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일송뉴스Healing

HOME > Healing

프로바이오틱 과연 효능이 있을까?

기사승인 : 2017-09-04 13:41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 닥터 조한경

프로바이오틱, 혹은 유산균이라고 약칭된 다양한 건강보조식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의 장점은 너무나도 많으며 우리 몸의 건강은 장 건강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역설적으로, 장 건강 없이는 건강을 기대하기 힘들다.

신경 써서 음식을 먹고 영양제를 섭취해도 장이 건강하지 않으면 소화나 흡수가 안 되고 약을 먹어도 약효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 몸 면역력의 80%가 장에 있고, 장 건강은 유해균과 유익균(프로바이오틱)의 균형에 달려 있다. 그래서 프로바이오틱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유산균'이란 단어가 수시로 광고에 많이 등장하지만, 정작 현실에서 좋은 프로바이오틱 제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

건강기능성 제품이든 음식이든 '먹는' 프로바이오틱이 효과를 내려면, '대장까지 살아서 도달'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명제이자 숙제이다.

현실에서는 제품 함량에 문제가 있거나 장까지 도달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거나 제조나 유통상의 문제로 인해 전혀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장 건강을 해치는 제품도 많다. 프로바이오틱 제품 복용 시 베네핏을 검증하는 이중맹검 실험에서 "특별한 이득이 없다"는 결과가 자주 나오는 이유다.아래는 프로바이오틱 박테리아들이 살아서 대장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직면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정리해 봤다.

첫 번째 애로사항은 제조와 유통에 있다.
프로바이오틱의 여정은 제조공장에서부터 시작된다. 캡슐이나 알약형태나 음식이나 음료수에 담겨 이동이 시작되는데, 대장까지 살아서 도착하기 위해선 진행하는 내내 살아 있어야 한다. 중간에 말라버리거나 온도가 너무 높으면 쉽게 죽게 된다. 문제는 살아서 발효활동을 하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프로바이오틱도 먹이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프로바이오틱 제품 종류별로 특징

「일반 상온 제품」    
보통 가루 형태로 된 프로바이오틱 균이다. 박테리아의 생존에 꼭 필요한 수분과?먹이가 결여된 상태이다. 상온 보관을 하다보니 온도와 습도에도 취약하다.이런 제품들의 프로바이오틱 균들이 살아 있는지 의심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프로바이오틱이 살아서 활동을 하면 주 활동인?발효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활발한 활동을 통해 발효가 지속되다 보면?캡슐이나 병이 김치가 발효되면서 팽창하듯 터져야 정상인데 보통은 선반위에서 몇 개월씩 잠잠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당수 굶어 죽었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냉장보관 제품」냉장보관을 하게 되면 박테리아의 대사와 성장을 둔화시킨다. 그래서 발효에 의한 '폭발 참사'를 막을 수 있다.

「액상 제품」액체 상태의 제품, 혹은 요거트에 들어 있는 유산균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냉동보관을 하기 때문에 온도와 습도 관리가 잘 되고, 박테리아가 필요로 하는수분과 먹이도 충분한 상태로 생존률이 높아 보인다. 그런데 현실은 먹잇감들이 그리 오래가지도 못 할뿐더러 발효 활동이 활발하다 보니 프로바이오틱이 대사과정에서 배출하는 자체 부산물들이 문제를 일으킨다. 제품의 산도를 높여오히려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살아있는 오징어를 수족관 차에 실어서 현지직송 하는 것 보다 프로바이오틱 균 관리가 더 어렵다는 이야기다. 제조사들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프로바이오틱이 안타깝게도 소비자에게 도달하기 전에 죽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바꿔 말하면 박테리아의 99%가 섭취 이전에 죽는 다는 사실을 제조사도 인정한다는 것이다. 제조와 유통과정을 잘 견뎌내고 살아남은 박테리아들이 있다고 치더라도 더 큰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프로바이오틱이 살아서 대장까지 도달하려면 진짜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바로 위장과 소장이다.

위장에서 분비하는 위산은 pH 1.5~3.5의 강산으로 음식의 소화뿐만 아니라 유해 박테리아의 살균을 담당한다. 프로바이오틱이라고 봐주지 않는 것이다. 프로 바이오틱에게는 매우 적대적인 환경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내가 먹은 유산균이 어찌어찌하여 강력한 위산을 견디고 소장으로 넘어갔다고 해도, 소장에서 갑자기 pH 농도가 확 바뀌는데, 이런 드라마틱한 환경 변화 자체가 대부분의 박테리아에겐 치명적이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소장에서는 소화효소가 분비되는데 이 프로바이오틱도 소화대상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이 험난한 환경을 뚫고 대장까지 프로바이오틱을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해 이중 코팅 된 제품이 만들어지고 나도 이 제품을 선호한다.

요거트를 수저로 막 퍼먹어 봐야 별 소용이 없다. 오히려 유산균이 싫어하는 설탕 잔뜩 들어간 제품들이나 끓여 먹는 청국장의 경우에는 유산균의 사체만 퍼먹는 셈이다. 우여곡절 끝에 살아서 대장까지 도달한 박테리아들도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제부터는 이미 대장 속 환경에 적응해서 살고 있는 수 조 마리의 박테리아들과의 생존경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기존에 있던 박테리아들은 새로 들어온 박테리아들과 먹잇감만 놓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균의 침입에 대항하기 위한 메카니즘으로 새로운 박테리아가 들어오면 자연 항생물질을 뿜어낸다. 이런 자연 항생물질은 아직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신참내기 프로바이오틱에게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결론은 기본적으로 프로바이오틱을 입으로 섭취하는 방법은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바이오틱 제품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예를 들면 항생제 치료를 마친 직후와 같은 상황이다.

이런 여러 정황을 미루어볼 때 프로바이오틱을 지속적으로 먹는 것보다는건강한 장내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장내 환경을 쉽게 어항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어항 청소와 관리를 잘 하고 먹이를 잘 줘서 금붕어들이 자기들 끼리 알아서 건강하게 생육하고 번성할 수 있는환경을 만들어 주면 되는 것이지, 어항에 있는 물고기들을?다 죽이면서계속해서 새 금붕어를 넣어 주는 건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그런데도 일반적으로 우리의 식습관은 힘들게 프로바이오틱을 대장까지 살려서 도달하게 해 놓고 굶겨 죽이기 일쑤이다. 유익균들이 좋아하는 먹이가 바로 섬유질로 과일과 채소 섭취를 늘리면 되는데, 현대인들이 충분한 섬유질을 섭취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오히려 유해균들이 좋아하는 햄, 소시지 같은 가공육과 단백질, 지방을 많이 먹게 된다.

비교적 간편하게 식이섬유를 보충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차전자피인데 차전자피에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그렇다고 프로바이오틱이 무용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제품 찾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재)국제농업개발원  webmaster@iadi.or.kr

<저작권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국제농업개발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