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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DMZ펀치볼영농조합법인 최창성 대표

펀치볼의 매서운 겨울바람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 명품 시래기가 완성된다

기사승인 : 2015-01-01 21:41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겨울이 오면서 대표적인 가을 갈무리 음식으로 무청을 말린 시래기가 주목받고 있다. 김장을 담그면서 부산물로 얻어지는 시래기는 옛날부터 귀한 음식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시래기는 색과 모양이 고운 편이 아니고 재료로 하는 음식이 나물이나 국, 찌개 같은 일상적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해왔다. 그러나 요즘은 달라졌다. 시래기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웰빙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철분이 많아 빈혈에 좋고 칼슘과 식이섬유가 많아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동맥경화를 예방하며, 다이어트에도 좋은 건강식품이다.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에서는 일교차가 큰 지역의 날씨를 십분 활용해 시래기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주)DMZ펀치볼영농조합법인(이하 ‘(주)DMZ펀치볼’)의 최창성 대표를 만나보았다. 
 

여의도 면적의 7배의 펀치볼,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서 농산물 품질은 최고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민통선에 인접한 이곳은 예전 같으면 꼬불꼬불 산길을 넘어가야만 갈 수 있는 오지 중에 오지였다. 그러나 서울-춘천간 고속도로와 춘천-양구 사이의 배후령 터널이 개통되면서 이제 서울에서 양구는 2시간 반이면 갈 수 있다. 
펀치볼이라고 불리는 이곳의 원래 명칭은 해안분지(亥安盆地)이지만 한국전쟁때 외국 종군기자가 봉우리에서 분지 쪽으로 내려다 본 풍경이 마치 커다란 펀치볼(Punch Bowl, 화채그릇)을 닮았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 지금까지 더 잘 알려지게 되었다. 
볼의 바닥 면적이 여의도 면적의 6배 크기라는 펀치볼은 우리나라에서 보기드문 고산 분지로 일교차가 극심하다. 11월초의 경우 낮에는 15℃ 이상인데 밤에는 거의 영하로 떨어진다. 이렇게 일교차가 심한 땅에서는 재배되는 채소와 과일은 모두 맛있다. 작물이 따뜻한 낮에는 활발하게 광합성을 하여 영양분을 잔뜩 생산하고 갑자기 추워지는 밤에는 그 영양분을 소화하지 못하고 제 몸에 축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펀치볼 수박, 포도, 호박 등은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 

시래기 전용 무를 심어 10월 중순 수확후 60일 이상 덕장에서 건조

   
▲ 양구 펀치볼에서 재배되는 시래기무는 시래기를 얻기 위한 무이므로 시래기 수확후 무의 뿌리는 이듬해 농사 전에 갈아엎어 버린다.

해안면 농민들은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김장용 배추와 무를 많이 생산했다. 몇몇 농가가 무시래기를 생산해 높은 소득을 올리면서 감자, 옥수수 후작으로 무청 전용 시래기무를 심기 시작했다. 

시래기무란 시래기만을 얻기 위해 재배되는 무로 무의 뿌리는 이듬해 농사 전에 갈아엎어 버린다. 시래기를 얻기 위한 무이므로 무뿌리는 작고 무청은 무성하게 자라는 품종을 골라 심는다. 

시래기무는 8월 중순에 파종한다. 전작으로 심었던 감자와 옥수수를 수확한 후에 바로 파종한다. 이후 60일간의 생육기간을 거쳐 10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한달 여간 수확한다. 

“10월 중순부터 이곳에는 서리가 내립니다. 시래기는 서리를 맞으면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부드럽고 푸르스름한 색이 잘 납니다.”

