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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생물이 마지막 생존의 열쇠일까?

기사승인 : 2018-10-25 18:36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마이크로바이옴이 뭐예요?
지난 9월에 한국마이크로바이옴협회 창립대회가 있었다. 혹자는 왜 바이오가 아니고 바이옴이냐며 생소한 단어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마이크로( micro)는 아주 작아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크기를 말하고, 바이오(bio)란 그래도 우리에게 익숙해진 단어로 생명체란 말이다. 그런데 바이옴(biome)은 총제적 생물군을 말하는데,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쉽게 말해 우리 눈에 안 보이는 “작은 생명체들”을 일컫는다고 보면 된다.

알고 보면 사실 별것 아닌 단어가 외국에서 들어와 생소하고, 게다가 우리가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포화지경인 우리에게 작아서 눈에 보이지 않아 실험실에서 현미경으로만 들여다보던 미생물은 전문가의 영역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과학이 발달하기 이전부터 우리 조상들은 이미 이 작은 미생물이 등치가 큰 우리 인간과 상생하며 생존하는 우주의 섭리를 잘 이해하고 활용해왔다. 한동안 과학이 걸음마 수준으로 충분히 발달하기 이전, 우리는 이런 놀랍게 발달된 상생의 문화를 폄하하고 무시해버렸던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의 건강과 환경은 회복이 불가능할 만큼 무너져가는 시점에서 과학은 미생물의 생태계의 주요한 역할에 대하여  시야를 넓힌 것이다.

상생에 생명의 진리가 숨어있다
미생물연구는 만물의 영장이라던 인간이 실은 어마어마하게 많아 세상을 채우고 있는 미생물들과 공존하면서 숙주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미생물을 세균으로 간주하여 죽이던 어리석음을 자행하다보니 숙주인 인간도 죽고 생태계도 무너지게 되면서 이제야 상생의 진리에 눈을 조금씩 뜨게 된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벌이 사라지면 인간도 사라진다고 했는데, 토종벌들이 전멸하는 사태가 가까운 것 같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인간의 어리석음 때문으로 벌레와 세균과의 전쟁을 벌이면서 인간을 둘러싼 다른 생명체들 특히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미생물들을 전염병과 부패와 말썽을 일으키는 문제아로 보았기 때문이었다.

상생에서 전쟁으로 모두 죽이는 인간의 어리석음
인간이 곤충과 미생물들과 항생제, 살충제로 전쟁을 벌이는 동안 인간과 만물이 함께 살아가야 할 지구는 병들고 죽어가고 그 위에 사는 만물과 인간까지 병들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인간은 깨닫게 되었다.  생명의 질서는 이런 전쟁이 아닌 상생에 해답이 있으며, 해답을 우리의 조상들은 잘 알고 실천해왔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그 중심에 바로 똥이 있다.

식물은 합성하고 미생물은 분해하는 순환의 원리
식물은 햇빛의 에너지를 가지고 땅과 물, 공기 속의 여러 원소들을 결합시켜 영양분을 합성하는 자연 속 공장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질을 인간을 비롯한 동물들은 먹이로 섭취하여 생존한다. 그런데, 이런 먹이사슬 속에 우리가 몰랐던 존재가 바로 미생물이다.

우리가 먹은 음식물을 분해하여 흡수하기 쉽게 만들고, 흡수하여 생존하게 만드는 많은 과정 속의 숨은 공로자가 바로 미생물이라는 사실을 과학은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미생물과 식물과 동물은 이미 오랜 세월동안 이런 협동작전으로 함께 상생하여온 오랜 친구였다. 미생물은 식물과 동물로 인해 생명을 유지하고, 동식물은 친구인 미생물의 도움으로 생존해왔던 것이다.

식물이 만들어놓은 영양소는 결합체로 미생물은 인간을 비롯한 동물이 섭취한 것을 다시 발효하고 분해시켜 숨어있는 빛에너지를 빼내어 사용한다. 식물의 합성한 것을 미생물은 발효와 부패라는 과정을 통해서 다시 분리해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발효와 부패는 결국 이런 미생물의 분해과정의 다른 양상을 뿐이다.

