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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빈 공심채를 아시나요?

지구온난화에 따른 대체작물로 부각, 동남아시아에서는 국민채소로 불릴만큼 인기

기사승인 : 2015-08-01 21:48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상승은 농가에 새로운 고민을 안겨 주고 있다. 급격한 기온 상승으로 주요 작물의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다는 뉴스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의 여름은 이제 동남아국가의 기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껴질 정도다. 농가 입장에서는 이러한 기온 변화가 반갑지만은 않다. 작물의 생장이 예전 같지 않고 낯선 병충해와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작물로 바꿔야 할지 고민하지만 재배방법을 새롭게 익히고 판로도 개척해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온난화 대비 작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물이 있다. 바로 동남아시아의 국민채소인 공심채이다. 공심채는 중국 남부, 동남아시아에서 재배되는 여름 채소로 고온을 좋아하며 수분이 많고 습한 곳에서 잘 자란다. 줄기의 가운데가 비어 있다고 해서 공심채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작물은 원산지에서는 국민채소라 불릴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 공심채를 재배하고 있는 농업회사법인 지평의 김성운 대표가 공심채를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 공심채를 하우스에서 재배한 모습. 모종을 길러 하우스에 정식하여 기르면 기온 차이 때문에 초기에는 가운데 부분이 훌쩍 크게 자라지만 시간이 흐르면 균일한 크기가 된다.
는 여름철에 채선당에 공급할 채소가 부족해서였다. 김 씨는 2012년부터 채선당에 연중 친환경채소를 납품해왔는데 가장 고충이 큰 시기는 여름철이었다. 납품하는 채소의 대부분이 벌레가 좋아하는 십자화과 채소이기 때문에 해마다 벌레와 전쟁을 치러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해마다 반복되는 폭염과 태풍으로 수확량은 애초에 계획했던 수확량에 크게 못 미쳤다. 여름과의 전쟁에서 이겨내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그래서 수소문 끝에 전라북도농기원에서 아열대 채소 <공심채>를 보급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순간 바로 이거다 하는 느낌이 왔다. 아열대 채소이니 더위를 피하기 위해 고랭지로 갈 필요가 없다는 점도 매력적이었고, 중부지방에서 아열대성 채소를 기르면 생산비를 낮추고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겠다고 판단을 해 시험재배를 하였고, 그 결과는 꽤 만족스러웠다. 

본격적으로 공심채를 재배하기로 결정했지만 첫 상업재배라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렵사리 아시아종묘의 <공심채*리아오>를 구하는 데 성공하였지만 그때부터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됐다. 우선 파종방식부터 결정해야 했다. 시험재배 때의 경험을 살려 직파와 모종을 길러 정식하는 방법을 병행하기로 했다. 일반 채소와 달리 직파를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지만 적정거리가 확보되지 않으면 상품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모종의 간격이 너무 떨어져 있어도 상품성이 떨어지므로 적정 간격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북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최적의 재식 거리는 20cm×15cm(재식밀도 33주/m2)라고 한다. 
하우스재배와 노지재배의 경우 6월 파종기에 일교차가 커 하우스재배가 유리했다. 하우스에서 재배하면 
   
 
난방을 하지 않아도 일정 정도 가온효과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도 차이라도 해도 열대작물인 만큼 온도가 높은 게 유리하다. 
수확은 일반적으로 한두 마디 정도 남기고 가위로 자르는 방법이 좋다고 알려졌지만 그보다는 밑동까지 바싹 자르는 게 낫다. 공심채를 수확하고 나면 새로운 줄기가 나와 자라는데 수확한 줄기가 남아 있으면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공심채를 수확한 뒤 새 줄기가 자라는데 20일가량이 지나면 수확할 수 있는 크기가 된다. 9월 이후에는 기온이 떨어져 재배가 어려우므로 이론적으로 6월에 정식하면  3~4회 수확할 수 있는 셈이다. 공심채는 수분 관리를 잘해 주고 야간기온이 10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잘 관리해 주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정가격이 형성된다면 재배농가 입장에서는 차세대 여름 채소 작물로 높은 잠재력을 가녔다고 볼 수 있다. 저장 또한 다른 쌈채류 채소에 비해 뒤지 않는 편이며, 저온창고에서 보관할 경우 2주일 이상이 경과해도 신선한 상태가 유지된다.

공심채는 베타카로틴을 비롯해 비타민 A, B, C가 풍부하고 칼슘과 철분, 칼륨 같은 미네랄도 많이 들어 
   
▲ 공심채를 수확할 때는 밑동까지 바싹 자른다. 잘린 줄기의 가운데가 비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있다. 따라서 성장기 아이들과 다이어트 하는 이들에게 잘 맞는다. 최근에 TV 등에서 공심채를 소개하면서 이러한 영양소를 강조하여 기능성 채소로 알려지면서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생김새는 미나리나 쑥갓과 비슷하지만 특유의 향에 대한 호불호가 뚜렷한 두 채소와 달리 향이 없고 담백한 맛과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 때문에 각종 요리에 활용되고 있다. 김 씨가 채소를 공급하는 채선당에서는 공심채를 샤브샤브 재료로 이용하고 있다. 입맛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손님들로부터 검증을 받고 있는 단계지만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한다. 그러나 채선당의 노력만으로는 공심채를 대량 보급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이다. 이에 김 씨는 개인적으로라도 공심채 수요를 늘리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던 중 다양한 메뉴 개발이 선행되어야 함을 깨닫고, 수요자들의 자발적인 메뉴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파워블로거들을 대상으로 공심채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개최하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다수의 파워블로거들이 이벤트에 응모하여 이틀 만에 준비된 양이 소진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앞으로 더 많은 홍보를 통해 공심채를 알리는데 앞장설 계획이다.”며, “아열대 작물인 공심채를 재배하는 농가가 늘어나 농가소득 증대로 이어졌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라고 말을 전했다.

(재)국제농업개발원  webmaster@iad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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