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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건강특집 2] 정택수 한국자살예방센터 센터장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만 관심을 갖도록 합시다!”

기사승인 : 2018-01-09 16:46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대한민국은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산업화를 이룬 나라이다. 하지만 가장 빠른 성과는 곧바로 후유증도 함께 따라오고 있다.
우리 사회 구성원 중에는 변화의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눈부신 경제 혜택을 받지 못해 생기는 상대적 박탈감으로 자신을 낙오자라고 비관하면서 생을 마감하는 불행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13년간 이어오고 있는 것도 눈부신 경제발전에 따른 후유증이라고 볼 수 있다.
정택수 한국자살예방센터 센터장은 자살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살아야 하는 자존감을 일깨워주면서 자살 위험에 노출된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부터 구해 내었다. 돈이 생기는 일도 아니고 남들이 알아주는 일도 아닌 자살예방 상담을 투철한 사명감으로 꾸준하게 실천하고 있는 정택수 센터장을 만나 자살예방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았다.

자살의 원인은 삶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는 무망(無望)감과 좌절감 때문
제일 먼저 정택수 센터장에게 “왜 사람들은 자살을 할까?”라는 질문을 했다.
정 센터장의 답은 간단했다. “살고싶지 않아서 자살을 한다”였다.
이어서 “왜 살고 싶지 않지? 사는 재미가 없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안보인다. 자신에 대한 비전과 꿈과 재미가 없다”는 무망감(無望感, hopeless)이 가장 크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뭔가를 시도해도 좌절하면서 생기는 절망감이 더해진다. 사는 재미가 없고 비전이 없고…..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을 계속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정 센터장은 우리나라의 사회적 특성을 곁들여 설명했다.
과거에는 다같이 못살았기 때문에 빈부격차가 없었고 비교대상이 없었지만, 선진국이 되고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기성세대는 내성이 있어 버텨낼 수 있지만 청소년과 청년 등 젊은 세대는 마음의 근육이 단련되지 않으면 그냥 무너지게 된다.
이처럼 자살이나 우울증은 일종의 선진국형 병으로 자살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아픈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나라에 자살이 많아지는 것은 급속한 산업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선진국형 병
연령대별 자살의 원인은 다양하다.
청소년의 자살 원인은 가정불화가 첫 손에 꼽힌다. 산업화 사회를 이루면서 사회구조화의 문제, 양극화 문제에 따른 가정의 경제문제와 부부간의 갈등 등으로 가정이 화목하지 못하는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과거에는 대가족 중심으로 못먹고 못살았지만 가족간의 유대감은 탄탄했다. 그런데 지금은 가족이 붕괴되었다. 맞벌이 부부로 인해 부모와 애들은 따로 놀면서 끈끈한 가족애가 없어지고 가정불화가 일어나고 안정적이어야 할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없어지면서 정서적으로 불안한 청소년들이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가정불화가 청소년 자살 사망원인의 1위가 되었고, 학업성취 문제, 진로 문제가 그 뒤를 따른다.
20~30대의 경우,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 취업문제 등 미래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 열심히 공부해서 직장에 들어가더라도 대인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서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
중년층은 전 계층 가운데 허리 역할을 하면서 부모 부양과 자녀 교육비 부담 등의 문제와 함께 사업의 실패도 한 요인으로 자리잡게 된다.
노인의 자살은 외롭고 고독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노인빈곤율이 OECD 국가중 1위라는 통계가 말해주듯이 경제문제까지 더해진다. 또한 노인 질병, 집안 역할의 상실 등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 문제가 겹친다.

