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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하여 참나무 표고 재배와 농촌교육농장을 운영하는

경남 밀양 「청정표고마실」 권용철ㆍ안순희 부부

기사승인 : 2016-05-01 12:38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지난 2012년 10월, 대구에서 경남 밀양으로 귀농한 권용철ㆍ안순희 부부는 타고난 부지런함과 지속적인 생활개선 의지로 귀농 4년만에 성공적인 정착과 더불어 밀양을 대표하는 농촌교육농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들이 지난 4년간의 노력 끝에 이룬 작은 성공은 귀농 농업인의 귀감이 되고 있다. 

참나무 표고 재배와 둥근대마, 얌빈 등 20여 작물 재배
 

 
 
경남 밀양시 산외면. 「청정표고마실」이라는 입간판의 안내로 농장에 들어섰다. 
농장에는 12동의 표고버섯 재배하우스와 함께 부부 내외가 살고 있는 집, 식초발효를 위한 식초방, 냉동 저장고, 그리고 작년 연말에 완공한 교육장 등이 있었다. 
주인장 권용철(55)氏는 농장 구석구석을 안내했다. 제일 먼저 안내한 곳은 표고버섯 재배하우스. 참나무에 드릴로 구멍을 내고 종균을 심는 원목재배방식이다. 종균이 자리잡고 표고버섯으로 성장하면서 수확할 때까지 18개월이나 걸리는 재배 방식이다. 최근에는 효율성을 중시한 균상재배 방식이 유행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재배 방식이다. 권氏는 “표고는 참나무에서 재배해야 제대로 된 것이 나온다”면서, “균상재배된 곳에서 나오는 표고는 가공품일뿐”이라고 평가절하한다. 표고는 매일 20~30kg씩 수확하는 농장의 주수입원으로 대부분 직거래로 판매되고 있다. 
이밖에도 하우스 주변에 남는 땅에는 다양한 작물을 심었다. 방풍나물이 월동 후 새봄을 맞고 있었고, 둥근마와 얌빈은 새롭게 심을 예정이다. 이밖에도 하수오, 아마란스, 흰땅콩 등 20여 작목을 심는다고 한다. 
“집사람이 요리연구가이고, 이곳은 음식을 주제로 한 체험농장입니다. 표고식초ㆍ전통주 만들기와 다도체험 등 우리가 직접 재배한 식재료로 체험학습을 하기 위해서 다양한 작물을 재배합니다”고 한다. 

귀농 전 표고농가에서 8개월간 일해주면서 몸으로 체득한 표고재배 기술
   
▲ 표고는 부부의 주요 수입원이다. 매일 20~30kg씩 수확해 대부분 직거래로 판매된다.

대구에 살면서 건설회사 현장소장으로 직장생활을 하던 권용철氏는 귀농을 계획하고 있었다. 다만 시기가 문제였다.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농촌에 터전을 잡을 것인가, 아니면 자녀 결혼까지 시키고 늦게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고민 끝에 부부는 2012년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귀농하기로 결심했다. 
권氏 부부는 2012년초, 대구에서 귀농ㆍ귀촌 교육을 받았다. 교육과정에서 생물자원연구소 권중배 소장의 특용작물에 대한 소개에 필이 꽂혀 교육 후에는 안동에 있는 권 소장을 찾아가 직접 물어보고 배우면서 특용작물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
그렇지만 권용철氏가 귀농을 생각하고 먼저 고려했던 작목은 표고였다. 권氏가 현장소장으로 김천市에 근무하면서 인근에 대규모 표고버섯 농가를 알게 되었고, 직장을 정리하고는 그곳 버섯농가에서 8개월간 거의 매일 출근하여 일을 도와주면서 일을 배웠다. 권氏는 타고난 성실함으로 하우스 짓는 일부터 종균 주입하고 표고를 수확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모두 몸으로 체득하게 되었다. 
귀농할 장소에 대해서는 당시 살고 있던 대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의성, 구미, 안동 등 경북지역을 고려했다. 그러나 고향 친지와 친구가 ‘아버님이 물려주신 땅이 있는 고향 밀양이 어떻겠느냐’고 해서 마음을 바꿔 밀양으로 귀향하기로 했다. 
밀양으로 귀농한 초창기에는 살 집이 없어 친척집 방 한 칸에서 기거하면서 표고하우스를 짓고 표고 재배를 위한 참나무를 들였고, 동시에 살 집을 지었다. 지금 농장에 세워진 하우스를 비롯해 집, 창고, 교육장 등은 모두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권氏가 직접 지었다. 

