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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같이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꿈을 일궈요

안동으로 귀농한 이은열ㆍ김군희 부부

기사승인 : 2014-10-01 17:49 기자 :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답답하고 정신없는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여유있는 전원생활을 꿈꾼다. 그러나 현실은 전원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여건이 녹록하지 않다. 도시에서 농촌으로의 생활 변화는 물론이거니와 은퇴 귀농이 아니라면 농촌에서 경제적으로 자립이 가능한가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이은열(47)ㆍ김군희(44)氏 부부는 40여년간의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4년전 안동으로 귀농하여 양봉을 시작했다. 귀농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벌의 생리를 알아가면서 양봉을 시작했고, 다른 농사도 배우고 있는 단계이다. 아직까지 큰 성공을 이루었기 보다는 작은 보람을 쌓아가고 있는 이들 부부의 귀농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안동 명품사과의 발원지에 둥지를 트다
경북 안동시 녹전면. 봉화군과 인접한 이곳은 안동시에서 가장 외곽지역이다. 주위에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가운데 사과를 재배하는 농가가 대부분이었다. 
“이곳은 안동사과의 발원지로 ‘녹전사과’라는 이름으로 청와대에 납품되는 등 사과 주산지로 유명한 곳이며, 억대 수입을 올린 농업인이 많았던 곳”이라고 이은열氏가 설명해 준다. 
마을 어귀부터 산 중턱까지 사과밭이 이어졌다. 마지막 사과밭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니 비로소 벌들이 생활하는 봉장(蜂場)이 보였다. 
“처음 시작할 때는 3통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100통”이라는 봉장에서 이은열氏는 “꿀 뜨는 작업은 지난 7월초까지만 했고, 지금은 벌들이 생활할 수 있도록 자리만 봐주고 있다”고 한다. 
봉장 뒤에는 펼쳐진 산과 그 속에 있는 나무와 풀은 벌들의 작업장이다. 사람들이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의 험한 산에서 벌들은 계절마다 피는 꽃을 활동무대 삼아 꿀을 받아오고 있고 있다. 아카시아꽃이 피면 아카시아꿀, 밤꽃이 피면 밤꿀,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야생화로부터 받아오는 야생화꿀 등 벌들이 어떤 시기와 어느 꽃에서 활동하느냐에 따라 꿀의 종류와 품질이 결정된다.

6개월간 적응기를 거쳐 2012년 3월에 정착 - 사과농사보다는 양봉에 집중
   
▲ 처음 시작할 때는 3통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100통이 있는 봉장(蜂場). 이은열氏는 꿀 뜨는 작업은 7월초까지 하고, 지금은 벌들이 생활할 수 있도록 자리만 봐주고 있다”고 한다.

이은열ㆍ김군희氏 부부는 대구에서 태어나 학교를 졸업하고 이은열氏는 컴퓨터프로그래머로, 김군희氏는 공무원학원 원장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쉬는 날도 서로 달라 얼굴 볼 틈도 없을 정도로 두 사람은 바쁘게 사는 전형적인 도시생활인이었다.
그러던중 남편 이은열氏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매주 월요일을 같이 쉬는 날로 정하고 전국의 산을 돌아다니면서, 농촌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함께 갖기 시작했다. 모두 농촌생활은 전혀 해보지 않았던 두 사람은 농사를 짓겠다는 생각보다는 자연이 좋으니 자연과 함께하는 귀촌 생활을 꿈꿨다. 
마침 안동시 녹전면에는 이은열氏 아버님 명의의 땅이 있었고, 이은열氏는 이 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곳은 이은열氏 부친이 태어난 곳으로 마을사람들 대부분은 경주이씨 집성촌으로 이은열氏와는 10촌이내의 친척간이기도 했다. 
이은열ㆍ김군희氏 부부는 2011년부터 1주일에 한번씩 마을을 방문해 농촌생활을 맛보는 적응기를 가졌다. 그렇게 6개월간의 적응기를 거친 후 살만하다는 자신감을 갖고 2012년 3월에 대구생활을 정리하고 안동시 녹전면으로 정착하였다. 
부부가 처음 했던 농사일은 남들이 하는 사과농사였다. 녹전면 사과농가에서는 사과꽃이 필 때 수정을 위해 농가마다 2~3통씩 벌을 치고 있었다. 부부도 사과나무를 심고 양봉을 시작했다. 양봉을 하다보니 농약을 많이 사용하는 사과농사보다는 양봉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사과농사는 중도에 포기하고 양봉에 전념하기로 했다. 

