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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뇌는 ‘뿌리’에 있다.

기사승인 : 2018-10-25 18:03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머리가 나쁜 사람을 두고 무뇌아, 새대가리라고 비하하지만, 새는 우리생각만큼 머리가 나쁜 동물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으며, 동물처럼 뇌의 구조를 갖지 않은 식물도 다른 부위에서 뇌의 기능을 하고 생존하고 있다는 것이 과학으로 밝혀지고 있다.

수분, 미네랄 이온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식물의 뇌 ‘뿌리’
스테파노 만쿠스, 엘렌산드라 비올라 공저의 ‘매혹하는 식물의 뇌’에는 식물 뿌리에는 수분이나 미네랄 이온 등 자신이 필요한 물질을 인지한 후 그 쪽으로 뿌리를 뻗어가는 의사결정을 하는 뇌가 있다고 말한다. 뿌리는 토양의 전반적 신호를 받아 세균, 가뭄, 염분 등의 환경 스트레스에 대해 대처하며 생존하고 있다. 동물처럼 명확하게 눈에 띄는 기관으로서의 뇌는 없지만 분명히 외부를 인식하고 그 변화에 적응하는 선택을 하는 뇌의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햇빛을 모니터링 하는 식물의 뇌 ‘뿌리’
서울대 연구팀은 식물의 뿌리가 햇빛의 상대를 분석하여, 잎과 줄기 생장에 적절한 환경을 만든다는 결과를 얻었다. 잎으로 흡수된 햇빛은 줄기와 뿌리의 관다발을 통해 땅 속 뿌리까지 전달된다. 뿌리에 존재하는 피토크롬B(phyB) 광수용체는 뿌리로 전달된 빛을 인식해 HY5 전사인자를 활성화하여 지상부의 잎과 줄기 등 식물 전체 성장에 관여하는 것이다.

동물에게 장내 미생물, 식물에게 뿌리 박테리아(균근균)
뿌리에 기생하는 공생박테리아(균근균)은 마치 동물로 치면 장내 미생물처럼 뿌리와 공생하면서 식물의 생장을 돕는다. 뿌리에 미생물이 없다면 땅 속의 성분들을 제대로 식물이 활용하지 못한다. 장내 미생물과 뿌리의 균근균의 역할은 상통한다. 결국 식물은 뿌리에서 박테리아와 공생하면서 동물 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쿠바에 자생하는 식물 ‘마르크르그라비아 에베니아’ 위성 접시 안테나와 비슷한 잎으로 박쥐의 초음파탐지기에 신호를 보낸다.

식물 생존의 사령관 ‘뿌리’
뿌리는 땅에 박혀 햇빛의 신호를 잎을 통해 수동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 여겨졌지만, 잎에서 일어나는 태양의 빛에너지와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고정시키는 광합성에까지 직접적으로 관장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뿌리는 땅에 굳게 박혀 식물 몸체를 지지하고 생존에 필요한 물과 양분을 흡수한다.

식물에게 산불과 같은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마지막까지 생존하려는 자구책으로 양분의 대부분을 뿌리로 내려 보낸다. 그래서 산불 후에 땅 속의 미생물들과 함께 다시 재건을 하여 생존하게 되는 것이다.

찰스 다윈의 ‘루트-브레인(root-brain)' 가설이 확인되다
진화론의 다윈도 이미 오래전 식물의 뿌리가 동물의 뇌와 유사한 기능을 한다는 루트 브레인 가설을 제시했었다. 박충모 교수는 ‘식물도 지능행동을 하며, 그 중심에는 뿌리가 있다’는 찰스 다윈의 가설을 확인하면서, 뿌리가 식물의 ‘컨트롤 허브’의 역할을 하고 있으니, 농업의 생산성을 위해서 뿌리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아주 느릴 뿐 식물도 움직이고, 생각하고, 고통을 느낀다
동물은 움직여야 생존하고, 식물은 고정되어 생존한다. 하지만 식물의 뿌리가 뇌의 기능을 수행하는 동시에 땅 밑에서는 동물의 발 역할까지 담당한다. 식물은 움직임이 아주 늦고 미약할 뿐이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도 우리의 상대적인 판단기준일 뿐이다.

식물도 보고 냄새 맡고 촉각과 청각까지 가지고 있다는 것이 연구되고 있다. 진화의 방향이 다를 뿐 동물과 함께 지구상에 존재하는 중요한 생명체로, 서로 식물끼리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심지어 친척을 알아보기도 한다고 전해진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식물의 방어 전략은 뛰어서 도망갈 수 있는 동물에 비해 오히려 발달해 있다고 보여 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구상의 동물들을 먹여 살리는 원천을 만드는 가장 현명하고 고마운 존재가 바로 식물이다. 햇빛을 이용해 광합성을 하여 지구를 먹여 살리는 식물에게 생각하는 뇌도 없고, 생각과 아픔조차 모른다는 발상이 어찌 보면 인간의 이기심에서 나온 어리석음과 편협함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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