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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척추 수술 공화국

“마비나 대소변장애 없는 디스크는 수술하지 마라”

기사승인 : 2017-10-10 14:35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근육이 뼈를 잡아당기기 때문에 발생하는 병 ‘디스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허리디스크 환자는 계속 증가하여 전체 환자의 25% 가량이 50대 연령층이며, 환자는 35만 명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또한 무리한 운동으로 인한 디스크 파열로 30대 환자들도 많다고 지적한다.

디스크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당기는 근육을 풀어줘야 결과적으로 디스크가 터지지 않지만 실제로 병원에서는 눌린 디스크를 잘라 내거나 약해진 부위를 땜질하여 치료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좋아지지 않는다. 한국에서 디스크 질환 치료에 너도나도 칼을 대어 수술하게 된 것은 척추전문병원들이 생긴 90년대 이후로 그전에는 수술보다는 보존요법이 대세였다고 한다.

지금도 아산병원 이춘성 교수나 삼성병원 이종서 교수 같은 양심적 의사들은 수술은 최후의 선택이며 수핵성형술은 비보험이라 비싸기만 하고 이미 터진 디스크에는 무효한 수술이라고 주장한다. 보험적용이 된다고 해서 디스크가 터진 상태에 하는 진행되는 수술은 별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요통 치료 받지 않아도 ’90% 이상 자연치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윤도흠 교수는 한 해 500여 명의 난치성 척추병 환자를 수술한다. 특히 목뼈 질환과 척수종양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고수’다. 명성이 세계로 퍼져, 환자들뿐 아니라 중국, 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대만,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각국에서 제자들이 ‘한 수 가르침’을 청하고 찾아오고 있다. 환자의 80%는 다른 의사들이 의뢰한 난치 환자이고 마비 직전에 오는 환자도 많아 수술이 잘 돼도 예기치 못한 결과가 나올 때가 있다.

윤 교수는 ‘수술의 고수’이지만 수술 만능론과 거리가 먼 사람이다. 나누리병원 장일태 이사장과 ‘바른척추연구회’를 만들어 척추 치료법에 대해 연구하는 과잉치료를 방지하는 운동을 펼쳤다. 현재 회원 90여 명이 윤 교수와 뜻을 같이 하고 있다. 또 이화여대 정형외과의 김동준순천향대의 신병준, 서울대의 이춘기, 울산대의 이춘성, 연세대의 이환모, 가톨릭대 하기룡 교수와 중앙대 신경외과의 김영백, 경북대 성주경, 신원한, 성균관대 어환, 인천나누리병원 오성훈 교수 등 척추 진료분야 전국의 명의들과 ‘척추포럼’ 등을 만들어 무분별한 수술을 자제하자는 자정운동을 펼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는 “요통 환자의 90% 이상은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아도 자연 치유되므로 기적 같은 효과를 내세우며 한 달 몇 백 만원을 요구하는 치료는 일단 의심하는 것이 좋다. 척추질환은 퇴행성 질환이 많아 무턱대고 수술에 의존해서는 안 되지만 꼭 필요한 수술을 미루는 것도 곤란하다””고 말한다.

척추측만증 수술의 국내 최고 권위자 ‘이춘성 교수’
이춘성 교수의 에세이 『독수리의 눈 사자의 마음 그리고 여자의 손』. 30여 년 동안 외과의사로 살아온 저자가 의사도 모르는 의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그의 책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엉터리 치료, 상업적인 과잉 치료가 활개를 치고 있어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은 척추외과 분야의 문제들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이야기로, 과학적이고 철저한 검증 없이 이루어지는 척추 관련 진료들의 실태를 말하고 있다.

이춘성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주임교수로 척추측만증 수술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한국의 100대 명의’, ‘척추외과 전문가들이 뽑은 베스트닥터 1위’에 선정되었으며, 다양한 연구활동과 수상경력으로 명성이 높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수식어보다 그는 의료계에서 그는 양심을 지키는 의사, 할 말은 꼭 하는 소신 있는 오피니언 리더, 의료계의 불편한 진실을 날카롭게 색출해 집요하게 공격하는 의식 있는 전문가로 더 유명하다.

그는 “척추외과 분야는 의료계의 그 어느 분야보다 검증되지 않은 엉터리 치료, 상업적인 과잉치료가 활개 치고 있다. 돈은 돈대로 버리고, 몸은 몸대로 망가져서 고생하는 환자들을 수없이 많이 보면서 전문가로서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은 일상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이춘성 교수 설명.
("척추 수술을 많이 하고 성공률이 어떻다고 자랑하는 병원은 일단 의심하면 된다. 허리디스크의 8할은 감기처럼 자연적으로 낫는다. 수술 안 해도 좋아질 환자에게 돈벌이를 위해 수술을 권하는 것이다. '획기적인 새로운 시술법'치고 검증된 게 없다. 보험 적용도 안 된다. 결국 환자 입장에서는 돈은 돈대로 버리고, 몸은 몸대로 망가진다.")

