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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파라거스는 무농약, 고수익의 효자작목입니다!”

강화군 아스파라거스 재배 1호, 청야농원 최은숙氏

기사승인 : 2015-05-01 08:29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서양인이 즐기는 채소와 과일이 우리네 먹거리로 대중화 되는 사례가 많아졌다. 이들은 토마토, 파프리카, 브로콜리, 블루베리, 멜론, 아스파라거스 등 이름마저도 한국화되지 못했지만 우리들 식생활에는 없어서는 안될 채소와 과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중에서 아스파라거스는 비교적 늦게 대중화되었지만 독특한 향과 맛, 그리고 풍부한 기능성으로 ‘귀족채소’라는 명칭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재배농민들에게는 고소득을 안겨주는 효자작목으로 꼽히고 있다. 강화도에서는 처음으로 아스파라거스를 재배하기 시작한 최은숙(50)氏는 요즘 매일 아스파라거스 수확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3월말부터 수확, kg당 25,000~35,000원 받아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사면. 바다 건너편이 북한땅이라는 이곳은 최은숙氏의 하우스가 가지런히 자리잡은 곳이다. 
8동의 하우스 가운데 6동의 하우스에는 아스파라거스가 재배되고 있었고, 나머지 2동에는 취나물(레드취)과 민두릅이 각각 재배되고 있었다. 
하우스 안에 들어가 보니 계분퇴비와 유박으로 두툼하게 쌓아 올린 두둑에 아스파라거스가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져 있다. 다비성작물인 아스파라거스는 가을 수확이 끝나면 왕겨가 많이 포함된 육계용 계분퇴비와 유박을 섞어서 이불을 덮어주듯이 두툼하게 덮어 겨울을 난다. 겨울동안 충분한 양분을 흡수한 아스파라거스는 새봄부터 여러 개의 어린 순을 쑥쑥 올려보낸다. 
“새끼 손가락만한 어린 순(맹아)이 올라오고 나서 3~4일 지나면 25cm 내외의 상품성 있는 아스파라거스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지난 3월말부터 수확하고 있는데, 4월 중순에 들어서는 매일 30kg이상씩을 수확하고 있습니다.”
최氏가 방금 수확을 마친 플라스틱 박스에는 아스파라거스가 한 가득 채워 있었다. 선별기나 포장기 없이 수작업으로 포장한 아스파라거스는 농협 공판장에 납품하고 있다. 공판장에서는 6개(150g)씩 소포장해서 3,500원씩에 판매되고 있다. 
“현재 kg당 15,000원에 받고 있는데, 좋을 때는 25,000~35,000원까지 받았습니다. 생산량 대비 가격 면에서 가장 월등한 고수익 작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처럼 아스파라거스 가격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5월 이후부터는 제주를 비롯한 남부지역은 물론 강원지역에서도 본격적으로 출하되기 때문에 kg당 5,0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그러다가 6월부터 남부지방의 아스파라거스가 생육을 위해 입경(立莖)을 하면서 1개월 이상 출하를 하지 못하면 전체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다시 kg당 10,000원대를 회복한다고 한다. 

강화에서 최초로 재배 성공, 귀농인이나 노약자에게 적합한 효자작목

   
 
