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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어머니 ‘간호 패전기’ <제3편>

기사승인 : 2017-11-06 16:45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2017年 3月 23日 松浦 晋也(마츠우라 신야) / 번역 : 오마니나


나에게 간호생활은, 한마디로 말하면 스트레스와의 싸움이었다.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은 지난 기사에서 쓴 대로 간호 받는 어머니와의 의견과 의지의 불일치다. 치매증인 어머니는,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할 수 없게 된다. 할 수없는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자신이 하려고 하다 사태를 악화시키는 것이다.

커다란 맹점이었던 것은, 간호하는 측도 마찬가지로, "이 사람은 치매"라는 인식을 좀처럼 할 수가 없다는 것. 치매라고 인정해버리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어머니는 왜 이런 걸 하시냐" "왜 이런 걸 할 수 없으시냐"하고 충돌해, 엄청난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었다. 하지만 또 하나, 무시할 수없는 스트레스의 원인이 있다. "간호 받는 측이 과거에 저지른 판단"이다.
분명히 치매라는 병은, 발병했다고 해서 주변이 알아차리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 이전부터 징조는 있지만, 극히 경미해 주변은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과거의 "이상한 일"이 쏟아지는 간호전선

아 치매다 큰일이구나, 그리고 간호가 시작되면, 간호 받는 측이 오래 전부터 쌓아둔, 때로는 숨기고 있던 "이상한 일" "괴상한 사건"이 속출해, 간호하는 측에게 쏟아지게 된다. 제 1회에 쓴 "예금통장을 보면 확실히 인출되었지만, 어디를 찾아도 보이지 않는 현금"은 그 중의 하나다.
파산한 기업과 비슷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와 어머니의 경우는, 또 하나 큰 과거의 부채를 정리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홈쇼핑이다.
가끔 이상한 택배가 어머니에게 온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은, 2014년이 저물어가는 무렵이었다. 그 때마다 "이거 지불해"라며 홈쇼핑용 지불전표를 건네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시키는대로 지불했지만, 대체 무엇을 구매하는 지가 궁금해졌다.

아마 2015년 1월 무렵이었다고 기억된다. 우연히 내가 택배를 받았다. 늘 하던대로, 개봉하지 않고 어머니에게 건네주려고 했지만, 내용물을 확인해보려고 뜯어 보았다.
안에 들어있던 것은 염색약과 지급전표였다. 어머니는 2개월에 1회 정도 미용실에 다니며 백발을 염색하고 있었는데, 뭐지 스스로 염색약을 구입해 본인이 염색했었나..., 그리고 깨달았다. 이 염색약, 본 기억이 있다.

세면대의 서랍을 연다. 과연 그 안에는 똑같은 염색약이 미개봉 상태로 가득차 있고, 아니, 잠깐, 이것 뿐이 아닐 것이다, 해서 찾아보니, 옷장이나 화장품 백 등에 똑같은 염색약이, 그것도 뜯지 않은 새것이 한가득 발견되었다.

이것은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왜 이렇게 사용하지도 않는 염색약이 많이 있는 것인가. 당황해, 염색약을 보낸 판매업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랬더니, 어머니는 "매월 정기적으로 배달"이라는 계약하에 염색약을 구입했다는 것을 알았다. 잠깐만. 왜 염색약같은 것을 매달 정기구입하지. 아무리 한다 해도, 그렇게 자주 쓸 리는 없잖아.

홈쇼핑은 1주일 내라면 반품할 수 있으므로, 판매자에게 "반품"한다고 신청했다.
"이런 경우는 고객의 사정에 의한 반품이므로, 죄송하지만 배송비는 고객부담입니다"
"괜찮습니다. 그리고, 계약도 해지할게요. 많이 있으니까요"

후딱 정리하자. 보내온 상자에 그대로 넣고 테이프로 밀봉해 상품을 반송하고, "휴, 배송비는 아깝지만, 이제 더 이상 낭비는 없겠지"라고 생각한...... 것은 큰 착각이었고, 이것이 시작이었다.

어머니가 홈쇼핑 등의 계약으로 구입한 것은 염색약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관절통에 효과가 있든가 건강식품에, 눈에 좋다는 보충제에, 아미노산이 듬뿍 들었다고 선전하는 식초, 자양강장에 최고를 내세우는 장어 캡슐, 피부 건강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무슨 액에, 건강을 위한 어쩌고 저쩌고 하는 명태 단백질 분말 등등......
 
