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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머루 재배와 와인 제조, 와이너리 투어로 각광받아”

파주 감악산 산머루농원 서우석ㆍ서충원 부자

기사승인 : 2015-04-01 08:02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경기도 서북단에 위치한 파주는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군사분계선을 마주한 군사도시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예술과 문화인이 참여한 헤이리 마을부터 남부 프랑스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프로방스 마을, 그리고 대형 아울렛이 들어서면서 수많은 방문객이 줄을 잇고 있는 문화와 관광의 도시로 명성을 얻고 있다. 
그리고 파주시 적성면 감악산 자락에는 대한민국 최초로 머루를 재배에 성공하고 여기서 생산된 머루로 와인을 만든 산머루농원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와이너리 체험장까지 갖춘 ‘산머루농원’은 2014년 농식품부에서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한 곳이기도 하다. 
 
   
 
파주시 적성면에 위치한 산머루농원을 방문한 것은 꽃샘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렸던 3월 초였다. 
감악산 자락에 자리잡은 산머루농원은 사시사철 일조량이 많고 배수가 잘 돼 산머루를 재배하기 적합한 환경이다. 산머루농원은 산머루를 재배해서 산머루와인, 머루즙, 머루쨈 등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머루와인 제조시설, 머루와인 저장시설과 체험 및 시음 시설, 그리고 오토캠핑장까지 다양한 시설이 있다. 지금의 산머루농원을 만든 장본인인 서우석 회장은 “창고 여러 개 지은 것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최근에는 머루와인의 생산지와 더불어 머루와 관련된 체험거리를 개발해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체험농장으로 명성이 높다. 여기에는 서우석 회장의 명성을 잇는 그의 아들 서충원 대표가 2세 경영인으로서 부친이 생각 못했던 참신한 아이디어와 추진력으로 이룩한 성과이기도 하다. 

1979년 국내 최초로 야생산머루 재배 성공
   
 

서우석 회장이 파주에 정착한 것은 1977년이었다. 흑염소를 키우기 적당한 곳을 찾아 파주를 찾은 서 회장은 감악산에서 울타리 조차 없이 완전방목 상태로 흑염소를 키우기 시작했다. 서 회장은 그렇게 흑염소와 함께 보내면서 감악산 일대를 다니던 중 야생 산머루 군락지를 발견했다. 
탐스럽게 익은 산머루를 맛본 서 회장은 “야생 상태에서 이렇게 탐스럽고 맛있는데 사람 손이 가면 보다 많은 산머루를 수확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산머루가 잘 달린 12주의 나무를 평지에 옮겨 심었다. 이후 열심히 돌봐서 1주도 죽이지 않고 살렸지만, 정작 산머루는 한 송이도 열리지 않았다. 이상하게 생각한 서 회장은 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 곳에 알아봤지만 당시에는 산머루를 연구하는 기관이 없어 애를 먹었다. 
그러던 중 남양주에서 20여년 전부터 야생산머루를 개량했다는 민간육종가 김홍집氏의 존재를 알고 찾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김홍집씨는 껄껄 웃으며 머루는 암나무와 숫나무가 있는데 숫나무에 꽃이 피고 꽃가루가 암나무에 전달되어야 교배가 되고 열매가 달리는 이치를 설명해 주었다. 또한 자신이 개량한 머루를 추천했다. 서 회장은 주저없이 주당 1500원에 1500주를 구입해서 1500평에 심었다. 당시 시세로 보면 너무 비싼 가격에 샀다고 주위에서는 평가했지만 서 회장은 한 번도 바가지를 썼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김홍집氏의 20여년 동안 연구하고 고생한 대가를 지불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후 머루나무를 재배하는데 있어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재배방법을 정립하여 국내 최초로 머루재배단지를 조성했다. 지금도 산머루농원은 8,000평의 머루 재배단지가 있고, 적성면 지역 49개 농가 15만평에서 재배되고 있다. 또 서 회장이 성공을 이룬 후에는 전북 무주지역, 강원 지역 등 머루재배를 희망하는 농가에 자신의 노하우를 전파하여 국내에서 머루 대중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머루 재배나 와인제조 보다 힘들었던 와인판매, 체험농장으로 전환

   
 