양봉전문가에 노하우를 제대로 배워 - 소비자에게 호평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양봉을 배우기 위해 동네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이분들은 양봉에 대한 전문기술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이분들의 가르침대로 해보니 결과는 엉망이었다. 그래서 양봉을 포기하려고 할 때 우연하게 양봉 전문가를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되었다. 
인근에 위치한 봉정사 부근에서 40년간 양봉을 하고 계시는 전문가에게 부부는 양봉의 기본부터 배우게 되었다. 사람 손이 많이 가지 않고 벌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방법, 병이 걸리더라도 자연치유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이은열ㆍ김군희氏 부부는 벌통 안에 벌을 밀집해서 키우고 일할 벌들이 많다 보니까 벌집 내부의 위계질서와 꿀 채집을 비롯한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기술을 배우고 실제로 실행하면서 벌이 늘어나는 것을 보았다. 
이 모든 것이 양봉 전문가에게 벌을 늘려나가는 기술과 꿀을 뜨는 방법 등을 제대로 배웠기 때문이었다. 
특히 벌의 특성상 벌통에 한 마리의 여왕벌만이 살 수 있고, 여왕벌에 의해 일벌들이 복종하는 벌의 세계를 자연스럽게 만들어주기 위해 여왕벌을 맘대로 만들어 주는 기술과 가능한 시기에 대한 것과 더불어 꿀을 뜨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상태가 되어야 하는 지 등을 배움으로써 현장에 바로 적용이 가능했고 상품화도 가능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걸죽하고 영양성분이 고스란히 보전된 꿀이 수확되었다. 부부는 수확한 꿀을 상품화하여 작년부터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자신의 꿀을 선보일 때마다 소비자들은 꿀맛을 보고는 “옛날 꿀맛이다!”라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은열ㆍ김군희氏는 아카시아꿀, 밤꿀, 야생화꿀, 프로폴리스 등 꿀관련 제품과 고사리, 돼지감자 등 농산물을 시장에 내놓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벌을 주제로 한 교육농장과 귀농체험농장을 만들고파
   
 

김군희氏는 “도시에서 살 때에는 각자 직업이 있다보니 함께 할 시간이 없어 아쉬웠는데, 지금은 하루종일 같이 있다보니 너무 좋다”면서, “양봉을 하면서 벌들에게 많은 것들을 배운다. 벌들의 사회는 역할을 분담해서 성과를 내는 것과 식구들을 꾸준히 늘려가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고 한다. “저희 부부가 이사온 이후 마을에서는 양봉하는 젊은 귀농부부를 위해 사과나무에 농약치는 횟수가 점차 줄이고 있다고 한다. 또한 벌들이 많아지면서 사과농사도 더 잘된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이은열ㆍ김군희氏 부부는 9월말에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를 한다. 지금까지 살았던 집은 아는 목사님이 기거하셨던 집이었는데, 신축한 집으로 이사하면서 마을 정착은 물론 벌들과 함께하는 생활에 대한 사명감을 갖는다고 한다. 
부부는 “꿀을 뜨면서 벌을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방법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벌들의 생활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고 한다. 
또한 “초등학교 4~5학년 교육과정에 ‘벌들의 한살이’라는 과정이 있습니다. 이 교육과정에 저희가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면서, “그리고 저희들처럼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이 저희를 찾아오시면 식사도 대접하면서 귀농ㆍ귀촌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귀농체험농장을 만들고 싶다”는 계획을 말한다. 
그들의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과가 수많은 귀농 희망자들에게 성공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기원한다.

 

김신근 기자  pli00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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