이렇게 수확된 시래기는 덕장이라는 건조장에서 말리는 작업을 거친다. 좋은 시래기는 우수한 품종이 재배되어 수확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찬바람과 따뜻한 햇볕에 번갈아 가며 제대로 건조되어야 비로소 좋은 시래기가 될 수 있다. 시래기는 일교차가 클수록 부드럽게 잘 마른다. 10월말부터 밤과 낮의 일교차가 영하와 영상의 날씨를 반복하는 펀치볼 지역이 시래기 건조에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췄다. 
시래기는 덕장에서 2개월 이상의 건조기간을 갖는다. 이 기간 동안 바람과 햇빛만 있으면 된다. 마치 대관령의 황태덕장에서 명태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황태가 되는 것처럼….. 다만 자연바람으로 건조하면서 시래기 특유의 향과 맛이 포함되기 위해서는 2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자연바람의 건조한 DMZ펀치볼 시래기, 소비자에게 연중 동일한 품질로 보급 

   
▲ 시래기는 하우스와 노지에 마련된 덕장에서 자연바람에 얼었다 녹았다를 2개월 이상 반복하면서 명품 시래기로 완성된다.

최창성 대표는 “다른 지역에서도 시래기를 만들지만, 펀치볼 시래기만큼 맛이 없는 것은 이곳에는 다른 곳에 없는 시래기 덕장이 있으니까요. 낮과 밤의 일교차가 20℃ 이상 나면서 각종 미량요소가 포함된 바람이 시래기를 부드럽게 합니다.”라고 말한다.

시래기 덕장으로 이용하는 하우스는 가을까지 고추, 토마토, 멜론, 쌈채 등을 재배하다가 시래기 덕장으로 이용하는 경우와 양구군에서 시행중인 시래기명품화 사업의 일환으로 시래기 전용건조장으로 지어진 곳이 있다. 해안면에만 200동 이상의 하우스 덕장이 있다. 여기에 노지덕장까지 있는데, 수확이 끝난 논에 차양시설을 갖춰 노지덕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친 시래기는 90% 이상 수분을 없앤 후에야 햇시래기로 12월 중순부터 소비자들에게 선보인다. 판매는 80%이상이 직거래로 이루어 진다. (주)DMZ펀치볼의 홈페이지(www.siraigi.net)와 전화주문이 대부분이고 양구군 명품관과 산림조합중앙회 매장 등에서 일부가 판매되고 있다. 또한 연중 출하를 위해 3월 이후에는 저온저장고에서 보관하고 있다. 한여름에도 햇시래기와 동일한 품질로 소비자에게 제공된다. 인터뷰 중에도 택배로 보내기 위해 박스로 포장된 시래기 박스 40여 개를 준비하고 있었다. 판매가격은 한 박스(1kg)에 15,000원이며, 택배비 3천원은 별도이다.

시래기는 지역 최고의 효자 작목, “DMZ펀치볼 시래기축제”도 개최

   
▲ 1kg 박스로 포장된 시래기는 소비자에게 연중 동일한 가격과 품질로 공급된다.
(주)DMZ펀치볼영농조합법인은 2013년 4월, 24명의 시래기 재배농민으로 조직되었다. 10여년 전부터 시작된 시래기 재배와 건조는 이제 해안면에서는 가장 수익성이 높은 대표상품이 되었고,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농업회사법인이 필요했다. 그래서 결성된 것이 지금의 (주)DMZ펀치볼이다. 현재 법인의 주주는 41명으로 늘었고, 재배면적도 해안면 시래기 재배면적 50만평 중 20만평이 법인의 회원 농가가 재배하고 있을 만큼 해안면을 대표하는 농업회사로 발전했다. 
해안면에서 생산되는 시래기를 널리 홍보하고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DMZ펀치볼 시래기축제”를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주최하고 있다. 올해로 7회를 맞이하는 이번 축제는 그동안 이장협의회와 작목회가 주관했으나, 법인이 설립된 작년부터 법인이 주관하여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12월 20일부터 21일까지 2일간 해안면 통일관 일원에서 개최되는데, 다양한 체험행사와 햇시래기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최창성 대표는 “올해에는 농산물 가격이 좋지 않아서 농민들이 재미를 못봤지만, 시래기는 언제나 제값을 받고 있는 효자상품이다”라면서 현재 판매되고 있는 시래기에 함께 시래기 분말을 이용한 차를 준비 중에 있다고 한다. 

농업회사법인 (주)DMZ펀치볼 (www.siraegi.net)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펀치볼로 1220 
(☎033-481-6327, 070-8808-6327

 

김신근 기자  pli00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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