안주인 안순희氏, 늦게 배웠지만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 조리관련 자격증만 13종

   
▲ 안순희氏에게 농장 주변은 주요한 식재료 생산지이다. 제철 생산된 각종 꽃, 줄기, 뿌리 등 50여 종의 식재료를 건조시켜 갈무리 해 놓는다.

안주인 안순희(54)氏는 대구에 살면서 자녀 3명과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남편인 권氏가 현장소장으로 일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어 안氏는 실질적인 가장 노릇을 하게 되었다. 정신 없는 가사노동에 몸까지 아프게 되면서 ‘내 아픈 몸을 치료하는 음식이 있지 않겠나?’라는 생각에 관련된 공부를 하기 위해 49세의 나이에 대구과학대학 식품영약학과에 입학하였다. 동급생들 중에서 안氏는 가장 나이가 많은 ‘왕언니’였다. 
늦게 시작한 공부였지만 할수록 더 욕심이 났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면서 영양사 자격증을 포함해 한식, 양식, 중식, 일식, 제과제빵, 복어 등 조리사 자격증과 조리관련 실기교사 교원자격증까지 13종의 자격증을 졸업할 때까지 획득했다. 졸업 성적도 우수해 2등으로 졸업했다. 
밀양에 와서도 안氏의 공부는 계속되었다. 농장 주변에 피고 지는 각종 꽃과 산채를 이용한 먹거리를 연구했다. 특히 발효에 대해서는 관련 강좌가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 배웠다. 작년부터는 밀양시 관내의 중학교에 방과후 수업에 일주일에 두 번 출강하여 요리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표고식초와 각종 장아찌 개발하여 선보이고, 농촌교육농장을 통해 소통
안순희氏는 표고를 수확할 때 상품성이 없는 잔챙이들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보고 ‘표고를 이용해 식초를 담가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호기심에서 시작한 표고식초와 20여종의 장아찌를 체험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는데, 호평일색이다. 
또한 작년에는 지역축제인 ‘밀양아리랑대축제’에서 부대행사로 열린 밀양향토음식경연대회에서는 ‘표고탕수, 표고장아찌’를 선보여 당당히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남들은 경연대회에 나가면 가장 좋은 식재료를 이용하지만 안氏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잔챙이 표고를 이용해 멋진 작품을 완성하면서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안순희氏는 표고 구매를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에게는 자신이 담근 차와 장아찌를 선보이면서 아낌없이 주면서 푸짐한 고향의 맛과 덤을 선사하고 있다. 또 재구매를 하는 고객에게는 자신이 만든 꽃차 샘플을 함께 보내면서, ‘새봄엔 목련차를 드셔보시라’, ‘지금은 생강차가 좋아요’ 등의 손편지를 표고와 함께 동봉하는 정성을 보인다. 

   
▲ 표고식초는 쌀과 잔챙이 표고로 술을 담근 후 더 발효시켜 완성된다. 가장 많은 정성이 들어가고 가장 호평을 받는 상품이다.
대구에서 고향인 밀양으로 귀농한지 4년. 권용철ㆍ안순희 부부가 운영하는 ‘청정표고마실’은 아직도 손볼 곳이 많다. 농장 안팎도 정비해야 하고, 표고를 이용한 더욱 다양한 응용도 더 해봐야 하고, 체험객을 위한 교육프로그램과 요리실습 재료도 더 손봐야 한다. 
제2의 인생을 위해 귀농하면서 ‘힐링’이 되었다는 권용철ㆍ안순희 부부는 농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김신근 기자  pli00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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