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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 줄 아는 똑똑한 장 <제3편>

기사승인 : 2017-09-04 13:45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 약사 한형선

3. 면역세포를 길들이다 : 자가면역질환과 알레르기

2012년에 미국과 독일에서 흥미로운 실험이 이루어졌다. 사람에게 돼지 편충알을 먹이는 실험이었는데, 류마티스나 아토피 같은 난치성 질환을 앓던 사람들의 병증이 호전되는 결과가 나타나 놀라움을 주었다. 현재 이 편충알을 이용한 신약 개발은 미국과 독일에서 임상이 끝나 FDA의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한다. 놀라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이 실험의 원리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돼지 편충알로 면역질환을 치료하다.
편충 : 쌍기충류에 속하며 맹장에 기생하는 선충이다. 회충 구충 등과 함께 토양 매개의 기생충이며 여러 개의 개체가 기생하면 빈혈, 설사, 복통, 충수염을 일으킨다.

자가면역질환이나 알레르기 같은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의 몸에 어느 날 돼지 편충알이 들어갔다. 몸 안의 면역 세포들이 화들짝 놀랐다. 내 몸을 적으로 알고 적을 내 몸으로 오인하며 혼돈의 싸움을 하고 있던 이들에게 ‘진짜 적’이 나타난 것이다. 말 그대로 비상사태가 벌어졌다. 이내 면역세포들은 집 안 싸움을 중단하고 진짜 적과 싸울 태세를 갖춘다. 정신이 바짝 들면서 이제야 적군과 아군을 구별하게 된 것이다.  

기생충 연구자들에 따르면 기생충의 일부가 인체의 면역 시스템을 자극하여 우리 몸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훈련시키고 올바른 면역 체계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사랑해서 만난 부부라 해도 막상 결혼해서 살면서 수도 없이 부딪치고 싸우면서 서로 남만 못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야말로 부부가 원수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부부 중 어느 한 쪽이 바깥에서 다른 사람들의 공격을 받게 되었다. 이때 남아있는 배우자는 팔짱끼고 잘됐다며 구경하고 있을까? 대부분의 경우 아내나 남편이 똘똘 뭉쳐 외부의 적으로부터 배우자를 구해내려 한다. 외부의 큰 적이 왔을 때야 내부의 부부싸움은 종결되고 공동의 적을 향해 동맹을 하게 된다. 우리가 남인 줄 알고 싸웠는데 알고 보니 같은 운명 공동체인 가족임을 새삼 느끼며 새로운 가정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면역 세포가 정상적으로 거듭나게 되는 원리도 이와 유사하다. 과민해져서 내 몸을 공격하고 아무에게나 싸움을 거는 ‘문제 세포’가 되었다가, 편충알과 같은 더 큰 새로운 적이 나타나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원래 역할로 되돌아 갈 수 있던 것이다. 이런 예를 들여다보면 인간사나 우리 몸속 세포들의 일이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짧은 단식’이 주는 면역 세포 훈련
돼지 편충알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그 약이 나오기를 기다리라는 뜻이 아니다. 면역 세포가 이처럼 훈련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일상에서 면역 세포를 훈련시키는 좋은 방법 중 하나로 ‘짧은 단식’이 있다. 면역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시도해 봐도 좋을 듯하다.

알레르기성 아토피를 앓고 있는 환자가 어느 하루 저녁, 식사를 하지 않고 굶었다고 치자. 내 안에 삐뚤어진 면역 세포가 막 싸울 태세를 하고 있었는데 막상 싸울 상대(항원)가 나타나지 않자 이 면역 세포는 할 일이 없어졌다. 그리고 그 날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 휴식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잠시 싸움은 잊어버리게 되었고 안정을 취하게 되었다. 싸움거리를 만들어 주지 않는 것, 즉 싸움을 걸어오는 항원을 줄여 민감하고 과격해진 세포가 잠시 안정을 찾도록 만들어 주는 것도 일종의 훈련을 통한 세포 길들이기의 한 방법이다.
물론 단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장 점막을 튼튼하게 하고 장에서 일하는 미생물들을 도울 수 있는 몸에 좋은 음식들을 섭취하는 것이다. 올바른 식습관만큼 좋은 길들이기는 없다.

[point : 음식이 약이 되는 습관]
* 장을 건강하게 관리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 *
때로 외부에서 온 침입 세력과 큰 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우리 몸의 주요 에너지원인 영양을 흡수하는 중요한 통로인 장. 평소 어떻게 이 장을 건강하게 관리해야할까?

1. 먼저 입에서 음식을 꼭꼭 씹어 먹는 일부터 시작한다. 충분히 소화가 된 음식을 장으로 보내야 장에서 우리 몸에 흡수될 자격을 만들어 주기가 수월하다.

2. 음식물을 제대로 흡수하기 위해서는 장이 절대로 따뜻해야 한다.  
청량음료, 차가운 물, 인스턴트식품에 노출되어 있는 현대인들의 식습관이 문제가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장이 차가우면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을 먹어도 장 기능이 떨어져 제대로 숙성 발효시킬 수 없다. 몸속에서 쓸모없게 되어 버리고 흡수되는 못한 음식물은 영양은커녕 부패가 되어 독성 물질을 발생시킨다. 복부 비만도 냉증이 가장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물을 끓이면 수증기로 날아가고, 온도가 내려가면 어느 지점에서 얼음이 된다. 자연의 원리도 이와 같아서 온도가 올라가면 에너지로 바뀌고 온도가 떨어지면 다시 물질로 굳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3. 마지막으로 장운동을 활발히 해야 한다. 연세가 지긋한 분이 다리를 다쳐서 병원에 입원을 했는데 다친 다리와 관계없이 폐렴, 패혈증 등에 걸려 돌아가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단순히 면역 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기보다 장시간 침상 생활하면서 장운동이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장에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부패되고 이로 인해 독성물질이 유발되어 병이 나는 경우다. 장 건강을 위해서는 걷고 움직이는 몸의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 움직임이 어려운 환자들에게는 그래서 특히 소화에 도움이 되는 치유식을 먹도록 해야 한다.  

음식으로 치료할 수밖에 없는 이유
장의 기능이 원활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 점막이 튼튼해야한다는 점이다. 방어벽, 그러니까 면역 세포들이 활동할 활동무대가 건강해야 장 기능도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만약 장 점막에 구멍이 뚫리면 이는 장벽이 무너지는 것과 같다. 면역 세포들이 혼란을 겪고 과민하여 긴장하게 되고 이는 질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결국 장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우리 몸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만성 질환의 대부분이 그 시작은 장 건강이 무너지면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단호박과 유황 성분이 많은 양배추는 점막의 상처를 치유하고 장 점막을 건강하게 하는데 효과적인 음식들이다. 또한 장 내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미생물들의 먹이가 되는 과일당이나 미생주스 등을 꾸준히 복용함으로써 장 점막을 튼튼하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음식이 아니고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을까? 약 한 알로 장 점막을 치료할 수는 없는 걸까? 장 점막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외부 음식물이 우리 인체 내로 흡수되는 장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음식물이 소화 흡수되는 과정에서 장의 점막이 약해지고 손상되어 방어벽에 구멍이 뚫린 것을 화학적인 약으로 치료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잘못된 음식습관에 의해서 망가진 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올바른 음식 섭취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 훨씬 쉽고 효과도 빠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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