머루를 가공한 머루즙과 머루와인 판매는 머루재배보다 힘들었다. 
농부는 농사만 잘 하면 되는 줄 알고 판매는 저절로 되는 줄 알았지만 정작 생산보다 더 어려운 것이 판매였다. 
대규모 주류회사가 아닌 작은 영농조합법인에서 만든 와인이 시장에 출시하자 마자 대박이 날리는 없었다. 서 회장은 머루즙과 머루와인을 내놓고 각종 식품전시회에 꾸준히 참석하는 등 인지도를 높여갔다. 다행히 1990년대부터 웰빙 바람이 불면서 와인 소비가 늘었고, 이어서 포도로 만든 와인보다 머루로 만든 와인이 더 좋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머루와인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졌다. 
그러면서 산머루농원의 인지도는 점차 높아져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않아도 각국의 바이어가 산머루농원을 알고 찾아와 수출상담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일본(1998년), 싱가폴(1999년), 미국ㆍ홍콩(2005년) 등에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또 머루 소비자를 감악산으로 불러들이는 「3場(농장, 공장, 시장)」의 통합만이 농민 소득이 극대화될 것이라는 (재)국제농업개발원 이병화 원장의 권유를 받아들여 산머루농원을 관광농원으로의 전환을 모색했다. 

주말에는 내국인, 평일에는 외국인이 방문하는 와이너리 체험투어로 발전

   
 

체험농장으로의 발전은 아들인 서충원 대표가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했다. 
한국농수산대학교 1기 졸업생인 서충원 대표는 2000년 졸업과 동시에 후계농으로 선정됐다. 그는 졸업을 준비하며 세운 사업 계획을 산머루농원에 접목시켜 나갔다. 
다만 전국 체험농장이면 어디에서나 하는 떡메치기, 염색하기 등과 같은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을 지양하고 산머루농원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했고, 이를 시행했다. 
2009년부터는 본격적인 체험장을 개설하고 체험객 위주의 관광을 접목시켜 나갔다. 단순한 수확체험에서 벗어나 나만의 와인 만들기, 초콜릿 만들기, 머루쨈 만들기 등 머루를 활용해 가족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차별화된 체험을 개발했다. 특히 나만의 와인 만들기는 이곳의 명물 체험거리가 됐다. 숙성발효 완료된 와인을 직접 병에 담고 포토존에서 본인의 사진을 찍어 라벨링해 가져가는 단순 체험이다. 하지만 자신만의 개성 넘친 와인을 가져가는 체험객은 산머루농원을 쉽게 잊지 못하게 된다.
서 대표는 “체험을 비롯해 공연, 축제 등을 통해 머루와 함께 하는 스토리를 부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농산물이 생산되듯 체험, 관광도 소비자의 시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농원 주변의 천혜 자원을 활용해 캠핑장을 조성하고 바비큐 장작, 그릴 등을 판매ㆍ대여했다. 캠핑장을 찾는 이들은 자연스레 산머루농원 와이너리를 투어하게 됐고 수확에도 참여했다. 주5일 근무 확산과 캠핑족이 늘면서 캠핑장은 비수기에도 캠핑족들로 활기를 넘쳤다. 캠핑장에는 텃밭을 마련해 각종 채소를 캠핑장을 찾은 고객이 맘껏 따먹으며 농촌의 푸근한 정과 인심을 느끼게 배려했다. 그렇게 해서 블로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소통에 적극적인 캠핑족들이 올린 산머루마을 팜스테이 후기가 온라인에서 널리 입소문을 타면서 더욱 유명해 졌다.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다보니 평일에는 한가하고 휴일에는 북새통이 이어지는 비효율성이 있었다. 국내 손님만 방문하기 때문이었다. 내국인 체험객들은 몰리는 주말과 방학, 휴가철을 성수기로 보면 그렇지 않은 비수기와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눠지면서 자원의 효율적 활용에 대한 아이디어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가운데 주변 관광지인 임진각에 가보니 외국인 관광객 버스가 상당히 많았다. 서 대표는 주말ㆍ평일 구분 없이 몰리는 외국인을 보면서 이거다 싶었다. 이후 서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썼다. 경기관광공사에 도움을 요청했다. 한류 열풍으로 인해 드라마 촬영장소 등이 외국인 주요 관광지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경기관광공사가 중국, 대만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세일즈에 서 대표는 동행했다. 현지 여행사에 산머루농원의 와이너리 투어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2013년 10월 외국인 관광객 300명이 산머루 농원을 처음 찾았다. 식당도 증축했다. 메뉴는 당연히 산머루를 활용한 식단이다. 산머루 고추장 비빔밥, 산머루 국수, 산머루 쨈을 바른 샌드위치 등이다. 지난해 산머루 농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무려 6만여 명에 이른다. 내국인 체험객의 4배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캠핑과 체험은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자연스럽게 마을과 제품을 보고 즐길 수 있으며, 현장판매로 인해 매출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을 통해 우리나라 농산물의 판로를 넓히는 새로운 홍보 수단이 될 수 있어 서충원 대표는 앞으로 체험프로그램을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

산머루농원(www.sanmeoru.com)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객현리 67-1
☎031-958-4558

 

김신근 기자  pli00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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