검증되지 않은 수술들
한동안 유행했던 '레이저 디스크 수술’, 이는 레이저 고열로 디스크를 녹이는 수술이다. 하지만 이 수술로 좋아질 증상이라면 가만 놔둬도 좋아진다며, 오히려 시술 시 발생하는 고열로 주변의 뼈나 신경이 화상을 입을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또한 로봇 수술, 몸에 흉터를 안 남긴다는 내시경 수술, 5~10분 만에 디스크를 제거한다는 수핵성형술 등이 나왔다가 사라졌으며 요즘에는 '신경성형술'이 획기적인 치료법인 양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신경성형술은 가느다란 관(管)을 몸에 집어넣는데 그 비용만 200만원이 넘는다. 검증된 적 없는 이런 시술에 왜 고비용을 물어야 하나. 이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다. 좀 좋아진 기분이 느껴졌다면 시술 전에 맞은 '스테로이드' 주사 효과일 뿐이다. ‘의료 행위’는 인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과학적인 검증 과정이 몹시 중요하다. 어떤 치료법이 행여 몇몇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고 전체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위험하다. ” 고 이춘성 교수는 주장한다.

그렇다면 척추 수술은 안 받는 게 맞는 것일까?
그는 "척추 수술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 상업적인 의사는 환자에게 늘 얻는 것만 말한다. 수술을 했다면 목에 굴레가 씌워진 것과 같다. 어떤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다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렇게 재발해 또 수술을 받으면 결과는 더욱 나빠진다." 고 말한다. 하지만 수술 받아야 할 환자는 꼭 받아야 한다고도 얘기했다. 가령 척추관 협착증이나 척추측만증이 심한 환자는 수술이 아니고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의료계의 '장삿속' 수술
이렇게 의료계의 불편한 진실을 폭로하는 이 교수에게 반발하는 다른 의사들도 많다. 한때는 한 척추 전문 병원이 이 교수에게 소송을 제기했다가 취소한 적도 있다. 의료계의 '장삿속' 수술에 대해 이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처음에는 양심을 속이고 한다. 그렇게 세 번쯤 반복하면 자신도 그런 시술이 정말 옳다고 믿는다. 사람은 합리적인 게 아니라 자기 합리화를 하는 존재라고 하지 않나."

에세이에서 그는 광고를 많이 하는 의사, 실적 홍보가 심한 의사, 운동선수나 유명 인사를 치료했다고 떠벌리는 의사는 일단 의심하라고 말한다. "흙탕물을 흐리는 미꾸라지는 극소수 의사다. 문제는 그런 의사들이 돈을 잘 벌고 번성하고 젊은 의사들의 모델이 된다. 이 때문에 의료 행위가 왜곡되는 것이다." 보통 그런 의사들의 경력을 보면 대부분 외국 명문대에서 연수해 선진 의료를 배운 걸로 되어있지만 이 또한 과장된 것들이 많다고 한다.

"외국 명문대 병원에서 일주일쯤 어깨너머로 슬쩍 들여다보고 와서는 이력서에 '어느 대학 연수'라고 쓴다. 특정 수술법 세미나에 참가비를 내고 하루 이틀 참석하고도 '수술법 연수 과정 수료'라고 한다. '교환교수'니 '초빙교수'도 하나같이 사기다. 외국 명문대 병원에서 그런 제도를 운영하지 않는다. 드물게 특정 분야의 대가라면 몰라도. 그런 타이틀을 앞세우고 방송에 자주 출연하면 우리 사회에서 스타 의사로 대접받는다."며 한국의 부조리를 꼬집기도 했다.

척수수술을 받기 전 미리 알아두자
이춘성 교수는 에세이에서 척추수술을 받기 전에 미리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이 있다고 한다.
의사가 수술을 권했을 때 성급하게 수술을 결정하지 말고 반드시 다른 전문가로부터 두 번째 필요하다면 세 번째 의견을 얻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두 수술을 하는 쪽으로 일치한다면, 수술을 받아도 좋지만 의견이 일치되지 않는다면 일단 수술을 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상업적인 의료행위가 범람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첫 번째 의사 한 사람만 믿고 무조건 수술을 결정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실제로 어떤 의사들이 척추수술을 권하는 기준을 보면, 60세가 넘은 사람 전체의 1/3 정도가 수술을 해야 한다. 마구잡이로 수술을 권하는 것이다. 다른 의사에게서 두 번째 의견을 들어보는 것은 환자들의 당연한 권리다. 미국과 같은 의료선진국에서는 두 번째 의견을 얻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고, 두 번째 의견을 얻지 않으면 보험의 혜택을 못 받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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