마신다. 물을 마시고 나서 두 시간쯤 지나면 머리와 목 부위의 부기가 말끔하게 풀린다. 살모사는 현대의학의 수액요법(輸液療法)을 알고 있는 것이다. 수액요법이란 현대의학에서 포도당이나 생리식염수 등을 정맥에 주사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인데 이는 살모사한테서 배운 것이다. 살모사는 머리가 정삼각형으로 생겼으며 독이 가장 많은 뱀 중에 하나이다.

쥐들이 뱀한테 물리면 흙탕물을 마셔서 독을 풀고 상처를 치료한다. 거미가 벌한테 쏘이면 지렁이의 똥을 상처에 바르거나 토란 즙을 상처에 바른다. 개구리는 상처를 입었을 때나 몹시 피곤할 때에는 질경이 잎 밑에 엎드려 있으면 상처가 빨리 낫고 기력이 회복된다. 꿩이 매한테 물리면 지황(地黃) 잎을 상처에 붙이거나 새의 알을 깨트려 상처에 바른다.
해삼(海蔘)은 독성 물질이 창자로 들어가면 독이 들어 있는 부분을 잘라서 항문 밖으로 밀어내어 버린다. 잘려나간 창자는 나중에 다시 재생된다.

동물적 본능에서 시작한 의료의 기원
민간에서 칼에 베이거나 상처가 나서 피가 나와서 잘 멎지 않으면 달걀 흰자위를 상처에 발라 치료하는데 그렇게 하면 달걀의 흰자위가 응고되어 피가 금방 멎는다. 이 치료법 역시 꿩한테서 배운 것이다.

동물들은 몹시 더울 때 물에 들어가 목욕을 하기를 좋아한다. 벼룩과 이와 모기와 쉬파리의 공격을 받아 피부가 가려울 때 가려움증을 없애기 위하여 물속에 뛰어든다. 목욕을 하고 밖에 나와 서늘해지면 양지 바른 쪽에 앉아 햇빛을 받으며 몸을 따뜻하게 한다. 고양이와 개는 상처가 나면 혀로 상처부위를 핥아 깨끗하게 청소하고 소독한다.

과식을 한 개는 풀을 뜯어먹어서 위 속의 내용물을 토해낸다. 원숭이는 상처부위에서 피가 흐르면 손바닥으로 상처부위를 지압하여 지혈한다. 또 손톱으로 이물질을 제거하고 손톱으로 이와 벼룩도 잡는다.

의약의 기원은 동물들의 본능으로부터 시작했다고 보아도 과언은 아니다. 인류최초의 의료 행위는 상처를 깨끗하게 하는 것과 피가 나오는 곳을 눌러서 지혈하는 것, 상처에 있는 이물질을 없애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가장 원시적인 의료행위는 본능에서 출발되었다.
인류는 가장 원시적이고 본능적인 의료행위를 기초로 하여 계속 연구하고 발전시켜 체계적인 의약으로 발전시켰으나 동물들은 원시시대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발전 없이 본능적인 의료행위만을 실행하고 있다. 의약은 본능에 기초를 두고 발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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