최은숙氏에게 강화는 고향도 아니었고 농업에 관계된 일도 하지 않았다. 
최氏가 강화에 정착한 것은 20년전. 남편 진철수氏와 함께 주유소 경영을 위해서였다. 그렇게 주유소 경영을 13년간 하다가 절친한 지인에게 사기를 당해 전재산을 날리는 비극을 맞았다. 최氏는 낙심했지만 주저앉아 있을 수 없어서 시작한 것이 농업이었다. 
“큰 자본 없이 몸만 부지런하면 할 수 있는 농업이 당시로서는 최선이었습니다.”
최氏가 처음 시작한 것이 소나무, 헛개나무, 옻나무 등의 모종 판매였다. 종자를 파종하고 묘목 새싹이 올라오면 포장해서 분양했는데, 회전율이 빨라 금전적으로 도움이 된 것은 물론 무엇보다 농사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이후에는 작물의 범위를 넓혀서 절임배추, 찹쌀보리, 콩, 상황버섯, 느타리버섯 등을 재배하여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선원면에 청야농원이라는 농자재ㆍ모종 판매장을 운영하면서 양사면에서 하우스를 하고 있다. 
최氏 부부가 아스파라거스를 만나게 된 것은 운명적이었다. 이들 부부가 강화에 있는 사찰을 갔다가 텃밭에 심어진 아스파라거스를 우연하게 목격하게 되었는데, 아스파라거스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스님에게 무엇이냐고 물어보았고, 스님은 ‘미국에 갔다오신 신도가 씨앗을 주길래 심었더니 죽지 않고 잘 살더라’는 말을 듣고 강화에서도 아스파라거스 재배가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게 되면서 아스파라거스 농사를 마음먹게 갖게 되었다. 
이렇게 아스파라거스 재배가 강화군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최은숙氏 부부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서 강화군기술센터에 제출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재배면적이 적어도 1ha이상 나오지 않으면 지원이 곤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최氏 부부는 낙담하지 않고 자비로 아스파라거스 농사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2012년 봄에 아스파라거스 파종을 위해 일본계 종자회사인 사카타종묘(주)에 종자를 문의해 보니, ‘수요가 딸려서 1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담당자 말에 멈칫했으나, 이어서 아시아종묘(주)에 다시 문의한 결과 원하는 종자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확보한 종자는 아시아종묘(주)의 ‘탐라웰컴’이었다. 이렇게 확보한 아스파라거스 종자를 500평의 면적에 파종했고, 그 해 가을에 햇순이 올라오게 되었다. 마침 방문한 지인들이 신기해 하면서 구입하고자 하여 kg당 25,000~30,00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이후 최은숙氏는 강소농 교육과 강화농업대학을 수료하면서 농업경영인의 마인드를 키웠다. 그러면서 농업인맥을 넓혀가면서 아스파라거스 관련 보조사업을 신청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기술지원에 난색이었던 강화군농업기술센터에서도 작년부터 종자를 지원하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 매일 수확한 아스파라거스는 농협공판장에 kg당 25,000~3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현재 강화군에서 아스파라거스를 재배하는 농가는 전체 6농가에 재배면적은 1ha 미만이다. 최은숙氏가 가장 먼저 시작했고, 나머지 농가도 최氏가 권유해서 시작한 농가들이다. 최氏는 아스파라거스 농사가 어렵거나 힘들지 않으면서 고수익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무농약 농사에 풀만 뽑아주면 4월부터 10월까지 꾸준하게 수확할 수 있고 수명이 15년이상 되면서, 꾸준하게 돈이 되는 효자작목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농사일에 익숙하지 않은 귀농인이나 활동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에게 최적의 작목이며 노후 대책으로 안성맞춤이라고 이야기 한다. 
식품기업인 CJ나 농협에서 납품을 의뢰하지만, 그들이 필요한 물량을 재배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보다 많은 농업인의 참여가 요구된다. 

자가 채종한 ‘레드취’, 새로 시작하는 완수토마토 등 꾸준하게 노력하는 농업인
최은숙氏의 하우스 1동에서는 취나물이 재배되고 있는데, 잎의 뒷면이 붉은색을 띄는 독특한 취나물이다. 2013년 최氏의 지인이 건네준 것을 발전시킨 것인데, 산나물 맛이 나는 특징이 있다. 이것을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노점상 할머니들의 말로는 ‘산에서 채취한 것으로 알고 사간다’고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매일 12kg씩 수확하고 있는 취나물을 최氏는 ‘레드(red)취’라는 이름으로 국립종자원에 품종등록을 출원해 놓은 상태이다. 
여기에 올해는 하우스 1동을 신축하고 완숙토마토를 시작한다는 최은숙氏. 이번 취재를 통해서 한 농업인의 아주 작은 성과이지만, 꾸준한 노력 끝에 의미있는 결실을 얻고 있는 우리 농업의 현장 모습을 보게 되었다. 

청야농원
인천광역시 강화군 선원면 창리 316-15
☎ 032-934-4832

김신근 기자  pli00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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