석유를 바르고 입고, 석유 속에서 잠을 자고 석유를 먹는 인간들
그런데 인간의 어리석음과 이기심이 이런 상생과 자연순환의 질서를 깨뜨리기 시작했다. 불과 1세기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인간은 산업이란 허울로 생명의 질서를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땅 속에 부패되어있던 석유가 산업의 중요한 재원으로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인간은 잘먹고 잘사는 이른바 유토피아가 탄생할 듯 기고만장했다.

석유를 태워 에너지를 내고, 석유(石油)를 바르고(합성물질로 만든 화장품), 석유를 입고(합성섬유), 석유 속에서 잠을 자고(PVC재질로 만든 많은 합성화학물질), 석유를 타고 다니면서 석유를 먹기 시작했다.(화학식이 같지만 다른 석유에서 추출한 합성물질이 첨가된 수많은 식품들)

이 뿐이랴! 페니실린에 고무된 어리석은 인간은 마치 항생물질이 인류를 구원할 것으로 착각하여 항생제, 방부제, 농약, 제초제 등  하루가 다르게 마구마구 수많은 화공약품들을 생산하여 미생물과 식물, 땅과 물, 공기 속에 살포했다. 그 결과 우리는 화공약품으로 잔뜩 독성이 오른 먹거리와 물과 공기를 마시게 되었다.

똥의 자연순환이 깨지다
그런 먹거리와 물과 공기를 마신 우리의 똥은 더 이상 자연으로 순환되지 못한다. 육류에 대한 탐욕으로 공장식 축사에서 길러진 가축들의 엄청난 분뇨도 과거처럼 퇴비가 되지 못한다. 유전자조작, 항생제, 홀몬제로 오염되고, 석유에서 만들어진 각종 합성화학물질들이 범벅이 된 독성 먹거리는 더 이상 미생물의 밥이 되지 못하여 분해되지 않는다.

똥 속에 절반정도가 아직 분해되지 않은 영양소이고, 그 절반 정도가 바로 우리 내장 속의 미생물이다. 똥 속의 미생물들은 우리 몸속에서는 발효로 우리의 생명을 살리고, 땅에서는 부패로 합성된 물질을 환원하여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산업전사이다. 그런데 먹거리가 오염되어 똥이 함께 오염되어서 자연으로 돌려보내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비닐봉투와 페트병, 미세플라스틱이 자연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염려하면서 우리 몸속에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할 몹쓸 것들을 돈을 주고 구입해서 쑤셔 넣는다.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그 몹쓸 것들을 밖으로 쏟아내어 대지와 물을 오염시켜 만물이 생존해야 하는 지구를 더럽히고 있다.

먹거리가 생명을 살리고, 똥이 자연순환이 되도록 해줄 유일한 희망 “마이크로바이옴”
자기 꾀에 넘어간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인간이 세운 바벨탑 중에 가장 높은 탑이 바로 농약과 항생물질이라고 생각한다.
급한 불을 끄자고 만들어 복용한 약품들이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지경까지 왔다.

초기 미생물 연구에서는 인간에게 유익하다고 유익균, 인간에게 해롭다고 유해균이라는 명명을 했지만 더 들여다보니 자연 속에서는 모두가 필요한 존재라고 한다. 단지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유익균과 유해균의 비율이 중요할 뿐인 것이다. 오래 살아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연의 것은 자연으로 돌리는 것도 너무 중요한 일이다.

이런 상생의 원리에서 꾀를 낸 것이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자연위에 군림하려다가 초가삼간인 지구를 다 태우고 있다. 이런 지경에서 한 집 건너 암환자, 어린 나이에 불치병이 넘쳐나는 현실, 불임과 난임이 일상이 된 사회, 당신이 석유 화장품을 바르고, 높은 석유 집에서 잠을 자고 석유 차를 타고 석유 먹거리를 먹으면서 당신 속 미생물들도 함께 석유를 먹으면서 살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변종이 되어가고, 결국 당신과 함께 병들어 죽어갈 것이다.

미생물을 통한 “식탁 혁명”, “농축수산 혁명”, “국민건강 혁명”
생산자와 소비자, 정부와 국민, 너와 내가 따로가 아닌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상생자(相生者)이다.

인체 내 마이크로바이옴도 자연 속 마이크로바이옴도 되살려 자연의 순환을 다시 되살리기 위해서는 농약과 제초제 살포, 항생제와 방부제 사용을 중단하고, 미생물들을 활용한 상생의 길로 나아가는혁명의 깃발을 높이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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