다시 부엌, 화장실, 그리고 어머니의 화장품 지갑 등을 살펴본다. 그러면, 예외없이, 그런 상품이 쌓여있었다. 어머니는 계약을 하고선, 상품이 오면 사용하지 않고, 대금 만 성실하게 납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숨과 함께, 판매업자에게 전화를 한다. 역시 모든 상품이 "매월 정기적으로 배달되는 계약으로 되어있다"는 대답이었다.
그때마다 나는 계약해지를 해서 자비부담으로 반송했다. 아, 그렇구나, 이것이 치매라는 것이구나. 그래도, 하나 하나 고쳐가면, 결국은 모든 계약을 해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아마 벌써 3월이 되었네라고 생각한, 따뜻한 초봄의 어느 날, 전화기 앞에 수상한 메모를 발견했다. 어머니의 글씨로, 전화번호와 제품 등이 적혀있다. 아주 최근에, 계약을 깨고 반송했던 제품이다.


"몰라, 난 안샀다"며 모르쇠

무슨 일이 일어났구나하고,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증거가 없다. 상품이 도착할 때까지 자제하고 기다린다. 며칠 후, 그 상품이 배송되어 왔다.

"아니, 어머니, 또 뭘 하신거예요!. 이 물건은 한 가득 남아있어서 계약을 취소한 건데!"
물론 어머니는 기억하지 못한다. "몰라. 난 그런 거 안샀는데. 남아 있다니 뭐가" 라며, 시종 모르쇠다. 실은 모르는 것이 아니라 잊어버린 것이지만..... 남아있는 제품을 보여주고 "이건 그만 보내라고 할게요"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

어머니는 텔레비전 쇼핑 프로그램을 보고 메모하고, 전화로 제품을 구입한 것이다. 게다가 또 월별마다 배송해주는 계약이다. 홈쇼핑 사업자에게 "연로한 분이시라서"라고 설명하고 계약을 깨고 반송한다. 이런 일이 2015년 초봄, 몇번이나 반복되었다. 그 때마다 말다툼이 되어, 나도 고함, 어머니도 고함, 둘 다 지쳐버렸다.

알고는 있다. 큰소리를 내어도 어쩔 수가 없다는 것을. 어머니는 기억이 이어지지 않게 되어, 몇번이나 같은 일을 해버리게 되었다. 하지만 난 그것을 받아들이고, 파헤쳐진 구멍을 메꿔 원상으로 되돌리는 작업을 반복해야한다. 커다란 공허함을 느꼈다.

나중에, 공적 간호체제를 이용하게 되어, 우리 집에 케어 매니저나 헬퍼와 같은 복지 관계자들이 출입하게 되고 나서, 이 이야기를 해보았다. 그러자 모두, 한결같이 큰 한숨을 내쉬며 "맞아요, 홈쇼핑은 정말 곤란한 문제입니다. 모두가 상당히 어려워 하고 있답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나이드신 분, 특히 여성은 홈쇼핑을 아주 좋아한다. 익숙해진 사람이 많다. 홈쇼핑이 편리한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 편리하고 친절한 홈쇼핑도, 자신이 치매에 걸려 버리면 문제가 된다.
특히 내가 문제로 삼고 싶은 것은, "매월 정기구입"이라는 계약형태다. 텔레비전 홈쇼핑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유익하고 편리한 월별 계약"이라는 말투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홈쇼핑 업자의 입장에서는, 지속적으로 구입해주면 다음 달의 매출 예측도 가능해져, 비즈니스 모델로서는 훌륭하다. 하지만, 구입하는 측이 매달, 배달되는 상품을 착착 소비하는 것은 아니다. 사업자에 따라서는 "요청이 있으면 상품배송을 1개월 단위로 중지할 수 있다"는 서비스를 하고 있는 곳도 있다. 그러나 치매가 되어버리면, 소비자 측이 치밀하게 제품의 구입양을 조절 할 수가 없다. 기력이 쇠약하기 때문에, 상품이 도착하면 "귀찮으니까 우선은 돈이나 지불하자"고 하게 되는 셈이다.


어떻든 도움이 안되는 정기구입 계약

조금 어려운 얘기를 해본다. 치매 환자나 치매 예비군인 노인에 대한 판매상품 정기구입 계약은, 판매 사업자에게 합법적인 강제 판매의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얘기다.
소비자의 권리는 법률로 보호되고 있지만, 그것은 소비자가 권리를 행사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전제가 된다. 구입하는 측이, 치매, 또는 그것에 가까운 상태에서 지적 능력과 기력이 저하된 노인이라면 어떻게 될까?
특별히 주의하지도 의심도 없이 "편리하다"는 광고를 듣고는, 정기구입 계약에 동의해, 물건이 배달되면 해약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그저 대금을 지불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물론 통신판매사업자가 악의를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원컨대 자신의 비즈니스 형태를 돌아보고, 정기구매 계약을 제대로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란다. 치매 노인의 경제 생활에 중대한 문제이며, 또한 간병을 하는 사람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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