자살 예방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가능해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까?
이에 대해서 정택수 센터장의 ‘사회 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살에 대한 문제는 소중한 생명에 대한 관심이기 때문에 결국은 안전에 관한 문제 입니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자살에 대해서 개인의 신변 변화에 따른 문제로 치부하면서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손실이 크기 때문에 사회복지 측면에서 거시적인 노력을 해야한다고 봅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일자리 창출, 빈부격차를 줄이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복지 정책 등으로 사람이 살 수 있는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리적인 대책으로 지하철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거나 한강다리의 난간 높이기 등도 일시적인 대책이지만 효과는 있었다.
그러나 근본적인 대책은 사회 구성원이 사람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가족 중 한 명이, 또는 직장 동료이나 이웃이 최근에 우울해 보이거나 슬퍼 보일 경우 잠깐 말을 걸거나 관심을 가져주면 자살 예방이나 고독사 감소에 효과가 있다.
자살은 가족과 같은 공동체가 해체되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가족이 똘똘 뭉칠 수 있는 가족살리기 운동을 사회적으로 전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전국민이 주변 사람을 살펴볼 수 있는 게이트키퍼(생명지킴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라면 자살은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자살 예방에 도움을 주기 위한 사명감으로 설립한 한국자살예방센터
정택수 센터장이 자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3년간의 군생활을 정리하면서부터다.
군 전역을 앞두고 미래 직업으로 심리상담사를 생각하고 있는 중, 자살 문제가 사회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정 센터장이 전역을 앞두고 있을 때 그 해에만 68명의 군인이 자살했다. 군 간부로서의 책임감과 자살예방에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으로 대학원교육을 마치고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그 후 더욱 폭넓은 활동과 사명감을 위해 한국자살예방센터를 2012년 7월에 설립했다.
한국자살예방센터의 주요 업무는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과 심리상담이다. 상담은 정 센터장과의 전화상담이나 홈페이지를 통한 사이버 상담, 그리고 사무실로 방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직접 상담 등으로 이루어 진다. 자살 방지 캠페인을 오랫동안 하다보니 정 센터장의 전화번호는 주요 포털에 알려져 있고, 이를 통한 상담신청 전화가 줄을 잇는다.
상담업무 이외에 심리상담 전문강사를 양성한다. 강사 희망자는 정 센터장이 편성한 이론 교육을 받고 강사능력을 평가한 후 현장(주로 학교)에서 강의하도록 소개도 받는다.
그리고 외부강연이 있다. 자살예방을 위한 전문교육을 받기를 희망하는 기관이나 사회복지단체의 사회복지사 상담스킬 향상을 위한 외부강연을 통해 자살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생명존중세상만들기운동본부」 설립으로 생명살리기 운동 병행 예정
현재 정택수 센터장은 자살예방과 환경운동을 함께하는 「생명존중세상만들기운동본부」를 준비 중이다.
「본부」가 추진하는 사업은 서울에서 투신자살이 많이 발생하는 한강다리(마포, 한강, 원효대교)에 자살 방지책으로 다리 난간에 태양광 판넬을 설치하는 것이다. 태양열 판넬은 평소에는 전기를 생산하여 주위를 밝히는 역할을 하고, 사람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안전판 역할을 하여 자살 방지의 1석2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는 사업구상 단계로 관계자들과 토론을 통해 실효성을 검증하고 있지만, 밑그림이 완성되면 서울시와 해당구청에서 사업제안을 할 예정이다. 이렇게 서울시 주요 한강다리에서 효과가 입증되면 전국의 다리와 자살 명소에 확장 설치할 계획이다.
이렇게 「본부」의 1차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자연ㆍ물ㆍ식품 등 사람과 관련된 생명 운동 등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정택수 센터장은 독자들에게 자살 방지에 대한 당부 말을 남겼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생명만큼은 절대 포기하면 안됩니다.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합시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만 관심을 갖도록 합시다. 자살은 순간이고, 그 순간을 못 넘기면 죽음으로 갈 수 있는 생과 사의 갈림길입니다. 자살을 생각했더라도 주위 사람이 따뜻하게 말한마디라도 하면 그 순간의 위기를 넘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자살예방센터(02-439-2384)
정택수 센터장 (010-6381-7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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